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국세청에 내는 법인세 평균 부담액이 10년 전보다 1300만원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경제 규모가 커지고 법인세 징수액도 늘었지만, 개별 기업당 세부담은 오히려 가벼워졌다는 의미다.
5일 국세청이 공개한 2016년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법인세를 신고한 55만1964개 기업이 부담한 세액은 39조7704억원이다. 기업 한 곳이 평균 6721만원의 법인세를 낸 셈이다.
지난해 법인세 평균 부담액은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6723만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2014년보다 기업당 283만원의 세부담이 늘었지만, 10년 전인 2005년(평균 8015만원)에 비해서는 1294만원 감소했다.
▲ 그래픽: 김용민 기자/kym5380@ |
최근 10년 사이 기업들이 법인세를 가장 많이 낸 해는 2008년으로 당시 평균 9366만원의 부담액을 기록했다. 이듬해부터 정부가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낮추면서 기업들의 법인세 부담은 점점 가벼워졌다.
법인세 수입의 기반이 되는 기업들의 이익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법인세를 신고한 기업들의 평균 순이익은 3억6000만원으로 전년보다 400만원 감소했다. 최근 10년 사이 가장 적은 수치로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3억8200만원)에도 못 미친다. 평균 순이익이 정점을 찍었던 2011년(4억9800만원)에 비해서는 1억원 넘게 줄었다.
▲ 그래픽: 김용민 기자/kym5380@ |
기업의 실제 세부담을 보여주는 실효세율(총부담세액/과세표준)은 10년 전보다 5%포인트 낮아졌다. 법인세 실효세율은 2005년 21%대였지만 2010년 이후 꾸준히 16%대를 유지하고 있다. 결국 경기 침체로 인한 기업이익 감소와 법인세율 인하 정책이 기업들의 법인세 부담을 낮춘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법인세율 인상 여부는 20대 국회에서 중점 논의될 전망이다. 지난 달 초 국민의당 김동철 의원이 법인세 최고세율을 25%로 인상하는 법안을 낸 데 이어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과 윤호중 의원도 각각 법인세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이들 법안은 기획재정부의 세법개정안이 제출되는 10월 이후 본격적으로 심사가 이뤄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