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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리그테이블]②자존심 구겨진 현대건설

  • 2018.05.04(금) 09:40

1분기 주택사업 영위 대형사중 홀로 외형 축소
해외사업 마무리 영향…하반기 회복 전망

지난 1분기에도 주요 건설사들의 버팀목은 ‘집토끼’인 국내 주택사업이었다.
 
2010년대 초반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해외사업장은 보수적 수주전략을 유지한 영향이 이어졌다. 반면 지난 몇년간 시장 호황기를 틈타 공격적으로 펼친 주택사업은 아직 힘을 발휘하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업계 맏형인 현대건설은 주택사업을 펼치는 국내 대형 상장 건설사 가운데 유일하게 외형이 줄었다. 매출로 인식되던 해외 주요 사업장에서의 공사가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다만 1분기에 금이 갔던 자존심은 하반기에 다시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


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7개 상장 건설사의 매출액은 총 17조5184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0.8%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해외, 사업별로는 주택을 제외한 사업에서 아쉬움을 남겼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주택사업이 호조를 보이며 외형을 유지했다.

업계 1위인 현대건설 매출액은 14.5%(이하 전년 동기대비) 감소한 3조5382억원을 기록했다. 상장 7개 건설사 가운데 삼성엔지니어링과 함께 유이하게 매출이 줄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국내외서 플랜트와 건설업을 영위하며 주택사업은 하지 않는다. 경쟁사들이 국내 주택사업을 통해 외형을 유지한데 반해 현대건설은 이 사업에서도 매출이 줄어든 것이다.

실제 사업 공종별로 보면 인프라 사업이 5427억원으로 유일하게 성장했다. 주택사업을 포함한 건축과 플랜트 외 사업은 각각 9.1%, 37.2% 감소한 1조1153억원, 4693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동안 매출로 인식되던 아랍에미리트 미르파 담수 복합화력발전소 공사와 싱가포르 소각로 공사 등이 준공된 영향이다.

현대건설에 이어 매출 2위 자리는 ‘깜짝 실적’을 달성한 GS건설이 차지했다. 15.8% 성장한 3조1275억원으로 현대건설과의 차이는 4100억원에 불과했다. 양사의 지난해 1분기 매출액 격차는 1조원에 달했다.

GS건설은 건축‧주택 사업이 제 몫을 한 가운데 해외 플랜트 사업이 깜짝 실적을 주도했다. 건축‧주택사업 매출은 10.7% 늘어난 1조7160억원, 플랜트 사업은 44.9% 급증한 9910억원을 기록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라빅 등 해외 사업장에서 대규모 환입이 이뤄졌고, 건축‧주택 부문에서도 예정된 분양물량을 계획대로 소화하고 있다는 점이 외형 성장의 밑거름이다.
 
삼성물산(건설부문)은 3위로 밀렸지만 나쁜 성적표는 아니다. 1분기 매출액은 2조9950억원을 기록하며 10.5% 성장했다. 빌딩과 인프라 부문 매출이 각각 34.7%, 5.7% 증가한 1조7710억원과 6330억원을 기록했다.
 
빌딩 등 주요 프로젝트 진행 호조에 따른 영향이라는 게 삼성물산의 설명이다. 반면 플랜트는 28.9% 감소한 5270억원에 머물러 주춤했다.


4위를 차지한 대우건설은 전년도와 비슷한 규모인 2조652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토목(4037억원)과 플랜트(6226억원)는 다소 주춤했지만 주택건축 부문이 부진을 메웠다. 이 사업 매출은 1조5251억원으로 3% 증가했다.

그 뒤는 대림산업(건설계열 계)이 차지했다. 이 회사 매출액은 5% 늘어난 2조6528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우디아라비아 시공법인 DSA(443억원)와 계열사인 삼호(1624억원), 건자재사업 계열사 대림C&S(548억원) 등은 부족한 모습을 보였지만 주력인 대림산업 본사가 8.8% 증가한 2조1855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성장세를 이끌었다.

이달 1일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HDC현대산업개발은 지주사 전환 반영 전 기준 매출 1조426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5.9% 성장한 수치로 회사 체제를 바꾸기 전 유종의 미를 거뒀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4.8% 감소한 1조2175억원에 머물렀다. 국내외 화공 플랜트와 산업 플랜트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이 회사는 해외 사업장에서의 대규모 손실 발생 이후 보수적인 수주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외형 확대보다는 수익성 위주의 사업을 펼치고 있어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체적으로 현대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을 제외한 상장 건설사들은 주택사업의 호조세에 힘입어 덩치를 유지하거나 키울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역성장한 두 건설사들도 1분기에는 아쉬움을 남겼지만 이미 수주한 프로젝트의 매출이 인식되기 시작하면 다시 매출이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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