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이 3분기에도 깜짝 실적을 기록하며 올해 내내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건설과 바이오가 실적을 견인해 사상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건설부문의 경우 대규모 프로젝트 공사가 본격화하고 해외 수주가 증가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함께 늘었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 기여도가 40%를 넘어서며 삼성물산의 '실적 효자' 자리를 차츰 찾아가는 모양새다.
신규 수주 역시 애초 연간 목표치를 일찌감치 초과 달성해 지난달에 새 목표액을 내거는 등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영업이익 전년비 465% 증가…건설·바이오 호조
삼성물산이 어제(26일) 공시한 연결재무제표(잠정)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사기준 매출은 11조2560억원으로 전년 동기(8조3030억원) 대비 35.6% 증가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797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465.2% 늘었다.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건설부문과 함께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기록하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이끌었다
우선 바이오의 경우 3분기 매출 8700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3분기(4510억원)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영업이익도 3130억원으로 전년(1560억원)보다 100.6% 증가했다.
패션과 리조트 부문의 성장세도 눈에 띈다. 패션 부문은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4710억원, 29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보다 각각 25.6%, 70.6% 증가했다. 수입상품과 온라인 사업 등의 호조로 좋은 실적을 기록했다는 설명이다.
리조트 부문의 경우 매출액은 93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31.5% 늘었고, 영업이익은 72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0% 증가했다. 레저 수요가 회복한 데다가 식자재 사업이 호조를 보인 영향이다.
상사부문은 글로벌 경기 둔화의 영향으로 실적이 뒷걸음쳤다. 매출은 4조 796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9% 늘었지만 영업이익의 경우 590억원에 그치며 지난해 3분기(820억원)보다 28% 감소했다.
대형 프로젝트 매출 본격화…건설부문 기여율 높아져
건설부문의 경우 하이테크 공정 호조와 해외 신규 프로젝트 매출 본격화, 국내외 준공 프로젝트 손익 개선 등의 영향으로 호실적을 기록했다.
3분기 매출은 4조 1900억원으로 전년동기(2조 4070억원) 대비 74.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24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300억원)보다 4540억원 늘며 흑자전환했다.
평택과 미국 테일러(Taylor) 반도체 공장 공사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고, UAE 해저 송전망과 카타르 LNG 탱크 등 플랜트 현장 매출도 본격화하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건설 부문의 실적 기여도도 높아졌다. 삼성물산 전체 영업이익에서 건설이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 2분기 27.9%에서 40.7%로 크게 늘었다.
건설 부문의 기여율은 지난 2019~2020년도에는 60%를 상회했는데, 지난해의 경우 20%대로 쪼그라들었다. 올해 1, 2분기 역시 20%대에 그쳤다. 하지만 3분기에 반전된 흐름을 보인 셈이다.
안유동 KB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의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의 일등 공신은 건설부문"이라며 "이번 분기에 국내외 여러 현장의 공사가 준공되면서 정산 손익이 반영된 점도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연간 수주 목표액 상향…"신사업 투자"
수주 실적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계열사 물량 등에 힘입어 3분기 신규수주액은 13조 6000억원으로 애초 세웠던 올해 연간 목표치(11조 7000억원)를 조기 달성했다.
이에 따라 삼성물산은 신규수주 목표치를 16조 7000억원으로 높여 잡았다고 지난달 공시한 바 있다. 새 목표치에 따른 달성률 역시 81.4%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주요 신규 수주 프로젝트는 평택 반도체 4기 2조3000억원, 미국 테일러 반도체제조공장(FAB) 1조1000억원, 화성 HPC 센터 3000억원 등이다.
삼성물산은 이런 신규 수주 사업 등을 바탕으로 향후 안정적인 실적 흐름을 만들어가는 동시에 친환경과 스마트시티 등 신사업에 대한 투자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삼성물산은 이번 실적 발표를 통해 "친환경 사업은 분야별로 본격적인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스마트시티의 경우 사우디아라비아의 네옴시티와 동남아 등 모듈러 기반 스마트시티 사업에 참여하고, 신재생·복합상품 사업기회 확대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이 목표로 했던 안정적인 이익을 시현하는 사업 구조 확보는 일정 수준 달성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국내 주택, 해외 플랜트 등 부침이 심한 사업의 확장을 자제하고, 이익 위주의 수주를 하면서 체질을 개선한 덕"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