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꽁초 무단투기 건수가 해마다 늘고 있는 상황에서 KT&G와 같은 담배생산업체가 담배꽁초를 직접 수거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문진국 자유한국당 의원 주최로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길거리 담배꽁초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에서는 담배꽁초 무단투기로 인해 발생하는 환경문제 해결 방법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문진국 자유한국당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판매된 담배가 34억7000만 갑이나 되지만 담배꽁초로 인한 환경오염에 대한 문제인식과 관리정책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토론회 발제를 맡은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소장은 "최근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심각성이 커지고 있지만 우리는 일회용 컵이나 비닐봉지 등 특정 일회용품에 대해서만 규제를 하고 있다"며 "실제로 바다에 유입되는 미세플라스틱의 상당부분이 담배꽁초에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홍수열 소장은 "담배필터는 1950년대 담배회사들이 흡연자의 건강을 위해 개발해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지만 흡연자 건강에 효과가 있다는 결과는 없다"며 "오히려 담배꽁초 필터 성분인 셀룰로오스 아세테이트가 해양으로 나가면 미세플라스틱이 되어 환경에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담배꽁초는 재활용할 수 없는 폐기물로 분류되어 있다. 폐기물로 분류되면서 담배 생산자에게 1개비당 폐기물부담금 1.225원을 부과하고 있다.
담배꽁초는 대부분 매립·소각을 통해 처리되고 있지만 길거리나 하수구에 무단 투기되는 담배꽁초는 바다로 유입되어 해양 오염을 만들어내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해양구조단에 따르면 지난해 1~9월 전국 32곳 해안과 해저에서 쓰레기를 수거한 결과 담배꽁초가 전체 쓰레기의 21%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담배꽁초로 인한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담배생산자가 담배꽁초를 직접 수거하는 시스템을 강조했다.
김정인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KT&G 등 담배생산자가 직접 담배꽁초를 수거하는 체제가 필요하다"며 "생산자가 담배꽁초를 직접 수거하는 것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다"라고 말했다.
홍수열 소장도 "세계보건기구는 담배 생산자에게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도입을 권고하고 있고 유럽연합도 EPR도입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장기적 관점에서 담배생산자에 대한 EPR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정부측 패널로 나온 최민지 환경부 자원재활용과장은 "현재 담배꽁초 수거처리에 생산자가 책임을 아예 지지 않는 체계는 아니다"며 "다만 생산자가 부담한 폐기물 부담금이 담배꽁초를 포함해 전체적인 쓰레기 처리에 쓰이다보니 담배꽁초에만 집중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담배꽁초 문제 해결을 위한 국내외 민간 업체들의 다양한 아이디어도 나왔다.
에릭 카와바타(Eric Kawabata) 테라사이클 아시아태평약지역 대표는 "미국 50여개 도시에서 담배꽁초를 재활용하는 테라사이클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다"며 "의회와 협력을 맺어 담배꽁초를 수거하고 이를 재활용해 의자나 재떨이를 만들고 있다"고 소개했다.
양준호 어다인 대표는 "흡연자가 담배꽁초를 책임지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불이 붙지 않는 담배꽁초 포장소재를 만들어 담배를 피운 후 바로 담뱃갑에 모을 수 있는 제품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양 대표는 "흡연자가 담배꽁초를 모은 담뱃갑을 판매처에 주고 이를 담배생산처가 수거해 가는 시스템을 통해 담배를 생산하고 흡연한 사람이 책임질 수 있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민 비움 대표는 "길거리 쓰레기의 70%가 담배꽁초인 만큼 가까운 쓰레기통이 어디 있는지 알려주고 해당 쓰레기통에 담배꽁초를 버리면 캐시(cash)로 적절한 보상을 하는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