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선전(深圳) 난산에 위치한 이케아 매장 전경. |
이케아는 중국에서 '이단아'로 일컬어 진다. 중국에서 해외가구업체가 브랜드를 알리고 소비자들에게 스타일과 가격을 받아들이게끔 하기는 대단히 힘들다. 이케아는 모든 면에서 성공을 거둔 예외로 거론되고 있다.
이케아는 현재 중국 내 가구시장점유율 1위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글로벌 인테리어 업체인 홈 디포(Home Depot), 비앤큐(B&Q) 등 기업들이 중국에서 줄줄이 철수한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1999년 중국에 첫 매장 문을 연 이케아는 현재 매장 수를 13개로 늘렸다. 현지에서의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지난해에만 3개 매장을 열었다. 전문가들은 이케아가 철저히 현지화 전략을 구사한 덕분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낮잠 제공'으로 매출액↑
이케아가 중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고객을 포용하는 정책을 펼쳤기 때문이다.
중국 매장에서는 쇼룸에서 낮잠을 자거나 신문을 읽는 방문객을 흔히 볼 수 있다. 이케아는 그래도 고객에게 무안을 주며 쫓아 내지 않는다. 노인들이 그룹을 지어 몰려 와 하루 종일 이케아 매장에서 제공하는 공짜 음료를 즐기며 식당을 '점거'해도 막지 않았다.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이케아는 쇼핑보다는 낮잠에 더 관심이 많은 중국인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다"며 "그 결과 매출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케아에서의 '경험'을 즐기는 방문객이 늘어남에 따라 매출이 덩달아 늘었다는 설명이다.
▲중국 이케아 매장에서 방문객들이 잠을 자고 있다. |
◇`이케아 스타일`로 어필
부유층을 타깃으로 했던 초기 전략을 바꾼 것도 '약'이 됐다. 이케아차이나 관계자는 "현지에서 소싱을 하고 매장을 더 많이 열며 지난 10년간 가격을 평균 50% 정도 낮춘 것이 성공 비결"이라고 말했다.
이케아는 중국 진출 초기 '스타일리쉬한 가구를 높은 가격에 판매'한다는 브랜드 전략을 취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았다. 곧 타깃 고객층을 연소득 4만 위안(700만원) 이상인 중산층으로 바꾸며 브랜드 리포지셔닝(repositioning)을 진행,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구매력이 높고 유럽 라이프스타일을 동경하는 신흥 중산층을 주 고객으로 삼았다.
중국 시장에서 저렴한 가격만으로는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없다는 판단이 뒷받침됐다. 미국, 유럽 등 서구에서 이케아가 '질은 낮지만 싼 가구'라는 브랜드 전략을 취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중국 컨설팅업체인 CTR의 제이슨 유(Jason Yu) 연구원은 "이케아는 북유럽 디자인과 셀프 조립같은 독특한 스타일로 중국 소비자들에게 어필했다"고 말했다.
◇고객 반응에 '귀 쫑긋'
이케아는 중국 진출 후 현지화에 집중해 왔다.
이케아는 원래 DIY(Do It Yourself) 가구로 유명하다. 가구를 분리한 형태로 판매해 소비자들이 집에서 직접 조립하도록 한 것이다. 인건비가 비싼 서구권 국가에서 이케아가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이기도 하다.
중국에서는 'DIY'만을 고집하지 않고 시공·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중국은 인건비가 저렴해 소비자들이 직접 조립해야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점을 간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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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미국 최대 홈인테리어 업체인 홈디포는 DIY 제품 판매를 고수하다가 중국 진출 10년만인 지난 2012년 철수했다.
1999년 중국에 진출한 영국 홈인테리어 DIY업체 비앤큐(B&Q) 역시 중국 시장에서 사실상 발을 뺐다. 비앤큐의 적자가 지속되자 모기업인 킹피셔(Kingfisher)는 지난해 비앤큐의 중국법인 주식 70%를 본토기업인 우메이(Wumei)에 매각했다.
이케아는 중국 SNS인 웨이보를 활용해 현지 소비자들과의 소통에도 주력했다. 소비자들에게 매장 정보를 알리고 인테리어 관련 조언을 한 것이다. 조세핀 쏘렐 이케아 대변인은 "중국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이케아의 DIY 컨셉트를 알리는 전략을 사용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