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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둔촌주공 '주방뷰' 모형 설치한 진짜 이유

  • 2022.12.09(금) 15:08

강동구청, 84E 모형 설치 요청…"청약 여부 판단에 도움"
현장선 '생각보다 가깝다' 술렁…결국 마감 못해

아파트 주택형 하나가 이렇게 큰 관심을 받았던 적이 있었을까요? '주방뷰'로 논란이 됐던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올림픽파크 포레온)의 '전용 84E' 이야기입니다. 평면이 공개되자 앞집과의 거리가 너무 가까워 주방 창문을 통한 사생활 침해가 우려된다는 반응이 줄이었어요.

그런데도 조합과 시공사업단은 견본주택에 이 주방뷰 모형을 설치해 의아함을 샀죠.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라고 할수 있지만 통상적인 일은 아니니까요. 이렇게 보여줘도 분양엔 자신 있다는 '정면 돌파'라는 분석이 있었는데요. 실상은 지자체의 요청이 있었다고 합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둔촌주공의 84E 타입의 '주방뷰' 논란이 불거진 건 11월 초쯤이에요. 10월17일 멈췄던 공사가 약 6개월 만에 재개되면서 내년 1월로 예정했던 일반 분양 일정을 12월 초로 앞당긴다는 언론 보도가 나올 때였어요.

주택형별 평면은 서울시 '정비사업 정보몽땅'에 이미 공개되어 있었는데, 정말 분양할 때가 되니 수요자들이 꼼꼼히 살펴보기 시작한 겁니다. 그러면서 84E와 59C 등 일부 주택형의 평면이 이상하다는 걸 발견하게 된 거죠. ▷관련 기사: [둔촌주공 체크리스트]12억짜리 부엌뷰·소형은 복도식(11월16일)

탑상형으로 주택 4개가 붙어있는 구조인데, 하필 주방이 마주 보고 있어 주방 창을 통해 서로 집이 훤히 내다보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기 시작했어요. 탑상형에서는 창이 없는 드레스룸이나 실외기실 등을 마주 보게 설계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해요.

논란이 확산하자 둔촌주공을 담당하는 강동구청에서 둔촌주공 조합에 '모형'을 설치해달라고 요청했어요. 평면 도면만 봐서는 얼마나 가까운지 혹은 실제 불편함이 클지 판단이 어려우니, 주민들이 직접 볼 수 있도록 해달라는 거였어요.

강동구청 관계자는 "워낙 주민들의 걱정이 많아서 84E에 입주해도 될지를 판단할 수 있도록 견본주택에 모형 설치를 요청했다"며 "주민들이 집을 선택하는 데 있어 최대한 도움을 주려는 취지"라고 설명했어요.

그래도 "일방적으로 요구한 것은 아니고, 조합도 같은 생각이라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고요.

조합이 이런 요청을 받아들여 견본주택 한쪽에 주방뷰 모형이 세워지게 된 거예요. 

/사진=이하은기자

지난 1일 견본주택이 개관하면서 주방뷰 모형이 공개됐는데요. 모형의 주방 간 거리는 1.8m였어요. 애초 마주 보는 집과의 거리는 약 2.6m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보다 더 가까울 수 있다는 것도 견본주택에서 처음 밝혀진 거예요. 실제 거리는 1.8~2.6m로 동마다 다르다고 합니다.

시공사업단 관계자는 "탑상형에선 불가능한 4베이를 만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주방끼리 마주보게 됐다"며 "주방창이 엇갈리게 설계돼 정면에선 맞은편 집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불투명창과 엇갈린 설계로 창을 통해 맞은편 집의 내부를 들여다보기는 어려워보였어요. 하지만 현장은 술렁거렸어요. 

이날 견본주택을 방문한 30대 남성은 "청약 가점에 자신이 없어서 전략적으로 84E에 청약할까 고민 중이었는데 이날 모형을 보고 그냥 다른 타입에 청약하겠다"고 말했습니다.

84E는 결국 순위 내 마감하지 못했습니다. 미계약분을 고려해 모집 가구 수의 5배까지 예비 인원을 뽑을 수 있는데, 1·2순위 청약을 통틀어 최종 경쟁률 4.1대 1로 종료했어요. 물론 이 타입 외에도 순위내 마감 못한 타입이 여럿 있으니 주방뷰 탓으로만 돌릴 순 없을 텐데요.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사진만 봐도 얼마나 가까운지가 느껴지는데, 84E 모형을 공개했던 건 청약에 악효과였다"며 "그래도 1순위 청약에서만 1500명이 신청했으니 절대 청약자 수는 적지 않은 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선분양이 주축이 된 국내 분양시장에선 견본주택의 모형만 보고 혹은 이마저도 일부 타입만 제작하기 때문에 실물을 보지 못하고 선택을 해야 한다는 부작용이 있었는데요. 이번 주방뷰 모형 전시가 소비자 선택권 보호 측면에선 좋은 선례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사업주들 입장에선 새드앤딩이 될 수도 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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