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금이 오르면서 전세난이 지속되고 있다. 일시적이 아니라 만성적, 추세적이다.
전세난은 월세비중이 전세비중을 넘어서 월세가 임대차시장의 대세를 형성할 때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서울지역 월세비율은 2012년 기준(서울연구원 통계) 26%로 전세비율 33%에 비해 7%포인트 낮다.(자가 비율 41%) 월세비율은 2006년 16%에서 6년 만에 10% 포인트 높아졌는데 증가속도는 매년 빨라지고 있다.
월세비중이 높아지는 것은 집주인들의 월세 전환 공세가 거세기 때문이다. 집주인들은 저금리로 전세금 굴릴 곳이 마땅치 않게 되자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월세로 세를 놓고 있다. 특히 전세금 인상분은 월세로 돌리는 게 대세가 됐다. 전세금 5000만원 대신 월세 25만원(월세전환율 6% 적용시)을 받는 식이다. 이른바 반(半)전세가 임대차 유형의 하나로 자리 잡은 것이다.
전셋집이 반전세나 월세로 바뀌면서 전세 물량이 줄다보니 전세 가격은 연일 고공행진이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강남지역(한강이남 11개구) 주택 평균 전세금은 3억113만원을 기록했다.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11년 6월 (2억5391만 원)이후 처음으로 3억 원을 넘어선 것이다.
9월 기준 전세가율(국토부 통계)도 서울 65.4%, 인천 66.0%, 경기 68.4% 등으로 70%선에 다가서고 있다. 동탄신도시의 경우 평균 전세가율이 80%를 넘어섰다. 매매가는 2억5700만원인데 전세가가 2억4000만원으로 93%를 웃도는 단지(능동 모아미래도)도 있다.
이처럼 전세금 인상에 따른 전세난은 계층 양극화를 가속화하는 촉매제가 되고 있다. 한 쪽에선 23억 원짜리 전셋집***에 사는데 다른 한 쪽에선 23만 원짜리 월세도 구하지 못해 떠도는 게 현실이다.
***국내 최고가 전셋집은 지난 4월 거래가 이뤄진 강남 도곡동 타워팰리스1차 전용 244.66㎡로 23억 원이다. 이 아파트 매매가는 40억~45억 원 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