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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건설노사 논쟁 재점화

  • 2019.07.12(금) 16:33

3개월만에 국회 재개, 탄력근로제 관련 법안처리 임박
사측 "해외 수주 고려해 단위기간 1년으로 늘려야"
노조 "오히려 장시간 노동, 편법으로 작용할 수"

국회 파행으로 수면 아래 가라앉았던 건설노사 '탄력근로제 단위시간' 쟁점이 다시 떠올랐다.

대한건설협회(이하 건설협회)는 탄력근로제 단위시간 확대를 골자로 한 법안 처리를 촉구하고 나섰고, 노조는 관련 TF(태스크포스)를 가동하며 반대 움직임을 본격화하는 등 대립각을 세우는 분위기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열리는 국회 고용노동법안소위(고용소위),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에선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문제가 다뤄질 전망이다.

탄력근로제는 근로기준법 제51조에 따라 특정일의 근로시간을 연장하는 대신 다른 날 단축해서 주당 평균근로시간을 기준근로시간(휴식시간을 제외한 52시간) 내로 맞추는 제도다.

단위 기간은 취업규칙에서 정하는 경우 2주, 근로자대표와 서면으로 합의하는 경우 3개월이다.

가령 단위기간을 2주일로 정할 경우, 첫째 주는 하루에 휴식시간을 제외하고 10시간씩 6일(주 60시간)을 일했다면 그 다음 주엔 8시간씩 5일(주 40시간) 일하는 식이다. 이렇게 하면 2주 동안(100시간) 주당 평균 근로시간을 50시간으로 맞출 수 있다.

이 제도는 지난해 7월 정부가 '주52시간 근로제'를 도입한 이후 활용됐다. 야근, 주말 근무가 불가피한 업종에선 탄력근로제를 활용해야 주52시간을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건설업계 등 특수업종은 현행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이 짧아 수주 경쟁, 계절적 수요 등 기업의 내·외부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어렵다고 지적해 왔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지난 2월 이런 의견을 반영해 현재 최대 3개월인 단위기간을 6개월까지 늘리기로 했다. 하지만 노조 등과 의견 차가 있어 최종 합의를 하지 못하고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 내용을 법안으로 발의한 상태다.

건설업계뿐만 아니라 산업계 곳곳에서 탄력근로제 연장을 촉구하면서 관련 법안만 5개가 계류돼 있으나, 국회 파행 등의 이유로 지난 3월부터 현재까지 논의되지 않았다. 지난달 국회가 재가동하자, 건설 노사의 논쟁이 재점화되고 있다.

건설협회는 조만간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가 담긴 법안을 조속히 처리해달라고 공식 촉구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앞서 발표한 내용과 큰 틀에서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건설협회는 지난 3월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현행 최대 3개월에서 1년까지 확대해달라고 요구하며, 건설업 특성을 반영한 근로시간 보완 대책의 조속한 입법을 촉구하는 건의서를 국회 환노위 등에 제출한 바 있다.

당시 협회는 "급격한 근로시간 단축에 따라 대다수 건설 현장은 공기 지연과 공사비 증가 등 심각한 혼란을 겪고 있다"며 "전체의 70%가 넘는 건설 공사가 계약 기간 1년 이상으로, 6개월 단위 기간만으론 공기 준수에 어려움이 있다"고 주장했다.

대한전문건설협회 중앙회도 최근 계절적 요인에 좌우되는 건설공사 특성 등을 이유로 들며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1년으로 늘려달라는 업계 의견을 환노위에 제출했다.

반면 건설기업노동조합은 '현행 유지(2주 혹은 3개월)'를 위해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에 반발하고 나섰다.

노조는 단위기간이 길수록 오히려 노동 시간이 길어지는 ‘편법’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건설기업노조 관계자는 "현재 시행 중인 3개월 단위 기간의 탄력근로제도 3개월 중에서 두 달 반 동안 주 64시간 일하고 2주를 쉬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만약 6개월로 확대되면 5개월 동안 주 64시간을 일하게 돼서 1년 중 10개월을 주 64시간 집중근로 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주52시간을 맞추기 위해 건설사들이 점심시간이나 휴게시간을 늘리는데 건설 현장에선 관리자가 자리를 비울 수가 없기 때문에 휴게시간은 사실상 의미가 없다"며 "법안 자체를 반대하는 게 아니라 이런 허점이 생기지 않도록 단위기간의 확대를 반대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건설기업노조는 지난 10일 내부 협의체인 '52시간과 유연근무제 대응 TF'를 공식 출범·가동했다. TF는 관련 입법 처리에에 대응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쟁점사항은 노무법인에 자문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건설기업노조 관계자는 "탄력근로제는 아직까지 관련 판례가 없기 때문에 지부 단위로 교육을 실시하면서 추이를 지켜볼 것"이라며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문제가 이달 18일 민주노총 총파업의 주요 의제이기도 한데, 입법 처리 상황을 봐서 파업에 참여할지 집회만 할 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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