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비트코인에 투자해 3억원을 벌었습니다. 세금은 얼마나 되고, 꼭 내야하나요?
최근 가상화폐에 투자한 법인이나 개인사업자, 개인 투자자들에게 과세 적용시기와 세율, 세금의 종류에 대한 문의를 자주 받는다.
아직 정부가 과세 여부와 방법에 대해 발표한 적은 없지만 거래차익에 대한 과세 금액을 현행 세법을 기준으로 계산해 볼 수는 있다. 현재 법인세율과 소득세율, 양도소득세율(상장주식)은 다음과 같다.
▲ 그래픽 : 변혜준 기자/jjun009@ |
예컨대 거래차익 3억에 대한 법인세와 소득세는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각각 4400만원, 1억406만원이 된다.
양도소득세는 자산의 종류마다 세율이 달라서 조금 더 복잡하다. 주식의 양도세율은 10~30%인데 그 중간값인 20%를 가상화폐의 양도세율로 가정한다면 거래차익 3억원에 대한 양도소득세는 6600만원(지방소득세 포함)이 된다.
그렇다면 현 시점에서 이런 세금을 다 내야 할까. 정부는 가상화폐와 관련해 법인세와 양도소득세 과세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통상 내년 세법개정안은 8월에 기획재정부가 발표한다. 따라서 가상화폐와 관련한 세법개정안이 나오더라도 국회 본회의 통과 후 2019년도부터 과세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법인세의 경우 세법 개정이나 입법 없이도 과세할 수 있는데 그 이유는 법인세는 ‘순자산 증가설’이라는 대원칙을 따르기 때문이다. 소득의 종류를 막론하고 법인의 자산, 즉 소득이 증가했다면 그에 대해 과세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법인이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에 투자해 양도차익이 발생했다면 법인세 과세가 가능하다. 법인이 채굴사업을 한다면 순자산증가설에 따라 채굴수익(채굴시점의 시가)에서 비용을 차감한 소득에 대해 법인세를 부과할 수 있다.
개인의 경우에도 소득세 과세가 가능한 측면이 있다. 개인 투자자 중에서도 계속 반복적으로 투자행위를 했다면 사업소득으로 보고 과세할 수 있으며 세율은 종합소득세의 세율을 적용받는다. 개인이 채굴사업을 하더라도 사업소득으로 과세할 수 있다.
가상화폐를 외화와 같은 통화로 간주하는 경우 매각차익은 환차익에 해당되므로 개인에게는 비과세된다.
그러나 정부는 미국처럼 세법상으로는 자산으로 보아 양도소득세를 과세하는 방법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양도세를 과세하는 대상은 세법상 열거된 자산에 한해서 적용하므로 가상화폐 매각차익을 과세대상에 추가하는 개정안 입법이 필요하다.
만약 양도세를 과세한다면 유가증권 중 주식처럼 간주해 과세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현재 주식에 대한 양도세는 상장주식의 경우 대주주에 대해 과세하고, 비상장주식과 해외주식거래에도 과세하고 있는데 세율은 10%~30%(보유기간 등에 따라 차등)를 적용한다.
이를 위해서는 실명제 도입으로 거래소 등을 통해 개개인의 거래내역에 대한 포착이 필요하고, 과세를 위한 평가방법 및 차익계산방법, 적정세율 등을 마련해야 한다. 적어도 올해 상반기 중에는 이러한 부분이 가상화폐 태스크포스(TF)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가상화폐 거래소에서의 거래 형태는 크게 원화거래와 비트코인, 이더리움, USDT 등 코인마켓을 이용한 거래로 나눌 수 있다. 원화거래의 경우 가상화폐를 매각하는 시점에 원화로 매각차익이 발생하게 된다. 현금화 시점에 과세하는 것이 현재 가상화폐 주요국가의 과세방안이다.
이 외에도 매각차익에 대한 손실상계(또는 이월)를 인정할 것인지, 1년 단위로 차익을 계산해 양도세를 신고하는 것인지 등 모호한 부분들이 많이 남아있다. 특히 손실상계(이월)가 인정되지 않는다면 이익과 손실을 통산해 실질적으로 손실이 난 경우에는 납세자들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만약 손실의 상계나 이월이 가능하다면 해당과세연도에 손실을 확정해서 이익을 줄이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또 가상화폐를 매각해 현금화하는 시기를 분산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만하다.
아울러 다른 양도세 과세 자산처럼 보유기간별로 세율차등혜택이나 공제혜택이 있다면 장기보유시 절세가 가능해 진다. 다만 법인세를 제외하면 암호화폐 과세와 관련된 세법이 만들어지기 전까지는 소급입법의 금지 원칙에 따라 비과세가 적용될 것으로 판단된다.
▲ 그래픽= 김용민 기자 kym538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