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불패'의 신화가 다시 한번 현실화하는 걸까요. 이번 주 서울 강남의 집값이 눈에 띄게 반등했습니다. 이와 함께 서울의 전체 집값도 보합세에 가까워지고 있고요. 반면 지방의 아파트값은 하락 폭을 유지하며 서울과는 확연한 온도 차를 보였습니다.
강남의 경우 워낙 수요가 많다 보니 다른 지역에 비해 가격 회복력이 빠르다는 분석입니다. 다만 서울에서도 강남 외 지역의 경우 여전히 급매 위주의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인데요. 전반적으로 시장이 반등할 만한 호재가 있지는 않은 만큼 당분간 횡보세가 이어질 거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강남·서초 급반등…강북·도봉 등은 낙폭 확대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셋째 주(15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0.05% 하락하며 전주(-0.07%)보다 낙폭이 줄었습니다. 하락 폭 둔화 흐름이 지속하고 있습니다.
다만 지역별로 다소 온도 차가 있는데요. 우선 지방의 경우 -0.09%로 전주와 같은 하락 폭을 유지했습니다. 반면 서울(-0.04%→-0.01%)과 수도권(-0.04%→-0.01%)은 나란히 낙폭이 눈에 띄게 줄면서 보합세에 다가섰습니다.
서울 내에서는 강남 지역의 집값 변화가 눈길을 끕니다. 강남구(0.01%→0.10%)와 서초구(0.02%→0.10%) 모두 상승 폭이 크게 확대했는데요. 두 지역의 주간 아파트값 변동률이 0.10%를 넘어선 건 집값 급등기였던 지난 2021년 12월 이후 처음입니다.
이밖에 노원구(0.05%→0.07%)와 동작구(0.02%→0.06%), 용산구(0.01%→0.05%) 등도 집값 상승세를 유지하면서 오름폭을 확대했습니다.
반면 서울에서도 낙폭을 쉽게 줄이지 못하는 지역도 있습니다. 강북구(-0.12%→-0.14%)의 경우 3주째 낙폭이 커지고 있고요. 종로구(-0.06%→-0.09%)와 도봉구(-0.10%→-0.12%) 등 역시 낙폭을 확대하며 서울 강남 지역과는 온도 차를 보였습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정주 여건이 우수한 단지 위주로 저가 매물이 소진되며 매물 가격이 상승하는 등 시장 심리 회복하고 있다"며 "다만 매수자와 매도자의 희망 가격 차이로 인한 관망세는 유지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서울 주택사업 경기전 긍정적"…바닥론에는 '아직'
이처럼 서울만큼은 부동산 시장 연착륙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데요. 이런 흐름이 이어지자 주택사업자들의 부동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이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서울의 주택사업 경기전망지수가 13개월 만에 기준선(100)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지수가 100을 넘으면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보는 업체의 비율이 높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주산연은 "정부의 규제 완화 등으로 주택 거래량이 점차 증가하고 있어 주택사업자들의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며 "특히 서울은 전반에 걸쳐 있던 규제가 해제됐고 특례보금자리론 등 저금리 대출 상품이 집중되며 매수 심리도 살아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아울러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달 3000건을 넘어서며 지난 2021년 8월(4065건)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월 최고 거래량이 1742건(4월)에 불과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심각한 거래절벽에서는 벗어난 모습입니다.
다만 이런 흐름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집값 반등을 논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목소리가 많습니다. ▶관련 기사: 서울 집값 상승에도 전문가 "바닥론 아직 일러"(5월 19일)
여전히 전반적인 경기 침체 흐름이 지속하는 등 집값이 반등할 만한 호재가 없다는 건데요. 더욱이 서울에서도 강남과 그 외 지역의 분위기가 다소 다르고 지방의 경우 하락세가 여전하기도 합니다. 집값이 바닥을 찍고 올라서기보다는 횡보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입니다.
백새롬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서울 강남권은 정주 여건이 우수하고 대기 수요가 풍부해 다른 지역에 비해 가격 회복력이 빠른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아직까지 서울 대부분의 지역은 급매물이나 가격이 하락한 매물 위주로 간간이 거래되는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 큰 폭의 가격 변동 없이 횡보하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