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수입맥주 드시는 분 참 많죠?
오랫동안 특정 국산 맥주밖에 먹을 수 없었던 소비자들이 시장 개방 등으로 해외의 전통있는 브랜드 맥주를 접하게 되면서 맛에 눈을 뜨기 시작했고요. 찾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대중화도 상당히 진척된 상황입니다.
오랫동안 특정 국산 맥주밖에 먹을 수 없었던 소비자들이 시장 개방 등으로 해외의 전통있는 브랜드 맥주를 접하게 되면서 맛에 눈을 뜨기 시작했고요. 찾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대중화도 상당히 진척된 상황입니다.
대형마트 수입맥주 판매대에는 수십개 국가, 수백종류의 맥주가 진열돼 있고요. 길거리에는 세계 각국의 맥주를 판매하는 맥주전문 술집을 흔하게 찾을 수 있게 됐습니다. 맥주 수입량은 2011년 5만8993톤에서 2015년 17만919톤으로 급증했습니다.
수입맥주를 선택하게 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요. 바로 맛과 가격입니다. 국산맥주보다 맛있으면서도 가격은 국산맥주에 비해 크게 비싸지 않다는 것이죠. 이왕에 돈을 주고 사먹는 거라면 맛있는 술을 먹겠다는 게 소비자의 심리니까요.
흥미로운 것은 이 두가지 이유가 모두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건데요. 정말 수입맥주가 맛있는 거냐. 또 정말 수입맥주가 싼 거냐 하는 논쟁입니다.
우선 맛의 문제는 상대적인 부분이지만 주로 국산 맥주업체 측의 불만이 반영된 쟁점입니다. 소비자들은 국산맥주보다 수입맥주가 더 맛있다는데 제조사들은 "그건 당신의 착각일 뿐"이라고 주장하는 거죠.
맥주는 크게 발효방법에 따라 상온에서 발효되는 에일맥주와 저온에서 발효되는 라거맥주로 나뉘는데요. 라거맥주 위주였던 국산맥주만 먹어봤던 소비자들이 에일맥주를 먹어보면서 발효방식에 따른 차이를 맛의 질 문제로 오해했다는 주장입니다.
그런데 같은 라거맥주 중에서도 수입맥주가 더 맛있다는 문제가 하나 더 있었죠. 이 때 등장한 것이 맥주의 원료가 되는 맥아의 비율 쟁점인데요. 국산맥주는 맥아비율이 낮고, 수입맥주는 맥아비율이 높아서 맛의 차이가 발생한다는 얘기가 나온 것이죠.
맥주는 싹 틔운 보리, 즉 맥아를 원료로 해서 만드는데 맛을 다르게 내기 위해 맥아 비율을 낮추고, 나머지는 옥수수나 감자 등의 전분을 쓰기도 하는데요. 우리 주세법에 맥주는 맥아비율이 10%만 넘으면 된다고 명시돼 있으면서 논란이 커졌습니다. 독일맥주는 맥아비율이 100%여야만 맥주로 인정받는데 국산맥주는 맥아비율이 10%만 넘어도 맥주로 인정받기 때문이죠.
여기에는 약간의 오해도 있었습니다. 규제는 10%이지만 실제 국산맥주 대부분이 맥아비율 70%를 넘기고 있는데, 10%맥주로 오해를 받았기 때문이죠. 실제로 독일 외 다른 국가의 맥주에서는 맥아비율 70%대의 맥주들도 적지 않습니다.
최근 들어서 국산 맥주도 맥아 100%의 맥주가 많이 출시됐는데요. 하지만 맛의 논란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맥아비율은 제조사만이 가지고 있는 일종의 레시피인데 맥주의 질로 평가되는 것이 맞느냐는 것이죠. 마찬가지로 맥아비율과 관계 없이 국산맥주는 여전히 맛이 없다는 소비자들의 평가 역시 계속되고 있습니다.
맛 외에 다른 하나는 값의 문제인데요. 여기에서는 세금이 가장 큰 쟁점입니다. 술은 담배처럼 세금의 비중이 높은데요. 수입맥주와 국산맥주는 세율은 동일하지만 세금부과방식이 다르다는 것이 문제가 됐습니다.
국산맥주는 출고가격에 주세를 부과해 판매가격을 매기지만 수입맥주는 수입신고가격에 주세를 매기는 구조인데요. 국산맥주는 제품원가와 판매관리비, 예상이윤이 다 포함된 출고가격에 세금이 부과되는 반면, 수입맥주는 수입신고가를 기준으로 세금이 붙은 이후에 판매관리비와 이윤을 붙여서 팝니다. 수입맥주가 세금도 더 적게 내고, 가격결정의 자유도 훨씬 더 많은 것이죠.
예를 들어 제조원가가 1000원이고 판매관리비가 300원, 이윤이 200원으로 동일한 국산맥주와 수입맥주가 있다고 가정하면요. 국산맥주는 1500원에 대해 주세와 교육세, 부가가치세를 내지만 수입맥주는 1000원에 15%의 관세만 붙은 1150원에 대해 주세와 교육세, 부가가치세를 냅니다. 같은 이익을 내더라도 세금은 적게 판매가격은 싸게 할 수 있는 구조죠.
때문에 대형마트에서 상설할인을 하고 있는 수입맥주의 가격이 정상가격보다 훨씬 더 높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한 소비자시민단체가 조사해 본 결과 하이네켄, 칭다오의 경우 제조국과 한국의 판매가격 차이가 3배에 달했고, 밀러와 버드와이저도 현지와 국내 판매가격이 2배 이상 차이 났습니다. 세금부과 이후에 유통과정에서 이윤을 너무 많이 남긴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이죠.
결론적으로 국산맥주는 여전히 왜 맛이 없는지에 대한 의혹이 남아 있고, 수입맥주는 왜 할인해도 비싼지에 대한 의혹이 남아 있습니다.
최근에 기획재정부와 공정거래위원회가 각각 세금부과방식과 맥주시장규제에 대한 개선방안을 찾고 있다고 합니다. 소비자들이 기대하는 것은 모두 같을겁니다. 모쪼록 국산맥주는 더 맛있어지고, 수입맥주는 더 싸질 수 있도록 바뀌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