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텔레콤이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부지로 SK그룹사들이 대거 자리 잡은 울산광역시를 낙점하고, 기술·투자 파트너사로 세계적 A·I클라우드 사업자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협의 중이다. 양사는 조만간 협상을 마무리하고 이르면 연내 파트너십 체결 소식도 공개할 계획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울산 지역에 AIDC를 건립하기 위해 AWS와 공동투자 및 기술 협력 방안 등을 협의하고 있다. SK그룹사 관계자는 "AIDC를 지으려면 대규모 투자비용과 함께 클라우드·솔루션 등 관련 기술이 필요한데, 그런 측면에서 공동 투자하고 각자의 기술 협업도 하는 방안을 AWS와 논의하고 있다"며 "쉽게 말해 AWS와의 기술·투자 협력을 준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AWS와 논의를 마무하는대로 경기 성남시 판교에 있는 'SK AIDC 테스트베드'에서 일부 내용을 공개하고,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자리도 따로 마련할 예정이다. SK AI DC 테스트베드는 SK그룹사 AIDC 역량을 한데 모아 첨단 기술을 개발, 검증하는 핵심 역할을 수행하는 곳이다.
다만 AIDC 추진 과정에서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 인·허가, 비싼 산업용 전기요금은 변수로 지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AIDC를 지으려면 인·허가 절차도 있지만, 비싼 산업용 전기요금 문제도 해결돼야 한다"며 "SK텔레콤 등 통신3사뿐 아니라 네이버, 카카오가 포함된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차원에서도 전력계통영향평가 완화, 산업용 전기요금 감면 등 AIDC 확산·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 건의를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AIDC 부지는 울산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규모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컴퓨팅 파워는 기본이고 이를 뒷받침하는 고효율 전력 수급, 제한된 공간에서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솔루션 관련 기술 역량이 필요한데 울산이 이런 인프라를 갖췄다는 점에서다.
SK그룹사 고위 관계자는 "울산은 SK이노베이션, SK에너지, SK에코플랜트, SK E&S도 있어 그룹사 공장 부지, 각종 기능들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곳"이라며 "용지뿐 아니라 용수, 전력 수급, 건설 등도 용이하다는 점에서 지난해 AIDC 관련 킥오프 회의 때 그룹 차원에서 울산을 유력하게 검토했다"고 전했다.
SK텔레콤이 이처럼 AIDC를 건립하려는 배경은 챗GPT 열풍에 이어 딥시크의 등장에 따라 전세계가 AI 서비스에 들썩이면서 AI 인프라에 대한 수요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정부도 AI 밸류체인 전반에 세제 지원을 강화하고 전력, 입지 관련 제도 개선으로 AIDC에 대한 민간 투자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SK텔레콤 AIDC 사업부의 지난해 매출은 397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3% 성장했는데, 장기적 전망도 밝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김양섭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콘퍼런스콜에서 "그룹사, 글로벌 플레이어와 적극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해 AIDC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며 "AIDC 사업부 매출은 시장 수요에 기반해 지금보다 훨씬 큰 폭으로 성장할 수 있다. 올해의 경우 두자릿수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