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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대책 급한데…고심 깊어지는 정부

  • 2020.11.06(금) 14:36

전세 수급 갈수록 악화…가격 불안 확대
중저가 중심 집값 다시 꿈틀

전세시장에 대한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야심차게 추진한 임대차보호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 시행 이후 전셋값 불안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어서다.

최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전세시장을 안정화할 수 있도록 정부 내 논의가 진행 중이고 정리되면 발표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여전히 이렇다 할 대책이 없다는 점에서 시장도 회의적이다. 오히려 전세 불안에 지치고 분양 당첨도 기대하기 어려운 무주택자들이 중저가 아파트 매입으로 눈을 돌리면서 집값도 다시 꿈틀대고 있다.

◇ 상승폭 확대한 전세…답이 없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1월 첫 주 전국 전세가격 변동률은 0.23%로 전주보다 상승폭을 확대했다. 이는 2015년 4월 셋째 주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다.

수도권과 지방도 각 0.23%로 전주 수준을 유지했고, 서울은 0.12%로 전주보다 더 많이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감정원은 저금리와 계약 갱신청구권, 청약 대기수요와 거주요건 강화 등에 더해 가을철 이사수요 영향으로 매물 부족현상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지난 3일 발표한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으로 전세보다 월세 선호 현상이 더 커질 것이란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연구위원은 "재산세와 종부세 등 보유세 부담이 늘어나 전세보다는 일종의 현금흐름인 월세를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정부 내 논의가 정리되면 발표할 것이란 전세 대책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크지 않다는 점도 시장 불안을 지속하게 하는 요인이다. 현재 전세대책으로는 공공임대주택 확대와 공급 시기 단축, 중산층도 살 수 있는 30평대 공공임대 도입 등이 점쳐지고 있다. 여기에 월세 전환에 따른 세액공제 확대 등도 검토 대상이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전세 안정을 위해선 기존 매물이 나와 순환되거나 신규 공급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현실적으로 정책을 통해 치솟는 전셋값을 잡기에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 꿈틀대는 집값에 높아진 긴장감

전세 불안이 계속되면서 내 집 마련에 대한 수요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실제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된 주요 단지에 청약자가 수십만 명 몰리고 있는 것은 최근의 주택시장 분위기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하반기 최대 관심지역인 과천 지식정보타운은 3개 단지(S1·4·5블록)에서 특별공급을 제외한 총 1044가구 공급에 1순위 청약자 47만8390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이 458.2대 1을 기록했다. 당첨자 발표 일이 달라 중복 투표가 가능하고,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다는 점을 감안해도 역대급이다.

또 경기 하남시 감일지구에 들어서는 '감일 푸르지오 마크베르'도 1순위 청약 경쟁률이 404.7대 1에 달했다.

상황이 이렇자 분양 당첨이 어려운 무주택자들은 중저가 주택이라도 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집값 0.02%로 소폭이지만 8월 넷째 주 이후 11주 만에 상승폭이 확대됐다. 폭은 크지 않지만 전세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간과할 수 없는 움직임이다. 인천과 경기 집값도 각각 0.15%, 0.23% 올랐다.

고가 주택이 밀집한 강남4구는 보합(서초‧강동 0%)이거나 호가 하락(강남 –0.01%)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중랑구(0.08%)와 강북구(0.03%), 관악구(0.03%) 등에서 구축이나 중저가 위주로 가격이 올랐다는 게 감정원의 분석이다.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는 지속돼왔다. 대출규제와 세금부담 강화로 투기수요를 억제하고, 공급 확대로 조급한 실수요를 진정시키면서 매매가격은 안정 조짐을 보였지만 전세 불안 심화는 집값이 떨어지는 것을 막고 언제든 매매시장의 불씨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준석 교수는 "집값 상승은 전세시장 불안의 연장선에 있다"며 "특히 최근 과열된 청약시장 열기는 내 집 마련에 대한 무주택자의 열망을 보여주는 것으로 집값에도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 7월 사전청약이 변수가 될 수 있다”며 "사전청약으로 수요가 분산되면 집값 안정에 도움이 되겠지만 여기서도 과열 현상이 생기면 중저가 주택을 중심으로 매수하려는 움직임이 확대돼 다시 도화선이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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