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 사업계획을 발표 중인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 /사진 제공=홈플러스 |
국내 유통업계 최초 여성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이 주부 9단의 경험을 녹인 '신유통' 구상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신유통' 구상은 창고형 할인매장과 대형마트의 장점을 결합한 신개념 점포인 '홈플러스 스페셜'로 대표된다. 해외 단독 직소싱과 협력사 콜라보 등을 통해 상품 라인업도 대폭 강화한다.
유통업계 대표 '재무통'으로 통하는 임 사장은 2015년 11월 최고재무관리자(CFO)로 홈플러스로 적을 옮긴 뒤 경영지원부문장(COO)을 거쳐 지난해 10월 대표이사에 올랐다. 2016년 COO 재직 당시 홈플러스의 영업이익 흑자 전환을 끌어냈다. 1998년부터 코스트코와 바이더웨이, 호주 엑스고 그룹에서 CFO를 거치며 쌓아온 역량을 십분 발휘한 결과다.
◇ 주부 9단 임일순 사장의 '신유통' 전략
임 사장은 27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내·외 유통산업이 큰 불확실성과 변동성에 직면했다"면서 "홈플러스는 고객이 가장 선호하면서 신뢰하고, 고객에게 진정한 가치를 제공하는 유통사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임 사장은 이 자리에서 일을 마치고 마트에 들러 장을 보는 주부의 경험을 최대한 살린 '신유통' 전략을 제시했다. '신유통' 전략은 ▲창고형 할인매장과 대형마트를 결합한 신개념 점포인 '홈플러스 스페셜'와 ▲O2O(온라인 투 오프라인) 기능을 강화한 '온라인 집중센터' ▲지역주민 커뮤니티인 '코너스' 등을 통해 올해 상반기 중 구체화할 계획이다.
임 사장은 "여러 유통 포맷에서 십수년 간 경험한 결과 유통 격전지에서 절대 승자는 고객을 감동시키는 사업자만 차지할 수 있다"면서 "아이를 키우는 주부로서 느낀 경험적 판단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 동네 슈퍼와 창고형 매장 상품 한곳에
임 사장이 올해 선보일 대표 사업인 '홈플러스 스페셜'은 동네 슈퍼부터 창고형 할인점까지 각 업태의 핵심 상품을 한데 모은 '멀티채널 할인점'이다. 대용량 상품이 주된 창고형 할인점의 가격 경쟁력을 살리되 소용량 상품을 보강해 '원스톱 쇼핑'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임 사장이 올해 선보일 대표 사업인 '홈플러스 스페셜'은 동네 슈퍼부터 창고형 할인점까지 각 업태의 핵심 상품을 한데 모은 '멀티채널 할인점'이다. 대용량 상품이 주된 창고형 할인점의 가격 경쟁력을 살리되 소용량 상품을 보강해 '원스톱 쇼핑'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상품 구성(MD)에서 매대 면적과 진열 방식, 가격 구조, 점포 조직까지 기존 점포와는 완전히 차별화를 꾀했다. '코너스'라는 지역 커뮤니티 공간도 새롭게 선보인다. '코너스'는 동네 골목 어귀에서 묻어나는 친근함과 풋풋함을 콘셉트로 꾸밀 예정이다.
'홈플러스 스페셜'로 전환할 첫 매장은 목동점과 대구점, 서부산점 등이 물망에 올라있다. 다만 실제 전환은 점포별 상권조사 등을 거친 뒤 추진할 계획이다. 홈플러스는 연내 10여 개 점포가 '홈플러스 스페셜'로 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다.
▲ 홈플러스 본사./사진 제공=홈플러스 |
◇ 유럽 단독 직소싱 등 상품 라인업 강화
홈플러스는 전 매장에서 세계 맥주와 와인은 물론 해외 단독 직소싱과 협력사 콜라보 상품, 트렌디한 아이디어 상품 등 자체 카테고리 상품 라인업도 강화한다. 자체 기획 상품(PB)인 '심플러스'를 대표적인 '가심비' 브랜드로 키우고, 기존 간편식 PB 브랜드를 '올어바웃푸드'로 일원화하는 등 PB 경쟁에도 본격적으로 합류한다.
특히 해외 직소싱 상품의 경우 유럽 10여 개국 주요 유통사들이 만든 180조원 규모 네트워크를 통해 이미 거래를 진행하고 있다. 집객 효과가 높아 최근 유통사들이 경쟁적으로 공을 들이고 있는 리빙관도 홈퍼니싱 브랜드인 '모던하우스'와 협업해 보강할 계획이다.
홈플러스는 이런 변화의 의지를 담아 21년만에 BI(Brand Identity) 교체도 검토하고 있다. 임 사장은 "'홈플러스 스페셜'을 통해 '완결된 장보기'가 불가능한 기존 창고형 매장의 치명적인 문제점을 해결하겠다"면서 "경쟁사를 따라가는 '카피캣 전략'이 아니라 독자적인 콘셉트와 비전으로 '신유통' 전략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홈플러스는 지난해 사업연도(2017년 3월~2018년 2월)에 전년보다 소폭 늘어난 10조4000억원의 거래를 달성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임차료와 최저임금 인상 등 영향으로 소폭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