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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1.25%]③이주열, 선봉대? 앞잡이?

  • 2016.06.09(목) 15:52

한국은행, 기업 구조조정·경기부양 '총대'
정부 압박에 따른 결정으로 '후유증' 우려

한국은행이 경기부양을 위한 선봉에 나서고 있다. 기업 구조조정을 위한 국책은행 자본확충펀드에 10조원의 대출을 결정한 데 이어 1년 만에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했다. 

논란도 적지 않다. 자본확충펀드는 발권력을 동원해 특정 기업을 지원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금리 인하 역시 기존 입장과 배치되면서 정부에 떠밀린 결정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정부가 규제에 나섰는데도 꺾이지 않고 있는 가계부채가 당장 시급한 과제다. 

 



◇ 기업 구조조정에 11조 실탄 지원

정부는 전날 대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부실에 빠진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지원을 위해 11조원 규모의 자본확충펀드를 만든다고 밝혔다.

문제는 자본확충펀드 11조원 가운데 10조원을 한국은행의 대출로 메우기로 했다는 점이다. 그러면서 특정 대기업의 구조조정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한국은행의 발권력을 동원했다는 비판이 거세다.

한국은행은 정부의 지급보증을 세워 위험을 최소화했다는 입장이지만, 대기업 구조조정 실패에 따른 정부의 책임을 덮기 위해 한국은행이 동원된 것 자체가 잘못된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과정에서 한국은행의 반대 의사를 무시하고, 금융통화위원회의 의결을 거치지도 않고 정부 안을 밀어붙인 절차적 하자도 논란을 낳고 있다. 

◇ 기준금리도 전격 인하…경기부양 총력전

한국은행은 자본확충펀드 대출에 이어 기준금리도 전격 인하했다. 최근 경기가 확연하게 꺾이고 있는 걸 고려하면 불가피한 조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후폭풍에 미리 대비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대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 대량실업 등이 발생하면서 경제 전반에 충격을 줄 수 있는 만큼 선제로 움직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경제 체력이 바닥난 가운데 돌발 충격은 치명타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하반기에 경제의 하방 리스크가 커졌다"면서 "글로벌 교역 부진의 정도가 생각보다 크고,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 하방 리스크가 있는 점을 고려해 금리 인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반면 이번 금리 인하 결정은 현재 금리 수준이 충분히 완화적이라는 기존 견해와는 상반된다. 이 총재가 그동안 통화정책만으론 근본적 경제 회복이 어렵다면서 재정과 구조조정 등 정책조합을 강조한 대목과도 배치된다. 

◇ 선봉대냐 앞잡이냐 논란

한국은행이 기업 구조조정을 아우르는 경기부양의 전면에 나서면서 평가도 엇갈리고 있다. 기업 구조조정의 총대를 메고, 선제 금리 인하로 경기부양에 주도적으로 나선 건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로 선봉에 선 만큼 정부가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을 통해 재정부문에서도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반면 이런 결정들이 한국은행 자신의 판단이 아니라 정부의 압박에 따라 이뤄진 성격이 강하다는 점에서 한국은행이 앞잡이 신세로 전락한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한국은행이 경제산업 정책의 전면에 나서면서 후유증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당장 가계부채가 걱정이다. 지난 1분기 말 가계부채 규모는 1223조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특히 정부가 주택담보대출 규제에 나섰는데도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이 평년 수준의 두 배가 넘는 6조7000억원이나 급증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총재는 "하반기 비은행권 가계대출 관리가 강화되면 증가세가 둔화할 것"이라며 "금리를 내린 만큼 가계부채에 더 유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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