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 간 '빅4' 회계법인의 매출에서 세무 자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속적으로 늘어난 반면 감사 업무의 비중은 줄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비즈니스워치가 빅4 회계법인(삼일·안진·삼정·한영)의 2006년부터 2015년까지의 수입금액 명세서를 분석한 결과 빅4의 연간 총 수입에서 세무 자문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6년 17.6%에서 2015년 23.5%로 6%포인트 가까이 늘었다.
같은 기간 감사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이 44.9%에서 37.0%로 7.9%포인트 줄어든 것과 상반된다.
# 물가상승률보다 낮은 감사수입 성장률
빅4 회계법인의 세무자문 총 수입은 2006년 1292억원에서 2015년 2962억원으로 2.3배 늘었다. 같은 기간 빅4의 총 감사수입은 3291억원에서 4671억원으로 1.4배로 늘어나는 데 그쳤다.
2005년 기준(2005=100) 올해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0.46이다. 10년 간 외부감사대상 기업 수가 2006년 1만5757곳에서 2015년 2만4951곳으로 9194곳 느는 등 감사 시장 규모가 커진 데 비춰 보면 빅4가 감사로 벌어들이는 수입의 상승률은 물가상승률에 못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회계법인별로는 삼정의 감사 수입 증감률이 173.4%로 가장 컸고, 다른 회계법인은 120.5~139.0% 수준이었다. 세무자문 수입의 경우 한영의 수입 증가율이 352.5%로 가장 컸고 삼일은 179.2%에 그쳤다.
# 안진·한영, 세무자문으로 돌파구 마련
빅4 회계법인 가운데 눈에 띄게 세무자문이 늘고 감사부문이 줄어든 곳은 안진과 한영이다.
안진은 2006년에서 2015년 사이 세무자문 수입이 274억원에서 779억원으로 2.8배 늘었지만, 감사 수입은 773억원에서 1050억원으로 1.4배에 그쳤다.
안진의 연간 총 수입에서 세무와 감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6년 각각 16.1%와 45.2%에서 2015년 25.9%와 34.9%로 바뀌었다. 세무자문의 비중이 9.8%포인트 늘어나는 사이 감사는 10.3%포인트 줄어든 셈이다.
한영은 이 기간 145억원이던 세무자문 수입이 2015년 513억원으로 3.5배의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같은 시기 감사 수입은 610억원에서 735억원으로 소폭 늘어났다.
한영의 경우 세무자문 수입 비중이 10년 사이 13.1%에서 27.5%로 14.4%포인트 늘어난 반면, 감사는 55.2%에서 39.5%로 15.7%포인트 줄었다.
# 부동의 1위 삼일, 수입처도 안정적
10년째 매출 1위의 자리를 지켜 온 삼일은 부문별 수입 비중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2006년부터 2015년 사이 삼일회계법인의 세무자문 수입은 674억원에서 1208억원으로 1.8배 늘었고, 비중은 20.3%에서 25.4%로 5.1%포인트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감사 수입은 1230억원에서 1710억원으로 1.4배 증가했고, 비중은 37.1%에서 36.0%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삼정은 세무자문 부문 성장이 빅4 회계법인 가운데 가장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세무자문 수입이 2006년 197억원에서 2015년 461억원으로 증가율이 2.3배에 그쳤다. 이 기간 총 수입에서 택스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 또한 16.6%에서 15.4%로 줄었다.
같은 기간 감사 수입은 2006년 677억원에서 2015년 1174억원으로 늘었지만 전체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7.7%포인트(56.8→39.1%)만큼 줄었다. 다만 삼정은 컨설팅을 통해 수입을 늘려 왔다. 2006년 307억원(26%)에 불과했던 삼정의 컨설팅 수입은 매년 꾸준히 늘어 2015년 1369억원(46%)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