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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vs 현대차..4조원 한전부지 '땅 전쟁'

  • 2014.07.17(목) 17:33

8월말 매각공고 예정
삼성·현대차 경쟁 본격화될 듯

한국전력공사가 삼성동 본사 부지를 최고가 일반경쟁입찰을 통해 매각한다. 이에 따라 한전부지에 관심을 보여온 삼성과 현대차 간 '땅의 전쟁'이 시작될 전망이다.

 

이 부지의 시세는 4조원에 달하는데 삼성과 현대차가 부지 확보 경쟁에 들어가면 낙찰가는 5조 이상으로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력은 17일 이사회 의결을 통해 삼성동 부지를 공개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한전은 부채감축 효과를 높이고 헐값매각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최고가를 써내는 곳을 낙찰자로 정하기로 했다.

 

한전은 ‘혁신도시 건설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혁특법)에 따라 오는 11월까지 본사를 광주·전남 혁신도시로 이전할 예정이다. 기존의 삼성동 부지는 지방이전 완료일부터 1년 이내인 내년 11월까지 매각해야 한다.

 

한전 부지는 7만9342㎡(2만4000평) 규모로 장부가액은 2조73억원, 공시지가(2013년 기준)는 1조4837억원이다. 시세는 3조~4조원에 달한다.

 

▲ 삼성동 한국전력 본사 부지 일대 /이명근 기자 qwe123@

 

한전은 그동안 부지가치 극대화를 위해 2012년부터 자체개발, 지분참여 개발, PFV(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에 매각 등 다양한 처분방안을 강구해왔다. 그러나 정부정책인 방만경영 해소와 부채감축이 최대 현안이 되면서 수익성, 투명성, 공공성 측면에서 가장 유리한 일반매각 방식을 선택했다.

 

입찰참가자격은 개인이나 법인, 공동입찰 등 제한이 없다. 특혜시비를 없애고 입찰경쟁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대금은 매각대금 규모와 입찰경쟁 유인을 고려해 1년 분납할 수 있도록 했다. 한전 관계자는 “곧바로 감정평가를 시행하고, 계획대로 진행되면 8월말 경 매각공고를 낼 것”이라며 “구체적인 입찰참가자격과 감정평가결과는 본입찰 공고 시 명시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부지매각 시기가 예상보다 1년여 앞당겨지면서 유력한 인수후보자인 삼성과 현대차의 발 빠른 행보가 예상된다.

 

우선 현대차는 이날 한전 부지 매각에 참여할 것임을 공식화했다. 현재 현대차는 양재동 사옥의 수용인원이 4000~5000명에 불과해 현대모비스나 현대글로비스 등 주요 계열사가 외부 건물을 임대해 사용하고 있다. 이번에 부지를 매입하면 그룹과 계열사 사무실을 한 곳에 통합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계열사간 시너지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고급호텔과 대형 쇼핑몰, 자동차 전시장 등 글로벌 비즈니스센터(GBC)로 활용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대리점과 딜러 초청행사, 고객 및 언론 초청행사 등 해외에서 270여회의 행사를 가졌다. 주요 계열사를 포함하면 연간 7만~8만여명의 인원이 참석하는 행사가 해외에서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는 GBC를 통해 주요 행사를 국내에서 치르면 연간 1조3000억원에 달하는 소비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와 함께 폭스바겐(독일)의 자동차 테마파크나 도요타(일본)의 자동차 박물관처럼 자동차 테마파크를 설립,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만든다는 목표다.

 

삼성의 경우 한전부지를 매입하면 2011년 2436억원에 매입한 한국감정원 본사(1만988㎡)와 함께 개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2009년에는 삼성물산과 포스코건설이 컨소시엄을 구성, 10조원을 투자해 한전 부지와 서울의료원, 한국감정원 부지, 주변 민간 토지를 합쳐 대규모 복합단지를 개발하겠다는 제안서를 강남구청에 내기도 했다.

 

이들 구역을 하나의 벨트로 묶으면 대규모 상업·업무 시설로 활용해 이른바 ‘삼성타운’을 만들 수 있다. 업계에선 삼성이 한전 부지에는 업무시설과 호텔 등 관광숙박시설을 짓거나 대규모 연구시설로 활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관심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외국계 자본으로는 중국 부동산개발업체인 뤼디그룹(綠地集團), 미국 카지노그룹 라스베이거스 샌즈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 ‘코엑스~잠실운동장 일대 종합발전계획’

 

한전의 삼성동 부지는 서울시가 지난 4월 발표한 ‘코엑스~잠실운동장 일대 종합발전계획’에 포함됐다. 이 일대를 국제 업무와 마이스(MICE, 회의·관광·컨벤션·전시회), 스포츠, 문화엔터테인먼트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 계획의 핵심 지역이 한전 부지다. 용도지역 변경을 통해 새로운 국제 업무지구로 조성된다. 제3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일반상업지역으로 상향해 용적률을 최대 800%까지 허용했다. 용적률을 감안하면 무역센터 건물을 뛰어넘는 높이의 고층 빌딩이 들어설 수 있다. 서울시는 한전 부지의 40% 가량을 부지매입자로부터 기부채납 받아 공공시설로 사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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