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분들은 (170km 길이의 네옴시티 더라인이) 17km만 가도 내 손에 장을 지지겠다는 사람들도 있는데요. 그런데 정말 손에 장을 지져야 되는 사태가 올 수도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왕세자 방한으로 '네옴시티'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진 가운데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이 프로젝트의 의미에 대해 직접 설명한 영상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업비만 600조원에 달하는 네옴시티 사업이 신기루 같은 계획일 뿐이라며 회의적인 시각이 있는 게 사실이다. 원 장관은 이런 시선에도 불구하고 국내 기업들과 정부가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야 하는 이유에 대한 자신만의 '답'을 내놨다.
![](http://cdn.bizwatch.co.kr/news/photo/2022/11/21/db276b2a9bdffd95786f7b678d19e624.jpg)
원희룡 장관, 기업들과 '사우디 출장' 왜?
원 장관은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사우디 수주전에 제가 왜 갔냐구요? 다 이유가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그는 앞서 이달 4일부터 9일까지 국내 민간기업 22곳과 '원팀 코리아'를 만들어 사우디를 방문한 바 있다.
출장 기간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 회장이자 국부펀드(PIF)를 이끄는 야시르 오스만 알 루마이얀 총재와 나드미 알 나스르 네옴 최고경영자(CEO) 등을 만났다.
원 장관의 출장에 이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지난 17일 방한하면서 네옴시티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진 분위기다. 건설사들을 비롯한 국내 기업들이 대규모 신도시 건설에 참여해 '제2의 중동붐'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네옴시티는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 중심 경제 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구상한 친환경 미래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다. 사우디 북서부 사막지대에 서울 면적의 44배(2만6500㎢)에 달하는 신도시를 짓는다는 계획이다.
신기루?…"터널 조만간 착공식…수주 이어질 것"
네옴시티에 대해서는 상반된 시각이 있다. 총 사업비가 600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도시 건설 프로젝트인 만큼 우리나라 기업들이 해외 사업을 확대하는 데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
반면 계획이 전례 없이 방대한 탓에 실현 불가능한 허황된 구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 경우 자칫 사업에 뛰어든 기업들이 프로젝트 차질 등으로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는 우려다.
원 장관은 이와 관련해 사우디의 독특한 정치 구조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우디의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은 세계 최고의 VIP로 불린다"며 "사우디는 왕국이기 때문에 빈 살만은 정변으로 왕정이 무너지지 않는 한 임기가 종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독특한 정치 체제와 앞으로의 미래 체제를 쥐고 있는 살만 왕세자가 모든 걸 걸고 있는 야심작"이라고 네옴시티 프로젝트를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미 일부 국내 기업들이 네옴시티 프로젝트 일부 사업 수주에 성공했다는 점을 소개했다. 이미 신도시 사업이 가시화하는 만큼 마냥 '신기루'라고 여기기는 어려울 거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원 장관은 "이미 네옴 신도시 프로젝트에 한국의 한미글로벌이라는 회사가 기획 단계에 참여를 하고 있다"며 "또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은 터널 공사를 발주받았고, 현대건설의 경우 터널 착공식을 올해 내에 하도록 예정돼 있다"고 강조했다.
![](http://cdn.bizwatch.co.kr/news/photo/2022/11/21/888f0b61abbf8e5a7472b6f6754662fe.jpg)
그는 특히 빈 살만 왕세자가 한국을 다녀간 이후인 21일에 정부 세종청사 기자실에서 간담회를 열어 앞으로 국내 기업들의 수주 소식이 이어질 거라는 점을 밝히기도 했다.
원 장관은 "빠르면 12월, 늦어도 내년 1~2월부터 몇 조원 대 프로젝트들이 실제 수주와 협약, 정부 행사 등을 통해 진행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소개했다.
"사우디 오일머니로 '시장' 형성…염려 줄여야"
원 장관은 아울러 네옴시티가 혹여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국내 기업들이 참여할 이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설사 이 계획이 계획대로 다 되지 않더라도 이 (개발) 과정에서 사우디에 쌓여 있는 오일머니가 건설이나 산업으로 탈바꿈할 것"이라는 게 원 장관의 설명이다.
이어 "한 국가의 명운을 걸고 하는 프로젝트는 설사 그게 액면 그대로 안 되더라도 이 자체가 시장을 형성하고 역사를 깨고 나가는 돌파구로서 의미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회의적이고 비판적인 (시선은) 참고는 하되, 너무 염려할 필요는 없겠다"고 강조했다.
원 장관은 특히 정부가 나서서 건설업뿐만 아니라 방산이나 플랜트, 원전, 정보통신(IT), 문화 등 우리나라가 보유한 경쟁력 있는 산업을 패키지로 묶어서 수주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 건설 산업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패키지 산업을 전 세계로 수출하는데 선봉장이 되는 국토부 장관으로서의 역할을 확실히 보여드리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