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놀자가 국내외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한 '몸집 불리기'에 속도를 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인터파크 인수에 이어 최근에는 '고 글로벌 트래블'(GGT)을 삼키는 등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M&A를 진행하기도 했다. 단순한 몸집 키우기를 넘어 여행 예약부터 이동·숙박·체험 등을 총망라하는 서비스를 제공해 글로벌 여행 플랫폼으로 성장하겠다는 전략이다.
인수 또 인수
야놀자는 2019년 국내 객실관리시스템(PMS) 1·2위 기업인 '가람'과 '씨리얼'과 글로벌 PMS 기업 '이지테크노시스'를 인수하며 세계 2위 PMS 업체로 성장하기도 했다.
2021년에는 글로벌 인공지능(AI) 전문 기업 '데이블'을 인수했다. 2015년 설립된 데이블은 전체 매출의 40% 이상을 해외 시장에서 내는 글로벌 애드테크(Adtech) 전문 기업이다. 야놀자는 추천 서비스, 호텔 솔루션 등에 AI 기술을 적용해 시너지를 내고 있다.
같은 해 야놀자는 2940억원에 여행·항공·공연·쇼핑 등 인터파크 사업부문 지분 70%를 인수했다.
여행 예약부터 이동·숙박·체험·구매까지 총망라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나아가 AI 기술을 접목해 세계 여행 시장을 선도하는 초개인화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야놀자는 기존 인터파크 인수 금액을 뛰어넘는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M&A(금액 비공개)를 단행했다.
이번에 인수한 GGT는 2020년 이스라엘에서 시작한 B2B 여행 솔루션 기업이다. 야놀자는 이번 인수를 통해 전 세계 100만개 이상의 여행·숙박 인벤토리를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야놀자는 GGT를 통해 세계 각지의 여행·호스피탈리티 공간과 온오프라인을 연결하는 글로벌 네트워크 허브를 구축해 여행·호스피탈리티 분야를 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야놀자클라우드는 GGT의 20여개 해외지사를 글로벌 솔루션 사업 확장의 전진기지로 활용해 이지테크노시스·인소프트 등 해외 멤버사의 글로벌 솔루션 판매망과 이용자 응대 서비스를 강화할 방침이다.
특히 솔루션 이용사를 대상으로 호스피탈리티 솔루션을 크로스셀링해 글로벌 매출 확대를 본격화한다.
이처럼 공격적인 M&A를 단행하면서 야놀자는 지난해 연간 매출 6045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1213억원) 대비 5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글로벌 기업으로 가는 길…'선택과 집중'
야놀자의 공격적 M&A의 배경엔 내수 기업이 아닌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 향후 규모의 경제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의지도 담겨 있다.
야놀자 관계자는 "여행이라는 것 자체가 국가를 이동하는 글로벌 사업이다 보니 국내에서만 경쟁하는 것은 이제 의미가 없다"며 "기존에 국내나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 여행) 중심 사업에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인바운드(외국인의 한국 여행)으로 범위를 확장하는 과정"이라고 했다.
또한 이처럼 공격적인 M&A를 진행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투자유치와 함께 필요 없는 사업을 빠르게 정리하며 실탄을 확보한 영향이 컸다는 설명이다.
야놀자는 2021년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II로부터 약 10조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으며 2조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인터파크를 인수한 후에는 여행 사업과 관련이 적은 음반·쇼핑·도서 등 사업을 정리했다.
야놀자는 매각을 통해 약 2000억원의 금액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연결기준 야놀자는 약 9034억원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부채 비율 역시 68%로 양호한 편이다.
업계는 야놀자의 이러한 외형 확대에 대해 미국 나스닥 상장을 위한 포석으로도 보고 있다.
상장 전 최대한 기업가치를 끌어올려 시장에서 제대로 된 몸값을 인정받겠다는 것이다. 아직은 자금에 여유가 있는 만큼 무리해서 상장을 서두르지는 않겠지만 시장 상황을 보며 상장 시기를 조율할 것으로 해석된다.
야놀자 관계자는 "당분간은 글로벌에서 성과를 내는 데 집중하는 시기가 될 것 같다"며 "상장 계획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