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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지에선 담배도 많이 팔린다

  • 2018.10.22(월) 09:22

제주·강원 인구비 담배판매량 가장 많아
대전시 2015년 판매량 '뚝'...무슨 일이

 
담배소비세는 담배가 팔린 소매점이 있는 지역의 세수입이 되는 지방세입니다. 광역시와 특별시는 광역시세나 특별시세로 사용하고 시·군에서는 시세와 군세로 그 지역예산에 투입되죠. 과거 명절 때마다 내 고장 담배사기 운동이 펼쳐졌던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결국 담배를 많이 파는 지역이 상대적으로 담뱃세도 많이 거둬들이게 되는데요. 아무래도 인구수와 세수입은 비례할 수밖에 없는 구조죠.
 
# 강원·제주, 인구대비 담배판매량 많아
 
실제로 2016년 기준 17개 광역자치단체별 담배판매량을 보면 인구가 가장 많은 경기도(1272만명)가 1위(8억7736만갑)를 차지했고 서울(993만명)에서 다음으로 많은 6억5660만갑이 팔렸습니다. 
 
담배소비세 세수입도 2016년 경기도에서 8857억5509만원으로 가장 많이 걷혔고 서울이 6612억원으로 뒤를 이었죠.
하지만 인구수와 담배판매량이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았습니다. 강원도의 경우 인구수는 17개 자치단체 중 12위(155만명)이지만 담배판매량은 1억4274만갑으로 9위를 기록했거든요. 강원도보다 인구가 많지만 담배판매량이 적은 곳은 전남, 전북, 충북 등 3곳이나 됩니다. 강원도는 인구가 100만명 가까이 많은 대구에 근접하는 판매량을 보였습니다.
 
경상북도도 마찬가지였는데요. 경북은 인구는 270만명으로 6위 지자체이지만 담배판매량은 2억2228만갑으로 4위 지자체로 기록됐습니다. 경북보다 인구가 많은 부산(2억2050만갑)과 인천(2억793만갑)도 경북보다 담배가 덜 팔렸죠.
 
이런 현상은 유동인구와 지역 특성, 남녀 구성비 등이 복합적으로 연결된 결과물로 추정됩니다. 인구대비 담배가 많이 팔리는 강원도나 경북, 충남은 수도권이나 인근 광역시에서 유입되는 관광인구가 많고, 거주인구의 남녀구성비에서도 일반적으로 흡연인구가 많은 남성비율(강원 경북 충남은 남초, 부산 전북 대구 광주는 여초)이 높거든요.
 
인구 1명당 연간 담배판매량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확인되는데요. 2016년 기준 전국 평균 1명당 연간 담배판매량은 71.7갑인데 제주도의 경우 이보다 23갑 정도 더 많은 94.3갑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강원도 역시 92.1갑으로 뒤를 이었고요.
 
1인당 담배판매량 상위권은 제주, 강원, 충남, 경북, 충북의 순으로 나타나는데 모두 관광지가 많거나 수도권과 대도시 인근지역이라는 특징이 있습니다. 반대로 서울(66.1갑), 대전(66.9갑), 대구(67.4갑), 광주(68.4갑) 등 대도시에서는 1인당 담배판매량이 전국평균보다 크게 낮게 나타났죠.
# 2015년 대전 판매량 '급감'…KT&G 추징 기저효과
 
지역별 담배판매량과 관련해 또 하나 흥미로운 것은 담배값 인상 이후에 판매량이 유독 크게 줄어든 곳이 있다는 것인데요. 바로 대전입니다.
 
대전의 경우 담뱃값이 오르기 전인 2014년에는 1억7957만갑이 팔렸는데요. 담뱃값이 오른 2015년에는 그 절반이 안되는 8211만갑으로 판매량이 뚝 떨어졌습니다.
 
2015년에는 담뱃값이 2000원씩 오르면서 전국적으로 담배판매량이 급감한 때이긴 합니다. 2014년 46억748만갑에서 2015년 30억5878만갑으로 33.6%나 감소했으니까요. 

그런데 대전의 경우 같은 기간 판매량 감소비율이 무려 54.3%나 됩니다. 다른 16개 광역자치단체 중 이 기간 판매량 감소폭이 30%대를 넘어선 곳은 단 한 곳도 없거든요. 대전을 제외하고 판매량이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부산으로 전년대비 감소폭이 35.7%입니다.
왜 유독 대전에서만 담배판매량이 크게 줄었을까요. 대전 애연가들이 유독 담뱃값에 민감하게 반응했던 걸까요. 
 
확인해보니 이유는 따로 있었습니다. 국내법인으로는 유일한 담배제조 및 수입판매원인 KT&G의 본사 소재지는 대전인데요. KT&G가 2014년에 거액의 담배소비세를 추징당했던 이력이 있었습니다. 2012~2013년 사이 외항선원용 면세담배를 불법유통한 사실이 확인돼 2차례에 걸쳐 약 3700만갑에 대한 담배소비세 890억원을 추징당했던 거죠. 

KT&G가 이의를 제기해 조세심판원까지 갔지만 360억원어치의 담배소비세는 혐의가 인정됐습니다. 해당 세수입은 대전시 소관이 됐고요. 담배소비세는 소매판매점 소재지로 귀속되는데, 면세담배를 반출했다가 다른 용도로 처분한 경우에는 해당 사업자가 영업장 소재지에 납부하도록 돼 있거든요.
 
실제로 대전의 담배소비세액은 2013년 이전 5년 간 700억원대로 유지되고 있었는데요. 2014년에 갑자기 1100억원이 넘게 걷혔습니다. 판매량 역시 1억2000만갑대를 유지하다가 2014년에 갑자기 1억8000만갑으로 급증했죠.
 
2015년에는 그 기저효과에 담뱃값 인상요인까지 더해져서 판매량과 세수입이 다른 지자체보다 상대적으로 더 큰 폭으로 줄어든 겁니다. 대전시는 담배소비세 세율이 인상된 2015년에 유일하게 세수가 줄어든 지자체로도 기록됐죠.
 
지역별 담배판매량의 특징을 살펴보면서 한가지 확실해진 것이 있는데요. 이왕 담배를 사려면 살고 있는 동네에서 사야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애연가 여러분은 어디에서 주로 담배를 구입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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