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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메가마트', 미국서 '자갈치'로 승부수

  • 2025.03.18(화) 17:08

이달 말 신규 유통 브랜드 단 미국 4호점 오픈
국내서는 경쟁 대형마트와 경쟁 밀리며 고전
미국서는 팬데믹 이후 K푸드 인기에 성장세

메가마트가 오는 2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문을 여는 자갈치의 모습. / 사진=자갈치 인스타그램

농심그룹 유통 계열사 메가마트가 미국에서 새 아시안 마트 브랜드 '자갈치(Jagalchi)'를 선보이며 미국 사업에 확장에 나선다. K푸드가 미국에서 인기가 높은 만큼 우리말 단어를 사용한 신규 브랜드로 한국적 정체성을 강화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국내에서는 경쟁 업체에 밀리면서 적자가 지속되고 있으나 꾸준히 성장 중인 미국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해 재도약에 나서겠다는 생각이다.

K푸드는 여기서

메가마트는 오는 28일 '자갈치'를 캘리포니아주 '세러몬티 센터(Serramonte Center)'에 오픈할 예정이다. 세러몬티 센터는 샌프란시스코 대도시권에 속해 있는 데일리 시티에 위치한 대규모 쇼핑센터다.

자갈치는 메가마트의 네 번째 미국 점포다. 메가마트는 2010년 조지아주 애틀란타 지역에 1호점을 연 이후 2021년 캘리포니아주 서니베일, 2022년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에 2, 3호점을 열며 총 3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메가마트가 오는 2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문을 여는 자갈치 내부의 렌더링 이미지. / 사진=자갈치 인스타그램

메가마트는 그간 미국에서도 한국과 동일한 '메가마트'로 사업을 영위했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우리말 단어인 '자갈치'를 신규 브랜드로 내세웠다. 메가마트가 연고를 두고 있는 부산의 자갈치 시장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K푸드 등이 현지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한국 기업이 운영하는 마트라는 점을 전면에 내세우기 위한 전략인 셈이다.

자갈치는 세러몬티 센터 내에 약 7000㎡(7만5000평방피트) 규모로 문을 연다. 프리미엄 아시안 마트를 표방하면서 한국 식품을 대거 선보일 계획이다. 한국인 최초 미쉐린 셰프로 이름 알린 유현수 셰프가 운영하는 한식당 '포구', 메가마트 동래점에서 운영 중인 글루텐프리 쌀 빵 베이커리 '바스키아' 등도 입점한다. 이외에 지리적 강점을 내세워 신선한 해산물을 선보이는 한편 한국에서 맛볼 수 있는 사찰음식, 게장 등을 대표 상품으로 내세울 예정이다.

이와 함께 메가마트는 캘리포니아주 더블린시의 신규 매장 오픈도 준비하고 있다. 한인 인구가 많은 캘리포니아주, 조지아주 외의 지역에도 신규 출점을 계획하고 있다.

미국 시장 잡아라

메가마트가 미국 사업에 힘을 쏟는 것은 미국에서 한국 마트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성장세가 크게 둔화했으나 미국에서는 K푸드의 인기 덕에 성장 기회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메가마트는 농심이 1975년 부산 소재의 동양체인을 인수하면서 설립한 대형마트다. 현재 고(故) 신춘호 명예회장의 삼남인 신동익 메가마트 부회장이 이끌고 있다. 메가마트는 농심에 인수된 후 상호를 '농심가'로 변경하고 슈퍼마켓 사업을 확대해왔다. 1993년에는 당시 직영 점포 56개, 가맹점 1500여 개를 거느린 대형 유통사가 됐다. 이후 1995년 메가마트 동래점을 열면서 대형마트 사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메가마트는 이마트, 롯데마트 등 대기업 계열 대형마트에 밀리면서 계속 고전하고 있다. 실제로 메가마트는 국내에서 2017년부터 2023년까지 7년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매장 수도 전국 13개에 그친다.

그래픽=비즈워치

이에 메가마트는 2010년 미국 시장에 눈을 돌렸다. 하지만 미국 사업도 녹록지 않았다. 메가마트는 1호점을 열 당시 2015년까지 5년 안에 미국 점포를 10개 이상 늘린다는 목표였지만 실제로 2호점을 열 때까지는 11년이 더 걸렸다.

2019년 처음으로 미국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한 메가마트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인 2021년과 2022년 2개 점포를 잇따라 오픈했다. 미국 시장에서 K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던 시기였던 덕분에 메가마트 미국 사업은 안정적인 성장 궤도에 오를 수 있었다.

실제로 메가마트의 미국 사업은 꾸준한 실적을 내고 있다. 메가마트의 미국법인 매출액은 2021년 359억원, 2022년 615억원, 2023년 644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2021년 56억원, 2022년 55억원, 2023년 49억원을 기록하며 꾸준히 흑자를 기록 중이다.

메가마트의 미국 사업은 추후 오너 3세 승계에도 중요한 발판이 될 전망이다. 메가마트는 지난해 12월 신동익 부회장의 장남 신승열 농심미분 해외사업본부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했다. 그간 농심미분에서 해외사업을 이끌며 경영수업을 받아온 신승열 본부장이 메가마트 이사회에 합류한 만큼 메가마트 미국 사업 확대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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