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모그룹 회장이 인천공항 세관 단속에 망신을 당한 적이 있죠. 홍콩 출장을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면세한도가 넘는 고가의 티셔츠 몇벌을 들고 들어왔는데 세관에 신고를 하지 않아 적발이 됐다는 겁니다.
회장은 세관적발 이후에도 세금을 내지 않고 다음에 해외로 나갈 때 다시 들고 나가겠다며 세관에 물품을 유치시켰고, 이후에 홍콩에 나갈 때 들고 나가는 방법으로 아예 반송처리를 했다고 합니다.
알려진 내용으로 보면 반입하려던 물품은 합계 2000달러 상당인 티셔츠 11벌이었습니다. 일반인 입장에서는 세금이 얼마나 부담스러웠길래 대기업 회장이 기껏 홍콩가서 산 물건을 반송까지 할까 싶기도 한데요. 흥미롭게도 이 사례는 일반인들에게도 도움이 될만한 팁을 주고 있습니다. 바로 세관 유치와 반송의 활용입니다.
■ 티셔츠 11벌의 관세 산출액
기본 관세 산출식 : 1400달러(면세한도 초과분)×25%(1000달러 초과시 의류 간이세율)×1140원(7월30일 과세환율)=39만9000원
검색적발자 : 39만9000원+15만9600원(40% 가산세)=55만8600원
적발이력자 : 39만9000원+23만9400원(60% 가산세)=63만8400원
자진신고자 : 39만9000원-11만9700원(30% 세공제)=27만9300원
보통은 입국할 때 면세한도를 초과한 경우 자진신고해서 세금을 내거나 적발되더라도 세금을 내고 물건을 찾아가는 경우가 많은데요. 회장님은 세금을 내지 않고 반송하는 방법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해줬습니다.
예를 들어 면세한도를 초과해서 구매했는데 막상 입국할 때 보니 내야할 세금이 생각보다 너무 많다면 세금을 내지 않고, 세관 유치를 신청한 다음 반송을 통해 구매처로 돌려보낼 수 있습니다. 입국시 자진신고는 당연히 해야하는 것이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마음이 바뀌거나 손해보는 것 같다면 안 사면 그만인 것이죠.
# 직접 들고 나가거나 물건만 보내거나
휴대품 반송에는 두가지 방법이 있어요. 하나는 모 회장처럼 직접 다시 들고 나가는 방법이 있고, 다른 하나는 세관이나 항공사에 반송을 의뢰하는 방법입니다.
우선 직접 들고 나가는 경우에는 물품을 세관에 유치해뒀다가 다시 출국하는 날 기내에 들고 탑승하거나 기내 휴대반입이 어려운 물품인 경우에는 기탁수하물로 처리해 가지고 나가면 됩니다. 물론 현지에서 반품하거나 교환하는 등의 절차는 본인의 몫이죠.
여행자의 휴대품을 세관에 유치할 수 있는 기간은 최대 1개월인데요. 유치보관료는 1일에 5000원 정도로 1개월이면 최대 15만원 정도 들겁니다. 만약 다음 출국길에 가지고 간다고 해 놓고는 1달이 지나도록 유치물품을 가져가지 않으면 경매절차를 거쳐 물건 값이 국고에 귀속되기도 하는데요. 따라서 유치비용 등을 고려하면 해외 출국이 잦은 사람이 아니면 되레 손해 보는 장사죠.
일반적으로 여행객들이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두번 째인 항공사나 세관에 의뢰해 반송하는 방법일 겁니다. 물품을 세관에 유치한 후 항공사에 반송을 의뢰하면 항공사에서 반송의뢰인에게 항공운송장(AWB)을 발급한 후 책임지고 반송해주게 됩니다. 쉽게 말해 항공택배로 보내는 것이나 마찬가지죠. 물론 의뢰인이 운송료를 지불해야 하고요. 해외 현지 구매처와 반송 및 반품처리에 대한 합의가 이뤄진 상태라야 하겠습니다.
세관에 의뢰하는 경우에는 세관에서 특급우편(EMS)으로 발송하게 되는데요. 이 때에도 특급우편 발송비용은 부담해야 합니다. 국가별 EMS 요금은 인터넷 우체국에서 조회할 수 있어요.
# 국내 면세점에서 구입한 물품도 일단 유치 신청해야
해외에서 구매한 물품이 아니라 국내에서 떠날 때 시내면세점이나 출국장 면세점에서 구입한 물품들은 상황이 조금 다른데요. 비행기나 국제우편으로 다시 보낼 게 아니기 때문이죠.
하지만 시내면세점이나 출국장 면세점에서 구매한 물품을 여행 후 반송(반품)하려고 하는 경우에도 일단은 물품을 세관에 유치한 후에 반송요청을 해야합니다.
세관에서 세금고지서를 발부한 뒤에는 반송이 불가능해집니다. 반송은 수입통관하기 전에 수입할 의사가 없다는 걸 전제로 이뤄지는 것인데 세금고지서가 발부됐다는 것은 이미 수입처리가 됐다는 것이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