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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그룹 감사위원]②현대차는 국세청, SK는 모피아

  • 2016.06.10(금) 17:34

삼성·롯데, 여성위원 등 다양…LG는 서울대 교수가 4명 중 1명꼴

기업의 잘못을 바로잡아야 할 감사인들이 흔들리고 있다. 외부 감사인은 '갑을관계'에 묶여 제대로 된 의견을 내지 못하고, 내부 감사인은 거액연봉만 받아가는 '거수기'로 전락했다. 특히 내부 감사인이 기업의 로비창구 역할을 한다는 건 널리 알려진 얘기다. 국내 주요 대기업 감사위원들은 어떤 사람들인지, 그들의 주된 역할은 무엇인지 살펴봤다. (조사대상은 2015년 결산월 기준 매출 2조원을 넘긴 기업 가운데 주요 대기업 집단에 속한 계열사들이다.) [편집자]

삼성·현대자동차·SK·LG·롯데 등 5대 그룹 감사위원의 색깔은 그룹마다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삼성그룹과 롯데그룹은 감사위원의 출신을 고르게 안분한 반면 현대차그룹은 국세청 출신, SK그룹은 모피아 출신 인사를 대거 선임했다. LG그룹은 학계 인사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 삽화: 김용민 기자 kym5380@
 
# 삼성, 학자 관료 고루 안분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매출 2조 이상) 11곳의 감사위원은 총 37명이다. 출신별로는 학계(20명), 관료(11명), 법조계(3명), 기타 공·사기업(3명) 등으로 학계의 비중이 높지만 다양한 편이다.
 
학계 출신의 소속 학교를 보면 연세대 5명, 서울대 4명, 서강대와 이화여대 각각 2명이다. 이밖에도 한국외대 등 전국 7개 학교에서 1명씩을 선임하고 있다. 학계 감사위원 중에서도 3명은 여성 위원인데, 5대 그룹 가운데 여성 감사위원을 둔 곳은 삼성과 롯데(1명) 밖에 없다. 
 
관료 출신으로는 기획재정부가 3명으로 가장 많지만 비율이 높은 건 아니다. 감사원과 고용노동부가 각각 2명이고 금감원, 산자부, 관세청, 경찰청 출신이 각각 1명씩이다. 법조계 전관은 모두 검찰 출신(송광수 전 검찰총장, 문성우 전 법무부 차관, 정진호 전 광주고검 검사장)이다.
 
# 현대차, 국세청 출신이 대세
 
현대자동차그룹에서는 계열사 8곳이 감사위원 총 30명을 선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에는 법정 최저인원(3명)을 초과해 감사위원을 선임한 계열사가 5곳이나 된다. (삼성 2곳, SK·롯데 각 1곳) 현대차와 현대제철 현대글로비스 현대건설이 각 4명씩, 현대모비스는 5명을 감사위원으로 두고 있다.
 
가장 많은 비중은 관료 출신으로 13명(43.3%)이다. 학계 인사는 12명(40.0%)이고 나머지는 법조계(4명), 기타(1명) 등이다.
 
관료 출신 감사위원 중에는 특히 국세청 출신(7명)이 많다. 이들은 모두 국장급 이상의 경력을 갖고 있는데 서울 대구 부산 등 각지에서 지방국세청장을 지낸 감사위원이 5명에 이른다. 
 
법조 인물로는 검찰 출신이 3명, 법원이 2명이다. 법조계 출신 인사는 1명을 제외한 모두가 차관급 이상 최고위직 출신이다. 오세빈, 이태운 전 서울고등법원장과 김준규 전 검찰총장, 문성우 전 법무부 차관 등이다.
 
▲ 그래픽: 유상연 기자 /prtsy201@
 
# SK, '모피아' 포진 
 
SK그룹 계열 5개사는 감사위원을 총 16명 선임하고 있는데 5대 그룹 가운데 관료 출신의 감사위원의 비중이 가장 높다. 관료 출신은 16명 중 10명(한국은행 포함)으로 62.5%에 달한다.
 
관료 출신 중에는 기재부가 4명으로 가장 많고 한은과 산자부가 각 2명, 국세청과 공정위가 각 1명씩이다. 5대 그룹 가운데 한은 출신 인사를 선임하고 있는 곳은 SK가 유일하다. 한은 직원은 공무원이 아니지만 통계 편의상 관료로 분류했다.
 
이밖에도 SK그룹에는 언론인 출신의 하금열 전 SBS사장이 감사위원으로 선임된 점이 눈에 띈다.
 
# LG, 사랑해요! 서울대
 
LG그룹 계열사의 감사위원은 24명인데 학계 인사가 17명(70.8%)으로 압도적으로 많은 것이 특징이다. 관료는 2명, 법조계는 1명에 그친다. 학계 출신의 소속 학교는 서울대가 6명(35.3%)으로 가장 많고 경희대와 한양대가 각 2명씩이다.
 
민간기업 CEO 출신이 많은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최준근 전 한국휴렛팩커드 사장을 비롯해 김동욱 전 현대엔지니어링 사장, 황성식 삼천리 사장, 김세진 한국펀드평가 사장 등이 감사위원으로 활동중이다.
 
그룹에서 유일하게 LG화학만 관료 출신 감사위원을 선임했는데 남기명 전 법제처장과 안영호 전 공정위 상임위원 등 2명이다. 법조계 인사는 전관이 아닌 변호사 출신인 표인수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가 LG화학 감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밖에 롯데그룹 5개 계열사는 16명의 감사위원을 선임하고 있다. 관료 출신의 감사위원이 9명으로 비중이 56.3%나 된다. 5대 그룹 중 SK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다. 나머지는 학계(5명), 법조계(1명) 순이다.
 
롯데그룹 관료 출신 감사위원은 금융감독원 출신이 3명으로 가장 많다. 그밖에 기재부(2명)을 비롯해 국세청 관세청 노동부 외교부 출신이 각 1명씩 선임돼 출신부처는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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