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중 빗썸에만 단독상장된 일부 알트코인들이 하루에 수백 퍼센트(%) 가까이 급등락하며 펌핑(갑작스럽게 가격이 뛰거나 하락하는 현상) 흐름을 보이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빗썸에 상장된 펠라즈(FLZ) 코인은 전날 2600원대에서 1만원까지 4배 가까이 급등했다가 이날 다시 5000원대로 내려 앉았다. 일거래금액도 29일 오후 1100억원을 넘겨 빗썸 내 비트코인(BTC) 거래금액의 2배에 달했다. 전세계 거래물량의 92%가 빗썸에서 거래됐다.
에이피엠(APM) 코인도 빗썸에만 상장된 김치코인으로 급등락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8일 7.5원에서 20원으로 3배 가까이 오른 이 코인은 이후 이틀째 급락해 이날 오전 9원대까지 떨어졌다. 에이피엠 코인은 동대문 패션몰과 연관돼 있으며 빗썸이 전세계 거래량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또 다른 김치코인 마일벌스(MVC)는 몇일새 9배나 급등했다가 폭락했다. 지난 27일 4원에서 28일에는 36원까지 올랐으며 이후 이틀간 급락해 이날 오전 12원대에 머물러 있다. 이 코인은 국내업체가 발행한 코인으로 빗썸과 코인원에 상장돼 있으며 빗썸 거래량이 전세계 거래량의 99%를 차지한다.
이밖에도 셴투(CTK), 보아(BOA) 등 빗썸에 단독 상장되거나 주로 거래가 되는 알트코인들이 최근 몇일새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이들 코인 거래금액이 급증하면서 20% 초반대에 머물렀던 빗썸의 국내시장 점유율도 29일 오후 40%를 넘겼다. 이에 비해 업비트와 코인원, 코빗 등은 일거래금액의 변화가 거의 없었다.
유독 빗썸에서만 일부 알트코인의 펌핑 장세가 연출되면서 시장과 투자자들은 특정 세력이 개입해 시세조종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특별한 호재나 확인된 사실도 없이 한 거래소에서만 집중적으로 거래가 일어나는 것은 비정상적이라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알트코인 순환 장세도 아닌데 한 거래소에 단독 상장된 특정 코인들만 급등락한다면 단기 차익을 노린 세력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여러 거래소에 상장된 코인도 아니고 한 곳에 거래가 집중돼있고 확인되지 않은 소문에 급등락한 것은 비정상적"이라고 말했다.
빗썸은 해당 종목들을 현재 주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빗썸 관계자는 "마일벌스는 네이버페이 관련 소문이 있고 에이피엠은 기능을 업그레이드했다는 얘기가 있다"며 "메이저 코인이 횡보세니까 투자자들이 작은 이슈에도 몰린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