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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반포15차, 삼성물산‧호반건설 눈에 띄는 이유는

  • 2020.01.29(수) 17:34

강남권 노른자위 입지에 6개 건설사 현장설명회 총출동
3년만에 등판한 '삼성물산' 강남 입성 나선 '호반건설'

'래미안(삼성물산)의 귀환, 강남 문 두드리는 호반'

신반포15차 재건축 사업장을 둘러싼 시공사들의 경쟁 구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열린 현장설명회에 시공능력평가 10위권에 속한 6개사가 총출동한 가운데 삼성물산이 등장하면서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중견건설사 호반건설 역시 강남 입성을 노리고 있다.

신반포15차는 공사비 2400억원, 총 641가구 규모로 지하철 9호선 신반포역이 도보권이고 학교, 인프라 등을 갖춘 '강남권 노른자위' 입지라 시공사들이 앞다퉈 러브콜을 보내는 곳이다.

강남권 정비사업을 선점한 삼성물산과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10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강남권 진입을 노리는 호반건설까지 수주 의향을 보이면서 수주 분위기가 점점 달아오르는 모습이다.

◇ 삼성물산의 래미안, 영향력 언제까지?

지난 22일 신반포15차 조합이 개최한 시공사 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에 참여한 곳은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림산업, HDC현대산업개발, 롯데건설, 호반건설(시공능력평가액 순) 등 6개사다.

이 중 삼성물산은 등장만으로도 업계를 바짝 긴장하게 했다.

삼성물산이 정비사업 현장설명회(시공사 간담회 제외)에 참여한 건 2017년 서초구 방배5구역 이후 처음이다. 이 회사는 지난 2000년 주택 브랜드 '래미안'을 론칭한 뒤 국내서 굵직한 사업장 수주를 선점해 왔다. 시평에서도 꾸준히 1위를 지키고 '삼성'이란 모회사의 브랜드 신인도가 높아 강남권 재건축 조합들의 수요가 높다.

하지만 2015년 12월 서초무지개 재건축을 수주한 이후 준법 경영 등의 이슈로 수주시장에서 손을 뗐었다. 반포주공1단지1‧2‧4주구, 신동아, 신반포15차 등에 수주 의향을 내비치기도 했으나 전부 참여하지 않았다. 지난해 벌어진 재개발 수주대전(한남3구역, 갈현1구역 등)에서도 잠잠했다.

그러다 올해 신반포15차 현장설명회에선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하는 등 적극적으로 수주 의지를 보였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 관계자는 "수주 영업은 조합원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의 문제인데 최근 있었던 재개발 사업의 경우 브랜드만으로 경쟁하기엔 경쟁이 심해졌고 이런 상황에서 들어가봐야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신반포15차는 래미안의 브랜드 가치를 지킬 수 있으면서도 출혈경쟁 없이 컴플라이언스(규정)를 준수할 수 있다고 판단해 참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도 벌써부터 삼성물산의 승산이 높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하지만 5년간 신규 수주 공백기가 이어졌고 실적이 감소세라는 점에서 '전성기 때와는 다를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로 삼성물산이 수주전에서 발을 뺀 동안 대형 건설사들이 프리미엄 브랜드를 내놓으며 강남권 입지를 다졌다. 주택사업이 위축되면서 지난해 연결기준 잠정 실적도 기대에 못 미쳤다. 2019년 연결기준 영업이익(잠정)은 8668억원으로 전년보다 21.5% 감소했다. 특히 건설부문의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30% 감소했다.

◇ 건설 톱10 오른 호반 반전 노릴까

유일하게 중견건설사인 호반건설이 현장설명회에 참석한 점도 눈에 띈다.

이 회사는 지난 2016~2017년 신반포7차, 방배경남, 방배14구역 등 강남권 정비사업 수주전에 참여한 바 있으나 대형 건설사들에 밀려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당시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10위권 밖이었고 래미안, 자이(GS건설), 아크로(대림산업) 등과 견줬을 때 브랜드 파워에서도 밀렸다. 일부 강남권 조합들은 호반건설이 현장설명회에 참석하겠다는 걸 거절하기도 했다.

강남권 수주전이 대부분 '톱(top)5' 브랜드의 각축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수주전에서도 승산이 커보이진 않는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강남 소비자들은 브랜드 파워에 대한 잣대가 명확해서 톱3, 톱5 정도의 브랜드를 원한다"며 "가격경쟁력보다는 브랜드 파워를 더 따지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호반건설은 현재 아파트 브랜드는 '베르디움', 주상복합이나 수도권 대규모 단지엔 '호반 써밋'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국내 23개 아파트 브랜드에 대한 빅데이터 평판을 분석한 결과, 이달 '호반베르디움'의 브랜드평판은 11위에 머물렀다. 시공능력평가 23위인 두산건설의 '위브'(10위)보다도 한 단계 낮은 순위다.

다만 3~4년 새 호반건설의 상황은 많이 달라졌다. 호반건설은 2018년 몸집이 열 배나 큰 대우건설 인수합병(M&A)에 뛰어들며 이름을 톡톡히 알리고, 지난해엔 처음으로 시공능력평가 10위권에 입성하며 입지를 다지고 있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이번 신반포15차 현장설명회 참여에 대해 "최근 강남권 재건축 조합에서 요구하는 입찰 조건 등을 공부하고 사업성을 검토하기 위한 것"이라면서도 "강남권 수주에 대한 의지와 관심은 꾸준히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신반포15차 조합은 오는 3월 9일 입찰을 마감하고 4월 4일 시공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앞서 신반포15차 조합은 2017년 대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으나 공사비를 두고 갈등을 벌이다가 최근 계약을 취소한 바 있다. 하지만 대우건설이 조합에 대해 계약해지 통보 무효화 소송(시공자 지위 확인의 소)을 제기하고 시공사 선정 총회 금지 가처분 신청도 예고한 바 있어 향후 시공사 선정이 험난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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