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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세 (주택)청약씨]1·2인가구 느는데 부양가족 많아야 한다고?

  • 2021.02.22(월) 13:07

가점제 부양가족 항목·세대 개념 등 현 가족구조와 동떨어져
수도권 가입자 절반 1순위…청약통장 통합후 1순위 의미 퇴색
"결혼여부 대신 가구원 수에 맞는 아파트 공급, 1순위도 선별"

청약제도는 약 반세기에 걸쳐 150번 가까이 변화해온 만큼 '허점'도 많다. 주택 수요 조절에만 급급하게 반응하며 '땜질식 처방'을 해온 터라 시간이 흐를수록 현실과 맞지 않는 제도가 수두룩하다. 

가구분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지만 청약제도는 여전히 부양가족이 많을수록 유리한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넘치는 1순위 통장, 선별력 없는 무주택 요건 등으로 '진짜 실수요자'를 가려내기 힘든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현재의 인구구조, 시장상황에 맞게 청약제도의 틀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가족구조 바뀌었는데 청약제도는 그대로

청약제도는 인구 정책과도 맞물려 왔다. 1970~1980년대만 해도 산아제한 정책에 맞춰 불임시술을 받은 부부에게 우선 공급을 해주다가 나중엔 출산률이 떨어지면서 오히려 다자녀에게 우대혜택을 주기 시작했다. 

2007년부터는 청약제도가 '가점제'(총점 84점) 위주로 개편되면서 부양가족이 많을수록 점수를 더 주기 시작했고 지금까지도 기혼자, 부양가족이 많은 사람이 당첨 확률이 더 높은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가점제 구성 항목(무주택기간, 부양가족수, 청약통장 가입기간) 중에서도 부양가족수의 가점은 35점으로 가장 높아 당첨 당락을 가르는 중요한 요인이다. 부양가족수에서 만점을 받으려면 부양가족 6명, 본인 포함 가구 구성원이 7명이 돼야 한다. 

1·2인 가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현 상황과는 동떨어진 가점 구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 1인 가구는 614만7516가구로 전체의 30%로 확대됐다. 10가구 중 3가구는 '나홀로가구'인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세대분리 등 가구분화를 부동산 시장 불안 이유 중 하나로 꼽았다.

청약 점수를 높이기 위한 부작용 사례도 무시할 수 없다. 청약 당첨을 위해 고시원 등으로 주소를 이전하는 '위장 전입'뿐만 아니라 허위결혼, 허위입양 등의 사례도 적발되면서 사회를 경악케 하기도 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연구실장은 "청약가점이 만들어진 후 14년이 지났는데 그 사이 가구구조가 많이 바꼈다"면서 "과거엔 젊은세대들이 집을 살 필요가 없었고 지금은 극단적으로 보면 4인가족이라 해도 한집에 살지 않고 4곳으로 나눠서 살기도 하는 상황이라 주택배분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미선 국토연구원 주거정책연구센터장은 "신혼부부 특별공급 대신 생애최초로 일원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결혼이나 자녀유무 등은 개인의 선택이기 때문에 이를 특별공급의 기준으로 삼기보다는 혼자사는 사람, 결혼후 자녀가 있는 사람 등을 나눠 그에 맞는 평형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럼에도 부양가족에 더 많은 점수를 주는 틀 자체를 벗긴 힘들다는 시각도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갈수록 저출산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어 청약 시 부양가족수가 많을수록 점수를 더 주는 식의 제도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진미윤 LH 토지주택연구원 연구위원은 "모든 1인 가구를 개별 수요 주체로 볼 수 없는데다 복지 사슬을 이루기 위해선 정책은 가족 중심으로 세우는 게 맞다"면서도 "가족문화, 가족구조의 트렌드가 바뀌었음에도 여전히 호적중심, 혈연중심으로 세대를 규정하고 있는 것은 문제"라고 꼬집었다.

◇ 무주택자라고 다 같은 무주택자인가!

무엇보다 '청약 1순위'에 대한 개념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과거엔 청약예금, 청약부금, 청약저축 등 청약통장을 3개로 나눠서 청약자를 받았다. 각각 1순위 요건이 달랐기 때문에 원하는 단지에 맞게 전략적으로 가입했고 수요도 분산됐다. 

하지만 2015년 9월1일부터 이른마 '만능통장'으로 불리는 주택청약종합저축으로 일원화되면서 1순위의 중요성이 퇴색됐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2737만명으로, 국민 2명 중 1명꼴로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그중에서도 1순위 가입자 수는 1471만명에 달한다.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의 경우 전체 가입자의 절반 이상이 1순위 자격을 갖고 있는 셈이다.

무주택자 중 '진짜 실수요자'를 가려내지 못한다는 것도 문제로 꼽힌다. 현재 청약 1순위 기본 요건은 무주택 세대주다. 수십억원짜리 전세보증금을 현금으로 내는 사람도 청약은 1순위다. 상가, 토지 등을 보유해도 '주택'만 없다면 1순위 청약을 쓸 수 있다. 반면 낡고 오래 된 집 한 채를 가지고 있어도 유주택자기 때문에 '새 집 갈아타기'가 불가능하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재당첨 제한'을 제시했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처럼 청약시장과 기존 매매시장의 가격 차이가 큰 싱가포르는 한 번이라도 청약에 당첨된 사람에겐 다시 기회가 돌아가지 않는다"며 "우리는 5년 이상 경과하면 1순위가 복귀되는데 가뜩이나 1순위자가 많기 때문에 한 번 기회를 가졌던 사람에겐 더 이상 기회를 주지 않는 게 공정한 배분"이라고 말했다. 

청약통장을 구입자금과 연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진미윤 연구위원은 "지금의 청약통장은 우선순위를 받는 기능일 뿐 집 구입자금으로는 못 쓴다"며 "정부 차원에서 청약 줄세우기만 하는 것보다 기금을 통해 매칭펀드처럼 청년 등 실수요자들에게 집 구입자금을 더 얹어주는 식으로 주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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