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바게뜨 샤틀레점. SPC그룹은 파리에 매장을 내기 위해 BI색깔을 기존 파란색에서 회갈색으로 바꿨다. 간판에 보이는 '불랑제리'(Boulangerie)도 파리시에서 허가를 받아야 했다. 매장에서 장인이 직접 빵을 굽는다는 것을 시가 인정했다는 뜻이다. |
파리바게뜨가 까다로운 파리지엥 입맛을 맞췄다.
23일 SPC그룹은 베이커리 브랜드 '파리바게뜨'가 프랑스 파리 샤틀레(Chatelet)에 첫 매장을 열었다고 밝혔다. 파리시청, 퐁네프 다리, 노트르담 성당, 루브르 박물관 등의 명소들이 들어선 중심 상권이다.
회사 관계자는 "오래된 건축물이 많은 이 지역은 경주와 같은 문화 특구 지역"이라며 "간판 하나 걸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파리바게뜨는 BI(브랜드 아이덴티티) 색깔도 기존 파란색에서 회갈색으로 바꿨다. 파란색이 주변 건물과 어울리지 않아서다. 그 만큼 파리시의 허가 절차가 까다로웠다.
샤틀레점은 제빵 장인들이 빵을 직접 만드는 '불랑제리'(Boulangerie) 방식으로 운영된다. 밀가루 반죽에서 부터 빵을 굽기까지 모든 과정이 한 매장에서 이뤄진다는 뜻이다. 반면 국내 파리바게뜨 매장은 본사로부터 받은 생지(발효된 밀가루 반죽)를 굽는 역할만 한다. '불랑제리' 제과점을 열기위서는 파리시의 허가를 받아야한다. 이번에 SPC그룹도 어렵게 시의 허가를 받아내 간판에 'Boulangerie' 글자를 새겨넣었다.
또 다른 회사 관계자는 "건물을 같이 쓰는 사람들의 승인을 얻어야했고, 역사적 건물이 많아 이를 해치지 않는 공사도 진행해야했다"고 말했다.
SPC그룹의 파리 입성 준비는 지난 2005년부터 시작됐다. 10년간의 현지조사 끝에 바게뜨의 본고장인 파리에 입성하게 된 것이다. 회사 측은 “빵이 주식인 프랑스인들은 자부심이 높아 미국, 일본 등 제빵 선진국의 기업들도 아직까지 해내지 못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지금까지 파리바게뜨가 프랑스 베이커리 문화를 국내에 소개해온 브랜드였다면, 앞으로 파리바게뜨는 프랑스로부터 출발해 글로벌 시장으로 뻗어나가는 브랜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 측은 “프랑스 파리 샤틀레점을 글로벌 플래그십 스토어로 운영하며, 유럽을 비롯해 캐나다 등 범프랑스 문화권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겠다”고 밝혔다. 1945년 창립해 제빵 분야에 매진해온 SPC그룹은 1997년 파리바게뜨로 국내 베이커리 업계 1위에 올랐다. 2004년부터 중국과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 진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