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규모의 재건축사업, '둔촌주공'이 곧 분양한다. 청약통장을 아끼며 손꼽아 기다리던 소식이지만 분위기가 심상찮다. 최근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청약 전 고려할 사항들이 수북이 쌓였다. 대표적 고민거리인 평면과 분양가, 시장 동향을 살펴봤다. [편집자]
"둔촌주공 84E 타입은 너무한 거 아닌가요?"
일반분양을 앞둔 둔촌주공의 평면도가 공개되자 수요자들의 실망한 기색이 역력하다. 일부 동의 간격이 좁아 마주 보는 집이 훤히 들여다보일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소형 평형 중 복도식으로 배치된 곳 역시 논란이다.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올림픽파크 포레온)는 지상 최고 35층, 85개동, 총 1만2032가구 규모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다. 조합원 물량과 임대주택 등을 제외하면 총 4786가구가 일반분양할 계획이다.
이중 사생활 침해 논란이 일고 있는 주택형은 전용면적 84㎡ E형과 59㎡ C형이다. 84E가 배치된 동은 주택 4개가 중심 코어를 감싸는 타워형인데, 타워 내에서 마주한 집과 간격이 매우 가깝다. 설계상 간격은 2.61m인데 벽 두께 등을 고려하면 이보다 가깝게 느껴질 수 있다.
특히 84E와 59C는 주방이 마주 보고 있는 구조라 창문을 통해 앞집을 훤히 내다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다만 같은 타워에 배치된 84D의 경우 창이 없는 침실과 드레스룸, 실외기실 등이 이웃집과 마주해 창을 통한 사생활 침해 우려는 없어 보인다.
더욱이 전체 일반분양 물량 중 이들 물량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전용 84㎡는 총 1237가구가 일반분양을 진행할 계획인데, 이중 558가구가 84E다. 전용 59C도 149가구가 일반분양 대상이다.
나머지 주택형에서도 선호도가 높은 판상형 물량은 많지 않다. 앞서 진행한 조합원 분양에서 알짜 물량을 선점한 상황이다. 남향인 84A형은 218가구, 동향인 84B와 84C는 각각 19가구, 76가구 남았다.
소형 평수에도 설계 논란이 이어진다. 원룸형, 혹은 투룸형의 전용 29~49㎡가 복도식으로 지어져서다. 전용 29~49㎡가 고루 배치된 동은 'ㄷ' 형태로 한 층에 10가구가 들어서고, 전용 39㎡로만 배치된 경우엔 한 층에 7가구가 일자로 나란히 선다.
통상 복도식은 사생활 보호가 어렵고 단열 등에 불리해 선호도가 떨어진다. 하지만 한 층에 2가구를 배치하는 계단식에 비해 건설 비용을 줄일 수 있어 소형주택을 지을 때 주로 쓰이는 방식이다.
문제는 분양가다. 현재 강동구청이 분양가를 심의하고 있는데, 업계에서는 3.3㎡당 분양가가 3900만원 미만으로 책정될 것으로 예측한다. 이 경우 전용 84㎡는 12억원 대, 전용 29~49㎡는 5억~8억원 대에 분양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다 보니 선호도가 높은 일부 주택형에만 청약수요가 몰릴 전망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소형 평형 등 일부 주택형의 경우 1순위에서 미달이 나거나 경쟁률이 낮을 수는 있다"면서도 "단지 경쟁력이 부족하진 않기 때문에 악성 미분양 등을 우려할 수준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