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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스뷰]종부세 인상 전에 할 일

  • 2018.05.23(수) 13:44

보유세 개편안, 종부세 인상으로 가닥
공정시장가액비율 80%→90~100%
공시가격 산정체계부터 바로 잡아야

정부가 부동산 값을 잡기 위해 추진 중인 보유세 개편안이 6월 중순이후 모습을 드러낼 전망입니다. 정부는 다주택자를 부동산 시장 교란의 주범으로 지목하고, 이들의 수요를 꺾기 위해 지난 4월부터 양도세 중과세 방안을 시행한 데 이어 보유세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혀왔죠.

 

보유세 개편 작업은 지난 4월 출범한 대통령 직속 재정개혁특별위원회가 다뤄왔는데요. 재정개혁특위는 6월에 종합부동산세를 인상하는 방안을 내놓고 하반기에 재산세 등 다른 부동산 관련 세금을 다룰 계획이라는 시간표를 제시했습니다. 보유세 개편방안이 나오면 기획재정부는 오는 8월에 발표할 내년도 세법 개정안에 반영해 시행하는 그림입니다.

 

종부세 인상 방안을 먼저 내놓는 것은 부동산 투기의 주범인 다주택자를 효과적으로 제압하면서도 조세저항을 최소화할 수 있는 카드이기 때문입니다. 자칫 재산세 전반을 건드렸다가는 보유세 개편 자체를 그르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재산세를 올리면 소득이 적은 집주인도 빠져나갈 수 없어 고가 주택을 보유한 사람에게 과세하는 종부세보다 저항이 클 수밖에 없죠. 벌집을 쑤셔놓는 꼴이 될 수 있는 겁니다. 

 

 

#공정시장가액비율 100% 유력

 

종부세 인상 방안으로는 크게 3가지 시나리오가 검토되고 있는데요. 세율을 올리는 방안, 공시가격을 현실화하는 방안,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높이는 방안 등입니다. 종부세 체계는 부동산 공시가격에 공정시장가액 비율(80%)을 적용해 과세표준을 산출하고, 여기에 금액에 따라 세율을 적용해 산출세액을 결정하는 방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세율을 올리는 방안을 볼까요. 현재 종부세율은 0.5%(과표 6억 이하)~2%(94억 초과)로 정해져 있는데요. 이를 0.5%~3.0%로 높이는 방안입니다. 세율을 인상하는 것은 지속적인 증세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똑떨어지는 대안이지만 실현 가능성은 가장 낮습니다. 현재 원내 구도로 볼때 야당이 반대하면 통과가 어렵기 때문이죠.

 

공시가격을 현실화하는 시나리오는 법 개정이 필요 없다는 점에서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공시가격의 실거래가 반영률(현실화율)은 50~70% 수준인데 이를 높이면 그만큼 세금을 올리는 효과가 나타납니다. 하지만 공시가격을 무작정 올릴 수는 없습니다. 부동산 경기가 꺾이면 시세가 공시가격 밑으로 떨어질 수도 있으니까요. 또 시세 반영률을 높이면 종부세는 물론 재산세를 내는 사람도 세 부담이 늘어나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가장 유력하게 꼽히는 방안은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올리는 겁니다.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은 80%로 정해져 있는데 이를 90~100% 수준으로 올리는 겁니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종부세법이 아니라 시행령에 규정돼 있어 국무회의에서 의결만 하면 바로 시행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게 딜레마입니다. 최영상 주택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공정시장가액비율을 100%로 올려도, 20억원 상당을 보유하고 있는 다주택자가 추가로 내야 하는 종부세는 193만원선(421만2000원→614만원)에 불과합니다.

 

여당은 세율도 올리고 공정시장가액비율도 높이는 방안을 선호합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월 여당 중진의원들의 동의를 받아 세율과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모두 현행보다 높이는 내용을 담은 종부세법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개편안에 따르면 공정시장가액비율은 100%로 올리고, 최고세율도 2%에서 3%로 인상됩니다. 다만 1주택자의 경우 종부세 부과 기준을 현행 9억원 이상에서 12억원 이상으로 완화했죠.

 

# 공시가격 산정부터 제대로 해야

 

그런데 종부세를 올리는 문제와는 별개로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가 남아 있는데요. 세금부과의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 산정을 제대로 하는 문제입니다. 주춧돌이 제대로 놓이지 않은 집은 그럴싸하게 지어도 삐뚤어지게 마련입니다.

 

공시가격은 보유세 과세체계의 주춧돌에 해당하는데, 이 공시가격 산정의 형평성이 무너졌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거든요. 올해 강남구 도곡 렉슬 84㎡의 실거래가 대비 공시가격 비율은 55%(실거래가 18억4500만원, 공시가격 10억800만원)에 불과합니다. 반면 동대문구 답십리 청솔우성 84㎡의 공시가격 비율은 66%(5억1800만원, 3억4100만원)에 달하죠.


공시가격 반영률이 높다는 건 보유세를 상대적으로 더 많이 낸다는 의미입니다. 청솔우성 집주인이 도곡 렉슬 집주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유세를 더 내고 있는 거죠. 만약 청솔우성 공시가격 비율이 도곡렉슬처럼 55%였다면 올해 보유세는 68만원에서 53만원으로 줄어들게 됩니다.

 

앞에서 설명한 대로 아파트 시세 대비 공시가격 비율(현실화율)은 50~70%선인데 일반적으로 저가 아파트의 반영률은 높은 반면 고가 아파트는 낮은 편입니다. 이렇게 공시가격 반영률이 주택에 따라 20%포인트까지 차이가 나고, 저가 아파트 보유자가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는다면 이미 조세 형평성은 허물어진 거나 다름없습니다.

 

세금부과의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 산정은 한국감정원이 조사하고 국토부장관이 결정·고시하는 절차를 거치는데요. 그동안 공시가격 산정이 통일된 기준과 제대로 된 검증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되면서 가격이 왜곡돼 왔고 구조적인 적폐가 된 겁니다.

 

김학규 한국감정원장도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감정평가를 하는 사람의 시각에 따라 공시가격이 들쭉날쭉한 게 사실”이라며 “전산 시스템을 활용해 공시가격 형평성을 최대한 높이겠다”고 말했습니다.

 

공시가격 산정체계를 바로 세우려면 가격 결정·고시 권한을 갖고 있는 국토부가 정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사후검증을 엄격히 하는 등 감독권한을 행사해야 합니다. 우선 내년부터라도 집주인들에게 올해 시세반영률은 `60%±5%`라고 밝히고 잘못 산정됐다면 알려 달라고 고지하면 어떨까 싶군요.

 

■ 주택 종부세 과세표준별 세율 개편(안)
6억원 이하 0.5% → 현행
12억원 이하 0.75% → 1%
50억원 이하 1% → 1.5%
94억원 이하 1.5% → 2.0%
94억원 초과 2.0% → 3.0%

 

■ 공동주택 공시가격 고시 절차

①한국감정원 가격조사→②공동주택가격 검증→③공동주택가격(안)심사→

④공동주택가격심의회→⑤열람 및 의견청취→⑥중앙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 심의→

⑦국토교통부장관 가격결정・공시⇢⑧이의신청⇢⑨이의신청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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