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원 상장 코인의 20% 이상이 거래량이 거의 없는 채 방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방치 코인은 소액으로도 시세가 급등락할 위험이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16일 코인원에 따르면 이날 오전 거래금액이 '0'이거나 10만원 미만인 코인은 40여개로 전체 상장 코인(190개)의 20%가 넘었다. 이들 코인 중 다수는 이따금 거래가 발생하지만 전체적으로 거래가 없는 날이 훨씬 많다.
방치 상태로 1년 넘게 상장이 유지되고 있는 코인도 적지 않다. 2년전 상장한 코박토큰(CBK)은 그해 말부터 거래가 없는 날이 월에 며칠씩 주기적으로 나타나다가 1년전부터 현재까지는 거래가 없는 날이 더 많다. 콘텐토스(COS), 다드(DAD) 등도 마찬가지다.
유동성이 부족하다 보니 시세 급등락도 빈번히 일어난다.
하드프로토콜(HARD)은 거래가 거의 없다가 지난달 12일 갑자기 거래량이 급증하면서 저가 30원에서 고가 680원까지 20배 넘게 가격이 요동쳤다. 같은 식으로 발란서(BAL)는 지난 7월23일 저가 5110원에서 고가 1만7500까지 시세가 급변했고, 다오메이커(DAO)도 지난 4월12일 저가 1851원에서 고가 1만원까지 가격이 오르락내리락 했다.
심지어 작전을 의심케 하는 패턴도 발견된다.
스페라엑스(SPA)는 지난해 7월11일 거래량 '0'을 기록한 이후 6원대까지 떨어졌다가 서서히 거래가 늘어 8월14일 거래량과 가격이 급등했고 9월12일에는 87원까지 폭등했다. 이후 지속적으로 시세가 하락하며 11월 중순경에는 9원대에 머물며 거래량이 다시 0으로 돌아갔다. 서너 달에 걸쳐 시세를 띄운 후 물량을 처분하고 탈출하는 전형적인 작전 의심 패턴을 보였다.
코인원 측은 이들 코인의 시세변동이 심한 것은 인정하면서도 유의종목 지정 등은 거래량뿐만 아니라 여러 기준을 검토한다고 해명했다. 현재 코인원은 유의종목 지정 정책을 통해 '낮은 유동성, 불공정거래 등으로 투자자가 시세조작에 노출될 위험이 있는지 모니터링한다'고 공지하고 있다.
코인원 관계자는 "거래지원 가상자산에 대해 주기적인 거래지원 유지 심사를 진행하며 유의종목 지정사유 발생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며 "시장성 문제는 거래량뿐만 아니라 여러 기준을 두고 다각도로 모니터링하며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거래소 업계는 유동성이 부족한 코인은 소액으로도 급격한 시세 변동을 일으키는 만큼 투자자의 주의를 당부했다.
다른 거래소 관계자는 "증시에서 분기 월평균 거래량이 유통주식 수의 1% 미만이면 관리종목으로 지정하고 있는 것처럼 가상자산도 장기간 유동성 부족으로 시세가 급등락하는 등 투자자 보호가 필요하면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특히 세력이 적은 돈으로 시세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코인은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