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시장은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가점이 애매하거나 조금 높다하는 50~60점대 청약 실수요자조차 강남권 등 '핫한' 단지엔 명함조차 내밀기 힘들어 보인다. 분양가상한제 적용 유예기간이나 이 기간이 끝나는 6개월 후에도 이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 청약가점 70점대·경쟁률은 세자릿수대
최근 분양한 래미안 라클래시(상아2차 재건축)의 평균 당첨가점은 시장을 놀라게했다. 69.5점으로 사실상 70점에 달한다. 역대 최고 수준이다.
84점이 만점으로 70점은 무주택기간 15년 이상(32점), 부양가족 4명(25점), 청약통장 가입기간 11년(13점)이어야 가능한 점수다. 이 단지의 평균 청약경쟁률도 115.09대 1까지 치솟았다.
래미안라클래시는 전용 84㎡ 이하가 중심인 반면 이후 분양한 역삼센트럴아이파크는 전용 84㎡ 이상의 중대형 평형이 많아 추첨제 비중이 높은 만큼 청약경쟁률은 이보다 낮은 65.04대 1이 나왔지만 이 역시 높은 경쟁률이다.
특히 대형평형인 ▲115B(공급가구 4) 452대 1 ▲125A(3) 209대 1 ▲125B(3) 119대 1로 모두 세자릿수대를 기록했다. 분양 관계자들은 평균 청약가점도 65점 정도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꼭 이번 10.1 대책이 아니라도 서울은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에 청약 양극화와 쏠림은 불가피하다"면서 "신혼부부들은 특별공급이 아니면 청약당첨이 어렵고, 이 경계선(신혼부부)을 조금 넘는 결혼 8년차, 소득 7000만원 넘는 가구는 청약시장에 발을 내딛기 어려워진 구조"라고 지적했다.
◇ 전매제한 규제 등에 '미리 청약'하는게 낫다 판단
청약시장이 이처럼 과열되고 있는 것은 분양가상한제 이후 공급이 더욱 위축되고 분양가 경쟁력은 더욱 높아지기 때문에 당첨 확률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실제 역삼센트럴아이파크 견본주택에서 만난 40대 남성(강남 거주)은 "어차피 분양가 상한제 도입되면 분양 물량이 줄어들게 돼 있다"며 "분양을 한다고 해도 시공사들이 분양가만 싸게 해놓고 옵션비용 등을 올릴 게 뻔하기 때문에 지금 들어가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관련기사[르포]역삼센트럴아이파크, 청약가점 60점대도 '전전긍긍'
상한제로 인해 분양가가 지금보다 낮아지더라도 전매제한 최고 10년, 실거주 요건 강화 등의 규제를 생각하면 지금 분양받는게 낫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강남권 분양단지의 경우 분양가상한제가 아닌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심사를 받더라도 주변 시세보다 5억원 안팎까지 싸게 나오면서 충분히 수억원대의 시세차익이 가능한 구조이기 때문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는게 가격 면에서는 매력적이지만 전매규제나 실거주 적용 이런 점들을 생각하면 (상한제 전)유동성이나 환금성 측면에서 훨씬 좋다"며 "강남권 분양에 대한 시장 주목도나 가점, 경쟁률 등이 높게 나올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 앞으로 나올 단지 20여곳 관심 집중
앞으로 6개월간 강남권 등 서울의 핵심 입지에서 분양하는 단지 쏠림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부가 관리처분계획인가 단지에 한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6개월 유예하기로 하면서 이 기간 나올 분양물량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토부는 서울에서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단지는 61곳(6만8000가구)으로 이 가운데 상당 수는 분양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리얼투데이 조사에 따르면 이 가운데 실질적으로 분양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른 곳은 20여곳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주단계에 있거나 이주를 준비중인 곳들로 21곳을 추렸다. 이외에 이미 철거에 들어간 둔촌주공 등도 6개월내 분양을 할 가능성이 높다.
장재형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이주를 준비중이거나 시작한 곳들은 6개월내 분양이 가능할 것"이라며 "서초 등 강남권 중에서도 핵심입지에 들어서는 곳들은 시세차익이 가능해 청약가점이 높아질 수밖에 없고 은평 등 강북권도 실수요자의 내집마련 수요가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