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왼쪽)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롯데그룹이 대대적인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이달 25일 열릴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롯데그룹 지주사격인 호텔롯데의 최대주주로, 이번 주총 결과에 따라 사실상 승부가 끝난 것으로 보였던 롯데그룹 '형제의 난' 판도에 변화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13일 일본 업계에 따르면 롯데홀딩스 정기주주총회는 오는 25일 오전 10시에 열릴 예정이다.
앞서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이번 정기주총에 동생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해임을 요구하는 안건을 올렸다.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시작되자 신동주 전 부회장은 반전의 기회를 노리는 모습이다. 그는 롯데홀딩스 주총을 2주일 가량 앞두고 롯데홀딩스 전체 지분의 27.8%를 보유한 종업원지주회의 표를 확보하고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 10일 롯데그룹을 겨냥한 검찰의 압수수색이 시작된 직후에도 자신이 운영하는 일본어 홈페이지(www.l-seijouka.com)에 "현재 경영체제의 중요한 문제가 새롭게 드러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롯데 창립이래 최대 위기를 맞아, 정기주총에 앞서 롯데홀딩스와 종업원지주회 이사회가 경영정상화를 위한 긴급 협의의 장을 마련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신 전 부회장 측 관계자는 "신동주 전 부회장은 종업원지주회를 설득차 현재 일본을 방문하고 있다"며 "종업원지주회를 포함해 롯데홀딩스 직원들을 설득하는 작업을 주총 전까지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일본업계 한 관계자는 "종업원지주회를 상대로 협의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롯데홀딩스 경영진의 허락을 거쳐야 한다"며 "신 전 부회장이 추진하는 긴급협의가 무산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지난 3월 열린 롯데홀딩스 임시주주총회에서도 동생 신동빈 회장의 해임을 안건으로 올렸으나 주총에서 패한 바 있다.
신동빈 회장에게도 롯데홀딩스 정기주총은 최대 안건으로 떠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신동빈 회장은 검찰의 압수수색에 앞서 지난 7일 국제스키연맹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한 뒤 현재 미국에 체류하고 있다. 그는 국내를 들르지 않고 곧바로 롯데홀딩스 정기주총 참석차 일본에 방문할 예정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미 수차례 열린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신동빈 회장에 대한 현재 경영진들의 확고한 지지를 확인한 바 있어 이번 주총에서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롯데그룹이 사면초가에 빠지자 신동빈 회장의 경영권이 흔들릴 수 있다는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번 주총에서 종업원지주회를 대표해 표를 쥐고 있는 종업원지주회 이사장이 어느 쪽의 손을 들어줄 것인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롯데홀딩스 측 관계자는 이번 주주총회에서 신동빈 회장을 지지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현재 대답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재계 한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이 검찰의 수사를 받으며 수세에 몰려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신동빈 회장에 대한 혐의가 사실로 밝혀진다면 롯데홀딩스 경영진도 신동빈 회장에 대해 지지를 보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