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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재산 분할 잘못하면 증여세 낸다

  • 2018.05.03(목) 08:00

김해마중 변호사의 '쉽게 보는 法'
[김앤장 법률사무소 조세팀]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자녀들은 부모님이 남기고 간 재산을 어떻게 분배할 것인지를 정하게 된다. 민법은 법정상속분을 정하고 있지만, 상속인간에 협의를 통해 특정 상속인이 법정상속분을 초과하는 상속재산을 가져가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만약 상속인이 자녀 3명이라면 각자 3분의 1의 상속지분을 갖지만, 한 명이 모두 상속재산을 물려받도록 합의할 수 있다. 

부모님 생전에 부모님 뜻에 따라 자녀들 간에 상속재산을 어떻게 나눌지 합의하고 각서를 작성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러한 합의는 유효한 것으로 인정되지 않으므로 자녀들이 모두 동의하지 않는 한 다시 분할협의를 해야 한다.

자녀 3인 중 1인이 모든 상속재산을 취득하는 경우처럼 자신이 민법상 부여 받은 상속분보다 많은 재산을 물려받게 되면 다른 형제들로부터 재산을 증여 받은 것이 아닌가라는 의문이 들 수 있지만 그렇지는 않다. 공동상속인 상호간에 상속재산에 관해 협의분할이 이루어짐으로써 공동상속인 중 일부가 고유의 상속분을 초과하는 재산을 취득했다 하더라도 상속개시 당시에 소급하여 부모님으로부터 승계 받은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정당한 협의분할에 의하여 법정상속지분을 초과해 취득한 재산은 증여받은 것이 아니므로 증여세 과세 대상이 아니다. 협의 분할 기간에는 제한이 없으므로 협의분할이 상속 개시 후 몇 년 뒤에 이뤄졌다고 하더라도 최초의 분할협의인 이상 상속인이 법정상속지분을 초과하여 재산을 취득하는 당해 재산은 증여재산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러나 일단 상속개시 후 상속재산에 대하여 등기·등록·명의개서 등으로 각 상속인의 상속분이 확정되면, 그 후 그 상속재산에 대해 공동상속인이 재협의분할 결과 특정 상속인이 당초 상속분을 초과해 취득하게 되는 재산은 그 분할에 의해 상속분이 감소한 상속인으로부터 증여받은 것으로 보아 증여세를 부과하므로 유의해야 한다. 

다만, 상속세 신고기한(상속개시일이 속하는 달 말일로부터 6개월 이내) 이내라면 협의분할을 다시 하더라도 증여로 보지 않고, 재분할협의가 무효이거나 취소된 경우 다른 상속인이 상속회복청구의 소를 제기해 법원의 확정판결에 의해 상속인 및 상속재산에 변동이 있는 경우 등 불가피한 사유가 있으면 예외를 허용하고 있다. 

이와 같이 상속재산의 최초의 협의분할인지 아니면 재분할 협의인지에 따라 세무상 중요한 차이가 있어 납세자와 과세관청간에 다툼이 종종 발생한다. 

예를 들어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상속인인 자녀 A의 명의로 부모님이 물려주신 토지에 대해 소유권이전등기를 했는데, 몇 년 후 그 중 절반을 다른 자녀 B에게 이전한 경우를 생각해 보자. 소유권이전이 최초의 상속재산 분할 협의에 따른 것이고, 처음에 A명의로 소유권을 이전할 때는 유효한 상속재산 분할협의가 없었다면 자녀 B에게 소유권을 이전하는 것이 증여나 양도가 아니므로 세금이 없게 된다. 

상속인이 미성년자여서 법정 상속분에 따라 등기했지만 추후 상속분이 확정된 등기로 볼 수 없다며 불복할 수도 있다. 실제로 법원에서 이런 납세자의 의견이 받아들여진 경우도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입증이 쉽지 않다. 이미 등기된 상속재산의 소유권이전등기를 위해서는 상속인들이 이미 작성한 분할협의서가 실제와 다르다는 점을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 밖에 본인이 상속받은 재산을 초과해 상속세를 납부하는 경우에도 상속인 간 증여세가 과세될 수 있다. 상속인 각자가 받은 상속재산을 한도로 상속세 납부 의무가 있으므로 상속재산을 초과해 대신 납부한 상속세액에 대해서는 다른 상속인에게 증여한 것으로 보아 증여세가 과세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상속재산을 분할하면서 서로 대가를 주고 받는다면 단순히 상속재산을 분할하는 것이 아니라 상속받은 재산을 양도하면서 대가를 지급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최초의 협의분할이라 하더라도 상속인 중 1인이 전부 상속받는 대가로 다른 상속인의 채무를 인수하기로 했다면 다른 상속인의 지분이 유상으로 이전된 것으로 보게 된다. 

또 특정 상속인이 그 상속재산을 전부 취득한 대가로 상속분이 감소된 다른 상속인에게 현금을 지급하기로 한 경우에는 현금을 지급받는 상속인의 감소된 상속분이 그 특정 상속인에게 유상으로 이전된 것으로 보게 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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