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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진단에 AI·인공장기 활용, '최적 항암제' 찾는다

  • 2025.03.19(수) 08:10

루닛, AI 기반 약효예측 솔루션 제공
오가노이드사이언스 인공장기 접목

인공지능(AI)과 오가노이드(인공장기) 기술이 암진단의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면역항암제 치료에 적합한 암환자를 선별하기가 용이해지기 때문이다.

그동안 환자의 암세포를 사람이 현미경으로 일일이 관찰하던 방법보다 검사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보다 정확한 결과를 낼 수 있다는 면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암진단 AI 기업 루닛과 오가노이드 전문신약개발기업 오가노이드사이언스가 그 주인공이다. AI로 더 빠르고, 정확하게

19일 업계에 따르면 루닛은 현재 세계 최대 규모의 면역항암학회인 미국면역항암학회(SITC) 회원을 대상으로 '루닛 스코프IO'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연구 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내달 30일까지 신청을 받고 내부 심사를 거쳐 최종 지원 대상팀을 선발할 계획이다.

루닛 스코프IO는 면역항암제의 치료 반응을 예측하기 위해 종양침윤림프구(TIL) 분포를 측정하는 AI 진단 플랫폼이다. 환자의 암 조직을 얇게 잘라 염색한 후 이를 디지털 이미지로 전환, AI가 염색 패턴을 분석해 TIL의 위치를 파악하는 기술이다.

TIL은 암세포 주변에 모여 있는 면역세포로 암 조직에 얼마나 분포돼 있는지에 따라 면역항암제의 치료효과를 파악할 수 있다. TIL이 많으면 많을 수록 면역세포의 활성화되어 치료효과가 크다. 반대로 적게 분포하면 효과가 낮다.

루닛은 이 기술을 접목해 16개 이상 암종에 걸친 암 환자 1800여명의 TIL 분포를 확인했다. 이후 TIL이 암 조직 내부에 많이 분포한 환자들의 면역항암제 반응률이 26.0%로 그렇지 않은 환자군(15.8%)보다 큰 폭 높게 나타난 결과를 확인했다. 이전까지 사람이 직접 수행하던 작업을 AI로 대체해 검사 효율과 정확도를 높인 것이다.

면역항암제의 치료효과를 사전에 예측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면역항암제의 치명적인 단점 때문이다. 면역항암제는 다양한 암종에 걸쳐 폭넓은 치료효과를 낼 수 있지만 약물에 반응하는 환자 비율이 폐암, 위암 등 고형암 기준으로 30% 수준에 불과하다. 약물을 투여받은 환자 10명 중 7명이 치료에 실패한다는 의미다. 환자들은 사전예측을 통해 이 위험을 낮출 수 있다.

루닛뿐만 아니라 테라젠바이오, CJ바이오사이언스 등 다양한 기업들이 AI를 활용한 면역항암제 약효예측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TIL 분포를 확인하는 루닛과 달리 이들 기업은 면역관문단백질, 마이크로바이오(장내 유익균) 등의 지표를 활용하고 있다.

인공장기로 약효 파악

최근에는 3D 인공장기인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면역항암제 진단 기술도 떠오른다. 오가노이드는 줄기세포를 배양해 체외에서 만든 장기 유사체로 흔히 3차원(3D) 미니장기로 불린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맞춤형 항암제 선별 플랫폼인 '폴라리스'로 면역항암제 진단에 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폴라리스는 환자의 암세포를 채취해 배양한 오가노이드에 여러 면역항암제를 투여한 후 최적의 치료효과를 내는 약물을 선별하는 서비스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세브란스병원과 손잡고 올해부터 이 서비스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특히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환자의 종양에서 유래한 오가노이드와 면역세포를 함께 배양하는 공배양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암세포가 면역세포를 무력화하는 종양미세환경을 부분적으로 구현할 수 있다. 면역항암제의 치료 반응을 보다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는 의미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 관계자는 "현재 면역항암제 투여 가이드라인에 따른 약물 투여 시 반응률이 높지 않다. 우리의 기술은 환자에게 맞춤형 치료제를 제시해 암 치료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솔루션 중 하나"라며 "더 정교한 진단을 위해서 AI 기반의 진단 기술을 보완적으로 접목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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