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과 업무용 빌딩 등 수익형 부동산 시장은 올 하반기에도 고전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됐다.
오피스텔은 2011~2012년 쏟아진 분양 물량이 대거 입주시기를 맞으면서 임대료 하락이 더 가팔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시장에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업무용 빌딩 시장 역시 빈 사무실을 채우지 못해 실질 임대수익이 점점 줄어드는 추세가 깊어질 전망이다.
◇ 오피스텔, 하반기에만 2.8만실 '입주폭탄'
2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안에 공사를 마칠 예정으로 입주자를 찾아야 하는 오피스텔은 총 4만2799실이다. 이는 작년 3만4137실에 비해 25.3% 늘어난 것이다. 이는 오피스텔에 대한 규제 완화로 한 해 9만7982실이 입주했던 2004년 이후 10년만에 가장 많은 규모다.
작년부터 입주 물량이 늘어난 오피스텔은 올 들어서 임대수익률 하락 추세가 더 짙어졌다. 여기에 정부가 임대소득 과세방안을 내놓자 과세 부담을 우려한 투자자들의 수요까지 감소했다. 그러다보니 매매거래도 잦아들었고 가격까지 하락세를 나타냈다. 부동산114 집계로 올 상반기 전국 오피스텔 매매가격은 0.07% 떨어졌다.
특히 올해 입주하는 오피스텔은 상·하반기 각각 1만4549실, 2만8230실로 대부분 7월 이후에 몰려있다. 하반기 입주물량이 상반기의 2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상반기보다도 하반기 상황이 더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 반기별 오피스텔 임대수익률 추이(2014년은 4월말 기준, 자료: 부동산114) |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2007년 상반기 6.86%를 기록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5.78%까지 떨어졌다.
김현진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오피스텔의 임대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수익성 회복 역시 어려울 것"이라며 "하반기 입주물량의 약 45%가 수도권에 집중돼있고 대체 상품인 도시형생활주택의 공급도 지속적으로 이뤄져 공실 위험이 존재하기 때문에 투자 전망이 밝지 않다"고 설명했다.
◇ 오피스, 공실 해소 '난망' 양극화 심화
업무용 빌딩 시장도 비슷하다. 적체된 신규 공급물량이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게 문제다.
이 시장은 기본적으로 실물경기가 살아나 기업들이 고용을 늘리고 사무실을 확장하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활기를 찾을 수 있다. 하지만 2008년 이후 도심 곳곳에 새 빌딩이 들어서는 속도를 경기 회복 속도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그 차이만큼 빈 사무실이 늘어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분기말 서울 업무용 빌딩의 공실률(빈 사무실 비율)은 8.9%, 전국 평균은 11.1%에 달한다. 업무용 사무실 10개 중 1개는 놀고 있다는 의미다. 아직 집계가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2분기 공실률은 1분기보다 소폭 높아졌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서울의 빌딩 소유주들이 내놓는 사무실 임대료는 겉으로는 요지부동이다. 임대료를 낮추면 빌딩 가치가 떨어질 수 있어서다. 하지만 빈 사무실을 채우기 위한 유인으로 4~5년 계약시 1년을 공짜로 주는 '렌트 프리'방식이 성행하고 있다.
▲ (단위: %, 자료: 국토교통부) |
김규정 우리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임대료를 낮추지 않고 공실을 줄이려는 임대경쟁이 벌어지면서 실질 임대수익은 더 떨어지고 있다"며 "수익성이 낮아지다보니 대체투자처로 중소형 빌딩에 관심을 갖던 자산가들도 투자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입주기업들의 선호에 따라 빌딩시장의 양극화는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자산관리전문업체 메이트플러스의 박영지 과장은 "입지가 좋고 우량 임차인이 입주한 빌딩과 그렇지 못한 건물의 수익성 차이가 점점 벌어지는 추세"라며 "하반기엔 이런 추세가 더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