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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촌의 독주, 아무도 못 막았다

  • 2016.01.04(월) 10:20

[12월 택스랭킹]① 로펌별 분석
율촌 기업 세금소송 점유율 34%..승소율 86% 육박
2위권 경쟁 대혼전..김앤장·태평양도 반격 채비

요즘 기업들은 어떤 세금 문제로 고민하고 있을까. 세금 소송을 진행할 땐 어느 로펌(법무법인)이 인기가 많을까. 승소율 높은 로펌은 어디일까. 또한 과세당국은 기업들과의 소송에서 어떤 결과를 내고 있을까.

 

비즈니스워치가 기업들이 과세당국을 상대로 제기한 서울행정법원 세금 재판 정보를 토대로 매달 '택스랭킹(Tax-ranking)'을 발표한다. 월간 순위와 통계를 기반으로 분·반기 및 연간 추세도 살펴볼 예정이다. 이른바 세금 부문의 '리그 테이블(League Table)'을 통해 기업과 로펌, 과세당국을 둘러싼 역학관계와 트렌드를 짚어본다. [편집자]

 

세금 문제가 생긴 기업들이 가장 많이 찾은 로펌은 역시 율촌이었다. 법무법인 율촌은 지난 12월에 진행된 기업 세금 관련 재판에서 전체 로펌 가운데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지난 11월에 이어 선두 자리를 지켰다.

 

2위권을 둘러싼 경쟁은 치열한 혼전 양상을 보였다. 선두를 위협할 경쟁자가 나타나지 않은 가운데, 법무법인 처음과 로투스, 진솔, 법률사무소 정상, 법무법인 화우, 태한, 세종, 김앤장 법률사무소, 법무법인 정안이 각각 선고금액 기준 '톱10'을 차지했다.

 

◇ 세금소송 최강자 율촌

 

4일 비즈니스워치가 집계한 '2015년 12월 택스랭킹'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에서 한 달 동안 선고된 기업 세금소송은 29건, 원고 소가(訴價) 총액은 155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율촌이 맡은 사건은 7건으로 건수기준 점유율 24.1%, 금액기준(원고소가)은 53억원으로 34.4%의 점유율을 나타냈다. 율촌은 7건 가운데 6건을 승소하면서 85.7%의 높은 승소율을 기록했다.

 

지난 달에 선고된 롯데물산과 호텔롯데, 신세계와 이마트, 신세계건설, 신세계조선호텔, 케이티(KT), 에쓰오일(S-Oil), 건설공제조합, 우리은행, 경남은행, 농업협동조합중앙회(NH농협)의 종합부동산세 승소 판결이 모두 율촌의 작품이었다. 12월 진행된 98건의 기업세금 관련 재판에서도 율촌은 금액 기준 43.9%(328억원), 선고 기준 21.4%(21건)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독주 체제의 기반을 다져놨다.

 

기업 실무자들 사이에선 율촌 조세그룹 변호사들의 능력에 대한 입소문이 퍼져있다. 고객인 기업 입장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법원이 가장 이해하기 쉬운 법리로 바꿔서 재판부를 설득하는 기술이 탁월하다는 평가다. 기업 고객과 수시로 피드백을 주고 받으면서 적절한 논리를 만들어가는 '양방향 업무 방식'도 율촌의 경쟁력을 높이는 비결로 꼽힌다.

 

김동수 율촌 조세그룹 대표변호사는 "세무 분야 외에도 금융 분야 등 여러 산업별 전문가들의 능력과 경험을 충분히 활용하는 업무 시스템이 강점"이라며 "국세청 징수 업무와 관련한 법적 자문과 국세청 소송 대리 등 과세행정을 조력하기 위한 업무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 김앤장, 세금분야는 부진..2위→9위

 

국내 최고의 로펌으로 꼽히는 김앤장 법률사무소는 유독 세금 분야에서 힘을 못 쓰고 있다. 11월에는 그나마 선고금액 기준 2위에 올랐지만, 12월에는 소가 4억원대의 세금 선고재판 1건(인터파크아이엔티 사건)만 담당하면서 9위로 밀려났다. 11월 당시 4위를 차지했던 법무법인 광장은 12월에 15위로 떨어졌고, 지평은 8위에서 14위로 내려갔다.

 

12월 선고재판 2위는 법무법인 처음이었다. 소송가액 36억원대로 점유율 23.9%를 기록했다. 법무법인 처음을 단숨에 2위로 올려놓은 사건은 진일커뮤니케이션이 마포세무서장을 상대로 한 법인세 및 부가가치세 등 취소 소송이었다. 그러나 최종 결과는 원고 패소 판결을 받으면서 로펌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3위는 석주화학과 태봉광업의 부가가치세·법인세 사건을 맡은 법무법인 로투스였다. 소송가액 합계만 11억원을 넘어섰지만, 두 건 모두 법원에서 패소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이 사건들은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2심 항소를 맡은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법인 진솔은 소가 11억원의 세아주택의 종합부동산세 취소 소송에서 승소 판결을 받아내면서 4위를 차지했다. 박요찬 변호사가 이끄는 법률사무소 정상은 사단법인 아이코리아와 창대어패럴의 세금 소송으로 10억원대의 소가를 기록했다.

 

법무법인 화우는 동부화재해상보험과 한국중부발전의 소송을 통해 6억원대의 소가를 기록, 6위에 올랐다. 프리드라이프의 5억원대 세금 재판(원고 패소)을 담당한 법무법인 세종은 선고금액 기준 8위를 차지했다. 지난 11월 진행기준 10위에 오르며 파란을 예고했던 법무법인 정안은 12월 선고기준에서도 10위를 차지했다. 삼일회계법인 출신 변호사들이 활동하는 정안은 현대해상화재보험과 동방아그로의 세금 소송을 모두 승소했다.

 

 

◇ 금성·태평양을 주목하라

 

그렇다면 2016년에는 어떤 로펌들이 기업세금 소송에서 강세를 보일까. 지난해 12월에 진행된 재판을 보면 올해 로펌들의 세금소송 성적표를 미리 가늠해볼 수 있다.

 

12월 진행기준 재판에서는 율촌(328억원, 21건)에 이어 김앤장(207억원, 14건)이 뒤를 쫓고 있다. 금액 기준 점유율 27.7%, 선고 기준으로는 14.3%로 선두권에 가장 근접한 모습이다.

 

법무법인 금성은 보람상조와 썬앤쏠트 등 52억원(4건)의 세금 소송을 진행하며 3위에 올랐고, 법무법인 태평양은 에스엠컬처앤콘텐츠(SM C&C)와 올림푸스한국, 희성전자, 장미트레이딩 등의 세금 소송을 맡고 있다.

 

이어 법무법인 아시아와 명덕, 광장, 청와, 세한, 바른 등이 12월 재판 진행 기준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1월에는 국민은행(화우)과 서울특별시농수산식품공사(율촌), 전북은행(광장), 신진학원(청와) 등의 세금 선고판결이 내려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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