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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씨 말랐는데 24번째 대책은 꼬일대로 꼬였다

  • 2020.10.27(화) 09:25

조합원 의무거주 규제에 내년 이후 입주물량도 급감
'영끌말고 기다리라'던 김현미, 사전청약 등 대기수요도 불씨

임대차 시장의 균형이 급속도로 무너지고 있다. 전세 매물은 씨가 마르는 반면 수요는 여전히 많아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덩달아 월세 가격도 오를 조짐이다.

문제는 지금의 전세난을 해결할 뾰족한 수가 없다는 점이다. 오히려 내년 이후부터는 올해보다 더 심각한 전세대란 수준의 위기가 도래할 가능성이 크다. 임대차 시장의 수급 균형을 맞추기 위한 정부의 적확한 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 부메랑이 된 부동산 정책

전세시장 불안은 정부의 부동산 대책과 함께 시작됐다. 6.17대책을 통해 재건축 조합원 의무거주 규제가 생기고, 갭투자 차단을 위한 대출규제가 강화되자 강남을 중심으로 전세 매물 감소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이후 7월 들어선 국회에서 임대차보호법 통과가 가시화되자 집주인들이 서둘러 가격을 올리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법 적용이 본격화된 8월 이후에는 임대차 시장에서 전세 매물 자체를 보기 힘들어졌다.

계약갱신청구권을 활용한 기존 세입자들은 거주 보호를 받을 수 있다. 반면 새로 집을 구해야 하는 세입자는 전세 매물을 찾기 힘들고, 찾았다 하더라도 가파르게 오른 가격에 발길을 돌려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한 부동산 시장 전문가는 "임대차보호법 시행으로 대다수 집주인들은 4년 동안 가격을 올릴 수 없어 한 번에 올려 받으려고 한다"며 "이마저도 전세 매물을 찾으면 다행인 상황으로 전세 불안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 이 같은 현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기축 아파트에서 전세를 찾기 어려운 가운데 주요 전세 공급원인 신규 입주 물량도 이전보다 크게 줄어든 탓이다. 직방에 따르면 11월 서울 입주 예정 물량은 296가구로 2018년 4월(55가구) 이후 가장 적다. 12월 역시 전국 입주 물량이 2만2000가구에 그쳐 지난 5년 12월 입주물량 평균치(3만2677가구)보다 33% 가량 적은 상황이다.

◇ 내년 이후가 더 문제

이처럼 전세 시장 불안이 계속되면서 정부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이르면 이번 주 전세 시장 안정을 위한 24번째 부동산 대책을 발표할 전망이다.

하지만 뾰족한 대책이 없을 것이라는 게 시장의 우려다. 그 동안 정부가 주력했던 집값 안정을 위해서는 매매시장에서 가수요를 없애기 위해 대출과 세금부담 강화 등 여러 규제 대책을 시행할 수 있었지만 전세는 실수요자로만 이뤄진 시장이라 당장의 공급을 늘리는 방안 외에는 실효성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정부가 담을 수 있는 대책으로는 전세 임대 등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늘리고 공급 일정을 단축하는 등의 내용이 거론되고 있다. 또 저금리 장기화로 전세의 월세 전환을 막기 힘든 상황인 만큼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월세 세액공제 확대도 검토되고 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월세 세액공제 확대는 주거 취약계층에게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전체적인 임대차 시장 안정을 가져오기는 힘들다"라며 "공공임대 확대 등도 일시적 심리 안정 효과를 기대하는 정도이고 당장 전세 공급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 해법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정책 효과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에서 주택 공급 물량도 많지 않다. 내년 입주 물량은 올해보다 31.5% 가량 적은 23만8301가구로 추산(부동산114)된다.

반면 사전청약 등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통해 내 집 마련을 노리는 무주택자들은 무주택 기간을 유지해야 해 전세 수요로 남아 있다. 전세 수급 문제가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입주 예정 물량 자체가 많지 않은데 당분간 신규 입주 물량은 서울 혹은 수도권 대형 택지에서 준공되는 아파트가 아닌 서울 내 정비사업 단지가 많다"며 "정부 규제 등의 영향으로 이전보다 실제 입주하는 조합원이 늘어날 뿐 아니라 세를 놓더라도 전세보다 월세를 원하는 집주인들이 많을 것으로 보여 전세 시장에 공급될 물량은 더 적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나마 올해는 아직까지 전세대란 수준은 아닌데 전세 불안이 심화되는 내년 이후가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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