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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전셋값이 정말 이 가격?'…언제까지 떨어질까

  • 2023.02.27(월) 07:20

개포자이 프레지던스 입주…전셋값 반토막
내년 초까지 대단지 입주 줄줄이…"하락세 지속"

강남 전셋값이 휘청이고 있다. 3375가구의 대단지인 개포자이 프레지던스 입주가 임박하면서 전세 물량이 쏟아졌다. 이 단지의 호가가 크게 내리자 인근 아파트들의 전셋값도 동반 하락하는 분위기다.

내년 상반기까지 전셋값 약세가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강남에는 래미안 원베일리,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등의 대단지 입주가 이어진다. 입주 물량은 풍부한데 수요자들은 높은 금리탓에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분위기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대단지 입주하니 강남 전셋값 '뚝'

부동산R114에 따르면 24일 기준 서울 강남 전셋값은 일주일 새 0.45% 하락하며 서울 평균 변동률(-0.16%)을 훨씬 밑돌았다. 이달 들어 둘째 주 –0.22%, 셋째 주 -0.31% 등으로 3주 연속 낙폭을 키우고 있다.

오는 28일 입주를 시작하는 '개포자이 프레지던스'의 영향이다. 3375가구의 대단지인 만큼 입주 시기가 다가오면서 전세 물량이 대거 나왔다. 아실에 따르면 24일 기준 이 단지의 전세 매물은 1355건에 달한다.

공급이 급증하면서 가격이 크게 내렸다. 작년 말 전용 59㎡ 전셋값은 13억원 대에 호가가 형성됐지만, 지금은 7억원 대로 절반 가까이 뚝 떨어졌다. 인근 부동산에선 오는 5월 말 입주가 마무리되기까지 이같은 약세가 계속될 것으로 본다.

개포동 A 중개업소 대표는 "인터넷에는 7억원에 올려놨는데, 실제로는 5000만원 정도 더 조정할 수 있다"며 "가격이 떨어져도 매물을 거두겠다는 집주인이 많지 않아서 당분간 이 정도 가격이 유지될 것 같다"고 말했다.

개포자이 프레지던스의 전셋값이 급락하면서 인근 단지들도 가격을 낮추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개포 래미안 포레스트 전용 59㎡ 전세는 지난 9일 보증금 7억원(6층)에 거래됐다. 작년 11월 거래 가격(9억4500만원·4층)보다 2억4500만원 하락했다.

래미안블레스티지 전용 84㎡ 전셋값 역시 작년 12월에는 최고 12억원(5층)이었지만, 지난 14일에는 3억원 내린 9억원(12층)에 거래됐다.

백새롬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개포자이 프레지던스 등 신규 입주 물량 영향으로 전셋값 수준이 높은 강남 대단지 하락 폭이 크다"며 "하락 조정된 금액으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늘면서 낙폭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2023 강남 주요 입주 단지 / 그래픽=비즈워치

"내년 상반기까지 하락할 듯"

강남권은 내년 초까지 대단지 입주가 이어진다. 오는 8월 서초구 래미안 원베일리(2990가구)가 입주할 예정이고, 내년 1월에는 6702가구 규모의 개포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가 입주한다.

통상 새 아파트가 입주하면 입주 전후 최소 2~3개월간 주변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준다. 이들 단지 입주 여파가 정리되려면 내년 상반기까지 하락세가 이어질 수 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강남의 경우 개포자이 프레지던스 입주 6개월 전인 작년 8월부터 주변 전셋값이 하락하는 분위기였다"며 "원베일리, 퍼스티어 등이 줄줄이 입주하면 강남은 내년 상반기가 지나야 안정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후 조금씩 가격이 오른다고 해도 2년 뒤에는 갱신 청구권을 사용하는 세입자들이 나오기 때문에 다시 가격이 주춤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작년부터 계속된 금리 인상으로 전세시장이 전반적으로 약세기도 하다. 전세대출을 이용하는 대신 월세로 이동하는 수요자가 증가하면서 전셋값이 계속 하락하고 있다. 최근 금리 인상이 잠깐 소강상태에 접어들긴 했지만, 수요자들의 불안은 여전하다.

고금리 기조가 지속하는 한 신축 단지들의 입주가 마무리되더라도 전셋값이 과거 수준으로 급격히 오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일단 개포자이 프레지던스 입주가 완료되면 하락세는 둔화하겠지만, 월세 전환 수요가 많아 반등은 어려울 것"이라며 "강남은 입주 전후 2~3개월간 약세를 보이다 빠르게 정리가 되는데, 전세 수요가 없으니 과거보다 회복이 더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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