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기업들은 어떤 세금 문제로 고민하고 있을까. 세금 소송을 진행할 땐 어느 로펌(법무법인)이 인기가 많을까. 승소율 높은 로펌은 어디일까. 또한 과세당국은 기업들과의 소송에서 어떤 결과를 내고 있을까. 비즈니스워치가 기업들이 과세당국을 상대로 제기한 서울행정법원 세금 재판 정보를 토대로 매월 '택스랭킹(Tax-ranking)'을 발표한다. 월간 순위와 통계를 기반으로 분기·반기 및 연간 추세도 살펴볼 예정이다. 이른바 세금 부문의 '리그 테이블(League Table)'을 통해 기업과 로펌, 과세당국을 둘러싼 역학관계와 트렌드를 짚어본다. [편집자]
지난 5월 기업들의 세금 소송을 가장 많이 처리한 로펌은 김앤장 법률사무소로 조사됐다. 기업들이 국세청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 가운데 3분의 2를 김앤장이 담당했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누적 소송규모에서도 김앤장은 다른 로펌들을 압도하며 선두 자리를 지켰다.
31일 비즈니스워치가 서울행정법원의 5월 재판 내역을 분석한 결과, 기업들이 선고 판결을 받은 사건은 23건이었다. 소송가액을 모두 합치면 284억원으로 지난 달(258억원)보다 10.1% 늘었다. 5월 소송가액은 올해 월별 기준으로 가장 많은 규모다.
◇ 김앤장, 석 달 만에 1위 탈환
기업 세금소송 부문에서 김앤장 법률사무소의 독주 체제가 굳어가고 있다. 김앤장은 5월에만 180억원 규모의 기업 세금부문 선고 재판을 이끌면서 2월에 이어 석 달 만에 선두 자리를 되찾았다. 김앤장의 5월 세금소송 점유율은 63.5%에 달했다.
여신회사 4곳(롯데캐피탈과 하나캐피탈, 오릭스캐피탈코리아, RCI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이 지자체를 상대로 제기한 164억원 규모의 취득세 소송이 모두 김앤장의 작품이었다. 지난 12일 열린 선고 재판에서 김앤장을 앞세운 여신회사들은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아냈다. 대법원 재판연구관 출신의 정병문·조성권 변호사와 국세청 공무원 경험이 있는 이지수·이상우 변호사 등이 소송을 이끌었다.
국세청과 관세청을 상대로 소송을 낸 한국다우코닝과 쌍용양회공업도 김앤장의 고객이었다. 김앤장은 5월까지 총 318억원의 선고 재판을 이끌면서 로펌 누적 순위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 2위는 율촌, 승소율 86%
5월 세금소송 점유율 2위는 법무법인 율촌이었다. 선고재판 건수는 7건으로 김앤장보다 많았지만 총 소송금액이 52억원에 그쳤다. 5월 점유율은 18.6%로 4월(1.5%, 7위)보다 올랐다.
율촌은 승소율에서 강세를 보였다. 5월 선고된 7건 가운데 6건의 과세 처분을 뒤집으면서 승소율이 85.7%에 달했다. 율촌은 신한금융투자와 신한은행, SHC매니지먼트, 두산건설, 드림리츠의 세금 소송에서 승소했고, 서울니꼬의 법인세 취소 소송에서만 패소했다.
이어 법무법인 대륙아주가 점유율 10.8%로 3위를 차지했다. 대륙아주는 30억원 규모의 대한기독교연합회어린이선교회 법인세 취소 소송을 담당했다. 법무법인 태평양은 윌트론의 12억원대 법인세 소송을 통해 점유율 4위(4.3%)에 올랐다.
이밖에 법무법인 태한과 수호, 신명, 지평, 광장, 서울이 기업세금소송 규모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5월까지 누적 세금소송 순위에서는 법무법인 광장이 김앤장에 이어 2위(172억원)를 유지했고, 법무법인 율촌은 119억원으로 3위를 차지했다.
한편 6월에는 태광산업과 CJ E&M, 기아자동차 등이 제기한 세금소송 선고 재판이 내려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