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KB금융 8인의 레이스 관전포인트는?

  • 2014.10.03(금) 00:12

내부 출신 4명 포진

KB금융지주 회장 자리를 놓고 후보자 8명의 레이스가 시작됐다.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는 내부 출신 후보자를 반수 이상으로 구성했다. 낙하산 인사에 대한 비판적 여론과 내부 출신 CEO에 대한 KB금융 안팎의 요구들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KB금융 회추위는 2일 저녁 84명의 회장 후보군 가운데 9명의 후보군을 선정해 발표했다. 김기홍 전 국민은행 수석부행장, 김옥찬 전 국민은행 부행장 및 은행장 직무대행, 양승우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회장, 윤종규 전 KB금융지주 부사장(CFO),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 겸 이사회 의장, 이철휘 서울신문 대표이사 사장, 지동현 전 KB국민카드 부사장, 황영기 전 KB금융지주 회장 등 7명(가나다순)과 비공개 후보 1명이다.

금융권에서 관심을 두는 3가지 관전 포인트를 모아봤다.

◇ 어느 은행 다녔니?

최근 'KB사태'를 겪으며 국민은행 노동조합을 포함한 KB금융 그룹 안팎에선 내부 출신 인사를 회장으로 선임해야 한다는 주장이 거셌다. 이런 여론을 고려한 듯 회추위는 8명의 후보자 가운데 KB금융 및 국민은행 출신 후보자 4명을 낙점했다.

김기홍, 김옥찬, 윤종규, 지동현 후보자 등 4명은 모두 국민은행 혹은 KB금융에서 임원을 지냈다. 황영기 후보자도 지난 2008년 7월부터 2009년 9월까지 KB금융지주 회장을 지냈다. 1년 남짓으로 재임 기간이 짧았다. 최근 국민은행 노조가 "2년 이상 KB에서 일하고 연임한 이력이 있다면 내부 인사로 볼 수 있다"고 말한 나름의 기준대로라면 이 기준에는 맞지 않는다.

◇ 어느 동네 출신이니?

영남지역 출신과 관료 출신은 결과적으로 배제됐다. 그동안 4대 금융그룹 회장과 행장 자리를 모두 TK(대구·경북) 혹은 PK(부산·경남) 출신들이 차지하면서 이번에도 역시 이들 출신의 인사가 회장 자리에 앉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컸다. 이것이 오히려 이들 지역 출신 인사들에겐 역풍이 됐을까.

영남지역 출신 인사로는 대구 출신의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과 경북 영덕 출신의 황영기 전 KB금융 회장뿐이다.

관료 출신도 애초 9명의 후보군 가운데 이철휘 서울신문 사장 1명뿐이었지만 이 사장은 후보자 발표 1시간 만에 사퇴의사를 전해왔다. 8명 후보 모두 민간 출신으로 구성됐다.

◇ 회장-행장 겸임할까?

지주 회장과 행장의 반목으로 내홍을 겪었던 그간의 경험들에 비춰 겸직에 대한 목소리가 높았지만, 회추위는 아직 이에 대해 뚜렷한 답을 내놓진 않았다. 일각에선 외풍을 막기 위해 중량감 있는 외부 인사가 회장을 맡고, 은행은 내부출신 인사에게 맡기는 방안을 거론하기도 했다.

김영진 회추위원장은 이날 회추위 직후 기자들에게 "일단 회장을 뽑고 어떤 형태의 지배구조가 좋은지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예단하긴 어렵지만, 은행원으로 시작해 오랜 기간 은행에서 일했던 김옥찬 전 부행장을 비롯해 임원을 지냈던 김기홍, 윤종규, 지동현 후보자들의 경우 은행장 겸직을 희망할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도 나온다.

반면 이동걸 전 신한투자금융 부회장의 경우 신한은행 출신이어서 자칫 겸임하게 되면 노조와 직원들의 반발을 살 가능성이 있다. 양승우 회장은 은행업 경험이 없어 행장 선임을 원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어쨌든 이번 KB금융 회장 8룡의 레이스는 내부 vs 외부, 대구·경북(TK) vs 호남 vs 서울, 전략통 vs 재무통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게 됐다.

한편 회추위는 8명의 1차 후보군에 대해 헤드헌트 업체에 평판조회를 의뢰하고, 그 결과를 기초로 오는 16일 4차 회추위에서 4명 내외의 2차 압축 후보군을 선정할 예정이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