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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등 KB금융 주주들이 나서라

  • 2014.08.28(목) 16:42


KB금융 임영록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의 갈등과 반목이 점입가경이다.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의 ‘주의적 경고’ 경징계 주문은 안타깝게도 사태를 호도하는 효과를 냈다. 수습 국면이라는 관전평이 ‘섣부른 김칫국’으로 바뀌는 데는 일주일이면 충분했다.

KB금융 사태를 몇 마디 말로 설명하기는 쉽지 않다. 표면적으론 주전산기 교체를 결정하는 과정의 문제다. 그러나 이젠 이것도 하나의 핑곗거리에 불과하다. ‘관련 책임자들이 제재심으로부터 중징계(문책경고)를 받은 만큼 회사에 손해를 끼친 행위에 형사적 책임을 묻겠다’는 이 행장의 명분도 약하다. ☞ 이건호 국민은행장의 초강수, 뚝심? 배경?

해당 당사자들이 유닉스 벤더 측으로부터 금품 수수 등 중대한 범죄 사실이 드러나지 않는 이상 그저 싸움거리일 뿐이다. ☞ KB금융, 돌고돌아 원점…IBM만 웃는다

임영록 회장도 오십보백보다. 애초 문제가 발생했을 때부터 그의 역할은 거의 없었다. 이 갈등이 대외적으로 드러나기까지 대략 한 달은 내부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충분한 시간이었다. 그러나 그는 KB금융 회장으로서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했다.

오히려 이 한 달 동안 임 회장이 고민한 결과물은 한 장의 설명자료에 고스란히 담겼다. 주 전산기 사태가 언론에 보도된 뒤 KB금융그룹의 첫 공식 자료는 KB금융지주회사(임영록 회장) 명의가 아니었다. 지금은 제재심으로부터 중징계 통보를 받은 김재열 전무(CIO) 명의의 설명 자료였다. 사태를 책임지고 해결할 의지를 의심케 하는 첫걸음이었다.

제재심의 경징계 후 이뤄진 산사(山寺) 회동은 KB금융의 경영진 간 골이 얼마나 깊은지를 다시 상기시키는 계기만 됐다. 흡사 전임 어윤대 회장과 이사회 간 갈등 때의 베이징 회동 때와 꼭 빼닮았다. 일부 당사자들은 부인하지만, 당시 어 회장이 물병을 집어 던진 사건은 유명하다. 산사 잠자리 문제로 조기 귀가했다는 이건호 행장도 웃지 못할 일인 것은 분명하다.

이쯤 되면 제재심의 징계 수위는 의미가 없다. 최수현 금감원장이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긴 하지만, 특별한 솔루션도 없다. 전임 경영진은 임기라도 얼마 남지 않았었지만, 현재의 경영진은 임기도 많이 남았다. KB금융 스스로 해결할 의지도, 능력도 없어 보인다. 감독 당국도 해법이 없긴 마찬가지다. ☞ KB금융 '기사회생'…금융검찰 '추락'

이제 남은 것은 주주권의 발동뿐이다. 심각한 내부 경영 분쟁은 KB금융의 기업가치를 훼손하고 있다. 지금의 주가가 문제가 아니다. 이 분쟁으로 생긴 경쟁력 약화는 앞으로 두고두고 나타날 것이 분명하다. 국민연금 등 주주들이 나서야 하는 이유다. 그래야 현재의 진흙탕 꼴불견을 끝낼 수 있다. ☞ 금융 판 세월호 KB 사태, 모두가 패자다

정부의 컨트롤 범위 내에 있는 국민연금이 께름칙한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무엇이라 표현할 단어조차 찾기 힘든 이 혼란을 더 구경하는 것도 역겹다. ☞ 방귀 좀 뀐다는 사람 다 모인 KB국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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