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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1.25%]④주택시장 '불안한 쏠림' 심화 우려

  • 2016.06.09(목) 17:30

"재건축 등 과열된 시장에 기름..건강한 조정 늦춰"
건설사 밀어내기 분양 이어질듯..전월세 불안도 가중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9일 기준금리를 1.50%에서 1.25%로 인하했지만 부동산 시장은 이를 마냥 반길 수만은 없다는 반응이다.

 

통상 금리 인하는 주택시장에 수요 진작 요인으로 해석되는 전통적 호재다. 하지만 최근 상황은 작년까지 활황을 보였던 주택시장이 숨고르기에 들어간 뒤 유망한 상품에만 '수요 쏠림 현상'이 나타나는 국면이라는 게 변수다.

 

이번 금리 인하가 주택시장 전반에 상승탄력을 주는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고, 오히려 지역별·상품별 '양극화'만 더 부추길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 그래픽 = 김용민 기자/kym5380@

 

◇ 거래 위축 완화..부양 효과는 제한적

 

전문가들은 이번 금리 인하가 주택시장 전반적으로는 가격 하락이나 거래량 감소 등의 조정을 완화하는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이번 금리 인하가 작년 말 이후 나타나고 있는 주택시장 위축을 어느 정도 누그러뜨리는 작용을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상대적으로 대출금리 민감도가 높은 재건축 아파트나 분양시장 수요를 키우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기존 일반 아파트 매매시장에서는 대출규제 등으로 줄어든 거래량을 다소 회복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희순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기존 저금리 기조에서 방향성이 달라진 것이 아니고 인하폭이 예상 범위 밖으로 크지도 않다"며 "정부 부양 기조의 '시그널' 수준에서 제한적으로 시장 조정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조정 완화나 지연을 긍정적으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해석이 나온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작년까지 나타난 전반적 가격 상승 때문에 어느정도 숨고르기가 필요했던 시점"이라며 "싼 물건을 찾기 어려워진 시장에서 조정이 늦어지게 되는 건 시장 체력 다지기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 "되는 곳만 돈 몰리는 '양극화' 심화 우려" 

 

▲ 지난 5월 분양한 경기도 용인 '동천자이 2차' 모델하우스(사진: GS건설)

 

전문가들은 이번 금리 인하로 강남 재건축이나 일부 분양시장에 돈이 몰리는 수요 쏠림현상이 더 극심하게 나타나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금리 인하로 늘어나는 자금이나 수요는 시장 전반으로 유입되는 것이 아니라 강남 재건축이나 일부 유망 분양단지에만 몰리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구조조정 이슈 등 거시경제 제반 여건이 좋지 않고 지방 주택시장도 이미 꺾였다고 보이는 상황이기 때문에 수도권 외곽이나 지방은 미분양이 양산되는 불안한 양극화가 더 가속화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함영진 센터장도 "전반적으로 시장에 저가매수 메리트를 기대할 수 없는 시기"라며 "재건축 청약이나 분양권 전매 등 이미 과열된 인기 시장에 더욱 수요가 몰리는 쏠림현상이 극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노희순 연구원은 "지방시장은 투자 위축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지방에서 빠져나온 자금까지 수도권에 집중되는 흐름이 예상된다"며 "금리가 영향을 주는 것은 결국 수익률이기 때문에 수도권 쪽에서도 임대 수요가 많은 지역이나 상품에 더 많은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건설사 분양 늘고, 수익형 부동산 관심도 커질듯 

 

 

공급과잉 우려를 받던 건설사들에게 이번 금리 인하는 분양 사업 진행에 자신감을 키울 수 있는 호재로 꼽힌다.

 

동탄2신도시에서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 10.0' 분양을 앞두고 있는 반도건설 관계자는 "금리 인하는 수요자들에게 대출 이자 부담을 덜어주는 요인"이라며 "내 집 마련 실수요자뿐만 아니라 임대 등 투자성격으로 분양 받으려는 청약자들의 관심도 더 많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오는 하반기 분양 여건이 상반기보다 좋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건설사들이 올 여름 내로 분양사업을 잡아뒀던 측면이 있다"며 "금리 인하로 분양 수요가 더 확보될 수 있다면 하반기에도 상반기 속도로 분양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월세시장에서는 금리 인하가 불안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전세의 월세화를 부추겨 전세매물 품귀를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박원갑 위원은 "금리는 세입자보다는 임대소득에 민감한 집주인들에게 더 민감한 요인"이라며 "전세금에 대한 금융소득보다 월세를 받는 것이 기대수익률이 높기 때문에 전세 공급물량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임대용 주택이나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수요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김규정 연구위원은 "자금을 운용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금융자산보다 기대 수익률이 높은 실물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질 수밖에 없다"며 "안정적인 월세를 받을 수 있으면서도 중장기적으로 자산가치 상승까지 기대할 수 있는 부동산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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