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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식 사장 물러난 코레일, '폭풍속으로'

  • 2018.12.11(화) 15:02

"잇단 사고에 책임 통감" 낙하산 논란에 책임론 불거져
안전불감증에 부실한 관리 비판여론 확산…쇄신압박 커질듯

오영식 코레일 사장이 KTX 강릉선 탈선사고가 발생한지 나흘째인 11일 전격 사퇴했다. 오 사장은 지난 2월 취임한지 10개월여 만에 불명예 퇴진하게 됐다.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사고였던 만큼 코레일의 부실한 관리와 안전불감증에 대한 비판여론 역시 확산하고 있다. 이는 정치인 출신의 비전문가인 오영식 사장의 책임론으로 이어졌다.  

야당에선 당장 낙하산 인사로 선임된 오영식 사장의 사퇴를 거세게 요구하기 시작했고,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에 이어 전날 문재인 대통령 역시 이를 거론하면서 오 사장의 부담도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오 사장은 사퇴했지만 코레일에 대한 비판 여론이 쉽게 잦아들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코레일에 대한 전방위적인 쇄신과 변화에 대한 목소리 또한 커질 전망이다.

 


◇ 잇단 사고에 비판 여론 확산에 낙하산 논란까지

오 사장은 이날 오전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것이 코레일의 사명이자 존재이유라며 안전한 철도를 강조해 왔지만 최근 연이은 사고로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한 사죄의 뜻과 함께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퇴의 변을 밝혔다.

오 사장에 대한 책임론이 본격적으로 불거진 것은 사고 이튿날부터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의 초동조사 결과 선로전환기와 이와 연결된 제어시스템의 문제라는 것이 발표됐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의 부실시공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1차적인 책임으로 공단이 지목됐다. 아울러 잘못 연결된 회선을 지난 1년간 발견하지 못한 코레일의 부실한 관리 역시 도마위에 올랐다. 막을 수 있었던 인재(人災)였다는 점이 부각됐다. 게다가 최근 3주새 11건의 사고가 잇따랐다는 점에서 오 사장에 대한 책임론과 비판 여론도 확산했다.


특히 3선 국회의원 출신의 비전문가라는 점에서 지난 2월 취임 당시부터 끊이지 않았던 낙하산 논란도 재점화했다. 오 사장은 물론이고 정부 차원의 부담도 커진 것으로 해석된다.

오 사장은 사고 당일 현장에서 사고원인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기온 급강하에 따라 선로에 문제가 생겼을 수 있다"고 답했다. 이 발언은 철도안전 '비전문가'라는 논리에 힘을 보태며 사퇴론의 빌미가 되기도 했다.

철도업계 관계자도 "날씨를 언급한 것과 오류가 밝혀졌는데도 공단의 부실시공만으로 책임을 떠넘긴 점은 오 사장의 결정적인 실수"라며 "이는 조직과 업무를 장악하지 못했기 때문에 나온 발언"이라고 꼬집었다.

사고 현장을 찾은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에서 근본적인 진단이 나오면 그 결과에 따른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어제(10일) 문재인 대통령도 "부끄럽고 민망한 일"이라며 "철도에 대한 국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고강도의 대책을 주문한다"고 질타했다.

철도사고는 국민 안전과 직결되는 만큼 이는 정부 지지율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으로 보고 있다. 오 사장 역시 이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사퇴를 결정한 것으로 정부 안팎에서는 해석하고 있다.

▲ 김현미 국토부 장관과 오영식 사장 등이 현장에서 문제가 된 선로전환기를 바라보고 있다(사진=국토부)


◇ 코레일의 안전불감증…쇄신 압박은 커질듯..

오 사장은 사퇴했지만 코레일을 둘러싼 변화와 쇄신에 대한 압박은 커질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시간이 갈수록 이번 사고와 관련한 코레일의 부실한 관리 정황 등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미 사고 당일 해당 시스템에서 알람이 울리면서 코레일 직원이 현장을 찾아 확인에 나섰지만 그 사이 코레일측은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았다. 현장에 나가 있는 직원조차 다가오가는 기차를 피하다 사고를 당했다.

앞서 지난 7월에도 해당 사고 구간에서 이상 조짐이 있었다는 증언도 나오는 상황이다. 코레일 측에서 주장하듯 애초 공단의 시설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인수인계 등의 과정에서 이를 확인하지 않은데 따른 책임 또한 클 수밖에 없다.

국토부 관계자도 "코레일에서 인수인계를 하면서 당연히 확인을 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못박았다. 사전에 막을 수 있었던 인재였을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르면 2개월 정도 후에 나올 사고조사 결과에 따라선 후폭풍이 더욱 거셀 수 있다. 이와 별개로 코레일 조직 안팎의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 또한 커질 전망이다. 

 

오 사장은 사퇴하면서 "그동안 공기업 선진화라는 미명아래 추진된 대규모 인력 감축과 과도한 경영합리화와 민영화, 상하분리(공단과 코레일 분리) 등 우리 철도가 처한 모든 문제가 그동안 방치된 것이 이번 사고의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코레일이 그동안 숙원으로 여겼던 공단과의 통합(상하분리 문제)이나 수서고속철도(SR)와의 통합 등 철도 시스템 전반의 변화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가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력도 약화될 수밖에 없다. 이보다는 자체적인 쇄신 압박이 더 크게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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