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아파트값이 3주 연속 하락했습니다. 서울은 37주 연속 상승했지만 상승폭이 더 커지진 않는 모습이죠. 대출 규제에 따른 매수 관망세로 거래량은 뚝 떨어졌어요. 이런 가운데 시장을 혼란스럽게 만든 비상계엄 사태가 매수 심리를 더욱 위축시킬 거란 전망도 나옵니다.
수도권 상황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나마 온기를 불어넣는 건 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 발표였는데요. 족히 10년은 걸리는 장기 프로젝트다 보니 반짝 효과에 그칠지, 온기가 지속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네요.
"이 분위기에 누가 집 사요?"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2월 첫째주(2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지난주(-0.02%) 하락폭을 유지했습니다. 11월 셋째주(-0.01%) 반년 만에 하락 전환한 뒤 3주 연속 마이너스입니다.
서울은 0.04%로 전주와 같은 수치를 기록했어요. 37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 중이지만 상승폭은 줄거나 유지하고 있죠. 25개 자치구 중 강동(-0.02%)만 유일하게 하락했어요. 지난달 27일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이 입주를 시작한 영향으로 해석돼요. 강남(0.12%), 마포(0.06%), 광진(0.06%) 등은 상승했고요.
부동산원 관계자는 "재건축·신축 단지 중심으로 국지적 상승거래가 포착된다"면서도 "대출규제에 따른 매수 관망심리로 거래 소강상태를 보이는 단지가 나타나는 등 시장상황이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어요.
백새롬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대출 규제가 완화될 시점을 파악하기 어려워 가격 변동률이 미미한 움직임을 보이고 거래 자체가 예전에 비해 많이 둔화한 상황"이라며 "매수자가 섣불리 시장에 진입하기 어려운 가운데 매도자는 아직 호가 조정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고 있어 계약 자체가 성사되기 어려운 분위기"라고 진단했어요.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0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3722건으로 연중 최대치인 7월(7810건)의 반토막 이하로 급감했어요. 11월 거래량은 6일 기준 2256건으로 이달 말까지 신고분을 합쳐도 3000건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요.
이런 가운데 지난 3일 밤 갑작스러운 비상계엄 사태가 시장을 긴장하게 했어요. 6시간 만에 마무리되긴 했지만요.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계엄령이 해제됐지만 탄핵 정국이 펼쳐질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부동산 시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안 그래도 내년 1분기까지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데 거래량이 더 빨리 얼어붙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어요.
얼죽신은 무슨…신축 매수심리도 '꽁꽁'
'얼죽신(얼어죽어도 신축)' 열풍은 한풀 꺾이고 신축 아파트에 대한 매수심리도 꽁꽁 얼어붙는 모양새입니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 분양 전망지수는 11월 108.8에서 12월 83.4로 대폭 하락했어요. 비수도권 역시 95.9에서 81.7로 하락했고요.
이지현 주산연 부연구위원은 "8월 중순 이후 계속 강화된 주택담보대출 규제와 신규 분양 아파트 중도금 및 잔금 대출 규제가 겹치면서 분양과 매수 심리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며 "경기침체가 가속화하고 트럼프 발 경기 불안 심리가 확산하는 가운데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해 주택시장 침체를 유도하는 건 금융 불안과 지방 경기 악화로 이어질 수 있어 우려스럽다"고 봤어요.
수도권의 경우 최근 1기 신도시 선도지구 발표가 있었는데요. 경기(0.00%)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전주 수준을 유지했어요. 성남 분당(0.04%)은 전주 대비 상승했고 고양 일산서구(-0.06%)는 전주 대비 하락폭을 줄였어요.
백새롬 연구원은 "선도지구 지정 자체가 개별 단지 입장에선 큰 호재다 보니 약간의 호가 조정이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1기 신도시 재건축 자체가 장기적인 이슈다 보니 지금 상황이 향후까지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어요.
한편, 전국 주간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지난주(0.01%) 대비 상승폭이 확대된 0.02%를 기록했어요. 서울(0.02→0.02%)은 상승폭을 유지했고 경기(0.03→0.04%)는 더 커졌어요. 인천(0.02→0.00%)은 상승에서 보합 전환했네요.
서울의 경우 서초(0.07%), 광진(0.04%) 등 학군지 위주로 상승세가 눈에 띕니다. 송파(-0.07%)와 동작(-0.02%), 동대문(-0.02%), 강동(-0.01%), 은평(-0.01%), 성동(-0.01%)은 마이너스를 기록했고요.
부동산원 관계자는 "학군지 등 선호단지 위주로 전셋값 상승이 지속되고 있다"며 "대출이자 부담 및 일부 지역의 신규 입주 영향으로 전셋값이 하향 조정되는 등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