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차를 타고 1시간여 만에 도착한 강원도 춘천 남산면에 위치한 더존비즈온 강촌캠퍼스. 이름 그대로 대학 캠퍼스를 방불케 하는 이곳의 지하1층에는 총면적 3300㎡ 규모의 데이터센터 'D-클라우드센터'가 자리 잡고 있다.
이곳에 소프트웨어 업계 최초의 데이터센터가 들어서게 된 것은 2011년이었다. 당시만 해도 게임사나 웹하드사가 아닌 소프트웨어 기반 업체가 데이터센터를 보유하는 것은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더존비즈온은 클라우드에 대한 발전 가능성을 보고 선제적으로 자체 데이터센터를 구축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데이터센터는 24시간 운영되는 데다 서버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기 위한 냉방이 필요해 엄청난 전력을 소모한다. '전기 먹는 하마'로도 불린다. 더존비즈온이 강원도 춘천을 데이터센터 부지로 선택한 것도 이런 점 때문이다.
◇ 전기 먹는 하마? 전기 아끼는 데이터센터
춘천은 연평균 기온이 수도권 평균보다 2~3도가량 낮은 데다 고지대에 위치해 친환경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기 위한 최적의 입지로 평가받는다. 겨울철 자연바람을 활용해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혀주면 일반 데이터센터 대비 냉방 전력을 40% 절감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더존비즈온에 이어 네이버, 삼성SDS 등 다른 IT업체들도 춘천을 데이터센터 부지로 선택했다.
D-클라우드센터 내부로 들어서자 센터의 통합 관리 상황을 한눈에 모니터링할 수 있는 융합보안관제센터가 보였다. 서버는 물론 전력·공조·보안·에너지 효율 등을 관제하는 이곳에는 직원 60여명이 상주하며 랜섬웨어·해킹·디도스 등 보안 공격을 방어하고 있었다.
더존비즈온 관계자는 "D-클라우드센터는 더존비즈온의 솔루션 고객을 대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IaaS(서비스형 인프라)·SaaS(서비스형소프트웨어)·물리서버 등 솔루션 고객의 다양한 니즈에 맞춰 구축된 데다 하드웨어와 OS 솔루션까지 토털로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장애가 생기더라도 업무중단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데이터센터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서버실은 500개의 서버랙으로 구성됐다. 이는 30만대의 가상화 서버를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더존비즈온은 서버실 옆에 냉수를 공급해 서버를 냉각시키는 항온항습실부터 화재 등 긴급 상황을 대비한 소화설비가스실 등을 둬 어떤 상황에서도 데이터를 온전히 보존하고 서비스 중단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뿐만 아니라 내진 설계를 통해 리히터 규모 6.0 정도의 지진도 견딜 수 있게 했다.
더존비즈온 관계자는 "데이터센터는 항상 열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를 식혀줘야 되는데 장애 시 30~40도까지 온도가 올라가게 되면 IT 시스템에 장애가 생길 수 있다"며 "안정적이고 친환경적인 장비를 도입해 항온항습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안정적으로 유지·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심장부 들어가보니…온도·화재·지진 대비
더존비즈온은 친환경소화약제를 도입해 화재 속에서도 서버를 보호할 수 있도록 했다. 일반적인 사무실의 경우 불이 나면 스프링클러를 통해 물로 불을 끄지만 데이터센터의 경우 물을 사용하게 되면 전산장비에 장애가 생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친환경소화약제는 액체로 충전돼 있다가 특정 구역에 화재가 발생했을 때 관을 통해 1~2초 만에 구역 전체를 소화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더존비즈온 관계자는 "산소를 없애는 게 아니라 냉각반응을 일으켜 소화할 수 있기 때문에 인체와 기계에 무해하다"며 "소화가 끝난 다음에도 잔여물이 남지 않기 때문에 장애 발생 없이 바로 복구할 수 있는 구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무중단 서비스를 보장하기 위한 UPS(무정전전원장치)·발전기 시설도 마련돼 있다. UPS 시설은 화재에 대비해 배터리 시설과 격벽으로 분리돼 있기 때문에 배터리 시설에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안정적으로 전기를 공급할 수 있다.
정전이 발생했을 때 일차적으로는 배터리를 통해 전원을 공급해 30분 정도를 확보한다. 이후에는 최후의 보루인 발전기 시설이 24시간 동안 안정적으로 전기를 공급한다. 발전기는 정전이 됐을 때 이를 감지하고 10~15초 후에 자가 구동된다.
더존비즈온 관계자는 "발전기 시설은 워낙 중요한 시설이기 때문에 병렬로 구성돼 있다. 발전기 3대가 동시에 구동이 되기 때문에 한대가 고장 나더라도 안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발전 용량은 24시간 동안 센터에 안정적으로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장애가 생긴다 하더라도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고 서비스를 무중단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전력 계통을 구성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