통신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가 다음달 5세대(5G) 이동통신 커넥티드카(통신망에 연결된 자동차) 요금제를 출시한다. 지난 2012년 SK텔레콤이 기아차와 협력해 '유보(UVO)' 요금제를 출시한 적은 있지만 5G 커넥티드카 요금제가 만들어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 커넥티드카 서비스는 차량 제조사와 통신사가 기업간거래(B2B) 방식으로 먼저 정산하고 이용자는 차량 구입 후 일정 기간 무료로 서비스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음악·동영상 스트리밍 등 다양한 서비스를 즐기는 이용자들이 많아지면서 이러한 추세를 반영한 요금제 상품을 내놓게 됐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KT는 지난 1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월드IT쇼 행사장에서 기자 스터디를 열고 차량 내 장착되는 컨슈머 e심(eSIM) 기반의 5G 커넥티드카 요금제 2종(베이직·프리미엄)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통신3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요금제 신고를 마친 상태다. 실제 개통해 사용하는 것은 다음달 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요금제에 대한 상세한 내용은 다음달 중 독일 글로벌 차량 제조사와 통신3사가 공동 발표할 예정이다.
최강림 KT AI모빌리티사업단장(상무)은 이날 "과거 차량에 들어가는 서비스는 텔레메틱스(차량 내 무선인터넷 서비스)라고 해서 모바일 폰을 이용해 원격으로 시동을 걸거나 차량 위치를 파악하는 정도의 데이터 사용이 적은 서비스 위주였다"며 "뮤직 스트리밍이나 비디오 스트리밍 같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들어가면서 데이터 사용량이 몇 십 기가바이트(GB) 단위로 올라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회사가 준비 중인 요금제는 차 안에 장착되는 컨슈머 e심을 기반으로 한다. 차량 이용자는 요금제 가입을 통해 고화질의 비디오 스트리밍과 뮤직 스트리밍, 앱스토어 기반의 게임·쇼핑·오피스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차량 단말에서 제공하는 데이터를 활용하기 때문에 기존 테더링 연동 방식보다 안정적으로 대용량의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다. 기본 데이터를 모두 소진하더라도 월 최대 100GB까지 같은 명의의 스마트폰(모회선)에 제공된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다.
KT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인포메이션과 엔터테인먼트의 합성어) 서비스의 발전이 요금제에도 많은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예상했다. 고화질의 동영상 스트리밍 등 데이터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이에 적합한 요금제가 필요해져서다.
최 상무는 "기존에는 차량 제조사와 통신사가 커넥티비티 관련 요금을 정산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국내에서 차량을 구매하면 일정 기간 요금을 내지 않았다"며 "데이터 사용량이 크게 늘어난 데다 수요가 다양해지고 있는 만큼 기존 B2B 방식에서 탈피한 B2B2C(기업간-소비자간 거래) 또는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요금제 등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기서 더 나아가 미디어 콘텐츠와 번들링된 요금제 상품까지 만들어질 것으로 보고 있고 거기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다"며 "새 요금제는 B2B 요금과 별도로 B2C 요금제를 신설해 론칭하게 된다. 차량에 포함된 기본 서비스는 기존처럼 일정 기간 무료로 쓸 수 있고,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더 많이 소비하려는 고객들은 추가적인 요금제에 가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