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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딩 같은 '순두부와 연두부' 가격은 왜 다를까

  • 2022.02.06(일) 10:05

[食스토리]주재료‧응고제‧질감 모두 비슷
"연두부, 농도‧제조공정‧포장재 등에 차이"

/그래픽=비즈니스워치

[食스토리]는 평소 우리가 먹고 마시는 다양한 음식들과 제품, 약(藥) 등의 뒷이야기들을 들려드리는 코너입니다. 음식과 제품이 탄생하게된 배경부터 모르고 지나쳤던 먹는 것과 관련된 모든 스토리들을 풀어냅니다. 읽다보면 어느 새 음식과 식품 스토리텔러가 돼있으실 겁니다. 재미있게 봐주세요. [편집자]

최근 유튜브와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오뚜기의 열라면에 순두부를 넣은 '순두부 열라면' 레시피가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저도 '순두부 열라면' 레시피에 꽂혀 동네마트를 찾았습니다. 

순두부 진열대 앞에 서 보니 문득 이상한 점이 눈에 띕니다. 순두부 옆에 놓인 연두부는 크기가 훨씬 작은데도 순두부와 가격 차이가 거의 나지 않는 겁니다. 주 재료는 콩이 전부고 둘 다 푸딩 같은 질감으로 아무리 봐도 비슷한데 말입니다. 

자세히 용량 대비 가격을 비교해봤습니다. 국산 콩으로 만든 제품을 기준으로 CJ제일제당의 연두부는 140g이 1250원, 순두부는 330g이 1980원이었습니다. 다른 제품도 비교해보려 했지만 연두부는 CJ제일제당 제품만 있어 대형마트인 이마트로 가봤습니다. 

이마트에서 판매하고 있는 풀무원의 국산 콩 제품은 연두부 250g이 1950원, 순두부 350g이 2000원입니다. 용량은 100g이나 차이 나는데 가격은 50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수입 콩 제품은 국산 콩 제품 보다 연두부와 순두부 모두 가격이 훨씬 더 저렴하지만 용량 대비 가격을 비교했을 때 모두 순두부의 가격이 더 저렴합니다. 

사실 모두부, 순두부, 연두부 모두 똑같은 콩물에 응고제를 부어 만들기 때문에 재료에는 큰 차이가 없는데 왜 이렇게 가격차이가 나는 걸까요? 우선 만드는 방법부터 알아봤습니다. 우리가 흔히 먹는 모두부는 콩물에 응고제를 넣은 후 누름돌로 눌러서 수분이 많이 빠져나가 단단한 것이 특징입니다. 

순두부는 콩물에 응고제를 넣은 후 저으면서 응고된 덩어리 자체를 말합니다. 강릉의 유명한 초당순두부는 응고제 대신 바닷물을 넣어 만든 게 시초인데요. 순두부는 원래 몽글몽글하지만 시중에 판매하기 위해 비닐 형태인 폴리에틸렌으로 포장하면서 맨들맨들한 순두부가 된 겁니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연두부는 콩물을 응고하는 도중 물기를 남긴 채 주머니에 굳혀서 만듭니다. 시중에는 작은 플라스틱 상자에 담겨 바로 먹을 수 있게 나오죠. 모두부의 경우 밀키 마그네슘이나 복합응고제를 사용해 더 단단하게 만드는 반면, 순두부와 연두부는 글루코노델타락톤이라는 응고제를 쓴다고 하는데요. 

포장재에 차이 말고는 콩이나 응고제가 동일한 순두부와 연두부의 차이를 뚜렷하게 알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에 순두부와 연두부를 제조하는 식품회사에 물었습니다. 

식품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순두부는 탕이나 찌개에 넣어 끓여먹는 만큼 물성을 최적화해서 맞추고 연두부는 조리과정 없이 바로 섭취하는 만큼 두유 농도를 좀 더 진하게 해서 고소한 맛을 높이고 비지성분을 제거하는 공정이 추가된다"면서 "소비자가 느끼기에는 비슷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미세하게 제조공정이나 포장 등에 차이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재료는 같지만 제조공정과 포장재가 다른 만큼 가격에도 차이가 난다고 합니다. 비슷해 보이지만 순두부를 연두부처럼 아무 조리 없이 바로 먹어 본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여전히 쌀쌀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는 요즈음, 뜨끈한 순두부 한 그릇 해보시면 어떨까요. 

*[食스토리]는 독자 여러분들과 함께 만들어가고픈 콘텐츠입니다. 평소 음식과 식품, 약에 대해 궁금하셨던 내용들을 알려주시면 그 중 기사로 채택된 분께는 작은 선물을 드릴 예정입니다. 기사 아래 댓글이나 해당 기자 이메일로 연락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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