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마켓이 다음달 9년 만에 독자 유료 멤버십을 선보입니다. 오는 4월 23일 정식 론칭하는 '꼭 멤버십'인데요. 꼭 멤버십은 쇼핑에만 집중한 '단순함'과 '캐시보장제'가 특징입니다. 주요 이커머스 업체들이 모두 유료 멤버십을 운영하며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G마켓이 단골 고객을 붙잡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잘 나가던 스마일클럽
G마켓의 새 유료 멤버십인 꼭 멤버십이 내세우는 건 '단순함'입니다. 고객은 월 회비 2900원을 내고 가입하면 구매 금액에 따라 최대 7만원을 적립받을 수 있는데요. 월 20만원까지는 구매 금액의 5%, 20만원 초과분부터 320만원까지는 2%를 스마일캐시로 돌려줍니다.
꼭 멤버십은 G마켓이 '유니버스 클럽'의 실패를 딛고 야심차게 내놓은 유료 멤버십입니다. 사실 G마켓은 이커머스업계에서 유료 멤버십 시장을 개척한 선구자 중 하나입니다. 2017년 론칭한 '스마일클럽'이 그 주인공인데요. 연 3만원의 회비를 내면 스마일캐시를 일반 고객보다 더 적립받을 수 있는 멤버십이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이커머스 유료 멤버십은 생소한 개념이었지만 스마일클럽은 큰 성공을 거뒀습니다. 시범 서비스 출시 3일 만에 선착순 마감될 정도로 반응이 좋았고요. 2020년 기준으로 회원 수가 300만명에 달할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신세계그룹이 2021년 G마켓을 인수한 후에는 그룹의 또다른 이커머스 계열사인 SSG닷컴도 스마일클럽에 합류했습니다. 같은 이커머스 기업끼리 멤버십을 공유하며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였는데요. 사업 모델도, 고객층도 다른 두 플랫폼을 억지로 묶으면서 멤버십 색깔이 흐려졌다는 지적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G마켓 고객은 SSG닷컴 혜택이 필요 없었고, SSG닷컴 고객은 G마켓 쿠폰을 쓸 일이 없었죠.
2023년 6월에는 신세계그룹 통합 멤버십 유니버스 클럽이 출범하면서 스마일클럽은 여기에 흡수돼 사라지게 됩니다. 유니버스클럽은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SSG닷컴, G마켓, 스타벅스, 신세계면세점 등 6개 계열사를 묶은 대규모 멤버십이었습니다. 연 3만원에 각 계열사에서 다양한 할인 혜택을 제공했죠. 한 계열사의 고객을 다른 계열사로 유입시켜 외연을 확대하고 계열사간 시너지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유니버스 클럽의 구조가 너무 복잡했다는 겁니다. 계열사마다 할인율이 제각각이었고 쿠폰 개수도 2장에서 4장까지 다 달랐습니다. 쿠폰을 사용하기 위한 조건도 계열사마다 달랐죠.
소비자 입장에서는 어디서 얼마나 할인받을 수 있는지 계산하기 어려웠습니다. 쿠폰도 매달 따로 챙겨야 했고요. 6개 계열사를 골고루 이용하지 않으면 체감 혜택도 적었습니다. 이렇게 혜택 구조가 복합하다보니 소비자들도 유니버스 클럽을 외면했습니다. 결국 유니버스 클럽은 출시 2년 반만인 지난해 11월 종료되고 말았습니다.
오로지 적립
G마켓은 유니버스 클럽의 실패를 교훈 삼아 멤버십 구조를 아주 단순하게 설계했습니다. 꼭 멤버십은 오로지 할인 혜택만 제공하는데요. 쿠폰을 따로 다운받을 필요도 없고 사용 조건을 확인할 필요도 없습니다. 환금성 상품을 제외하고 G마켓 전 상품 구매시 자동으로 캐시가 적립됩니다. 여러 계열사에서 여러 다른 조건이 걸려있던 유니버스 클럽과 비교하면 꼭 멤버십의 단순함을 단번에 알 수 있습니다.
경쟁사와 비교해도 꼭 멤버십이 훨씬 단순합니다. 쿠팡의 경우 월 7890원을 내면 로켓배송 상품 무료 배송과 무료 반품, 쿠팡플레이, 쿠팡이츠 무료 배송 등을 제공하지만 적립은 해주지 않습니다. 네이버(NAVER)는 적립은 해주지만 구매 금액대별로 적립률이 달라 상당히 복잡하고요. 컬리의 유료 멤버십은 30만원 이상 구매시 금액에 따라 차등 적립을 해주죠. G마켓 꼭 멤버십은 구매 금액대가 두 가지뿐이라 상당히 단순합니다.
특히 부가 서비스 없이 오로지 '쇼핑'에만 집중했다는 점도 꼭 멤버십의 단순함 중 하나입니다. 최근에 많은 이커머스 기업들이 기본적으로 멤버십에 더하는 'OTT' 서비스조차 꼭 멤버십은 포함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OTT와 같은 부가 서비스를 유지, 운영하는 비용을 쇼핑 적립에 집중했다는 게 G마켓의 설명입니다. G마켓은 이런 부가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대신 쇼핑 적립 상한을 높였습니다. 같은 신세계그룹의 SSG닷컴 유료 멤버십인 '쓱세븐클럽' 기본형의 월 최대 적립액이 5만원인 것과 비교하면 2만원 더 많죠.
꼭 멤버십의 또 다른 특징은 업계 최초로 도입한 캐시보장제입니다. 매월 적립액이 월 이용료 2900원보다 적으면 차액을 익월에 스마일캐시로 지급합니다. 예를 들어 한 달에 1만원만 구매해서 500원만 적립됐다면 2400원을 캐시로 돌려줍니다. 아예 구매하지 않은 달엔 2900원 전액을 돌려주고요.
이는 유료 멤버십의 진입 장벽인 '돈 내고 별로 안 쓰면 어떡하지'라는 심리적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요인이 됩니다. 아예 구매를 하지 않는 경우에도 2900원은 캐시로 돌려받으니 손해는 없는 셈입니다.
단골 잡아라
G마켓을 주 2회 이상 쓰는 단골이라면 꼭 멤버십이 매력적일 수 있습니다. 월 20만원 이상 쇼핑하는 헤비 유저라면 5% 적립만으로도 1만원을 받습니다. 월 320만원까지 구매하면 최대치인 7만원의 캐시를 적립받을 수 있죠. 복잡한 쿠폰 챙기기 싫고 자동 적립을 선호하는 고객에게도 꼭 멤버십이 유리할 수 있죠.
또 OTT를 이미 여러 개 구독 중이라 더 필요 없는 고객에게도 꼭 멤버십이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현재 주요 이커머스 업체들은 모두 유료 멤버십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쇼핑을 즐기는 소비자라면 이미 멤버십 2~3개를 쓰고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OTT만 해도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티빙 등을 동시에 구독하기도 하죠. 멤버십 하나 더 추가하기엔 부담스럽지만 이미 쓰는 플랫폼에서 월 2900원으로 적립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면 고려해 볼 만할 겁니다.
그래서 G마켓이 꼭 멤버십으로 노리는 것도 '단골 고객'입니다. 신규 고객을 더 많이 끌어오기보다 이미 G마켓을 쓰는 기존 고객을 더 확실하게 붙잡겠다는 전략입니다.
다만 이는 꼭 멤버십의 한계이기도 합니다. 캐시보장제로 진입장벽을 낮췄지만 적립금이 스마일캐시로만 지급돼 G마켓을 계속 이용해야 합니다. 이미 쿠팡이나 네이버를 주로 쓰는 고객이 플랫폼을 갈아타기엔 여전히 허들이 있습니다. 기존 파이 안에서 충성도를 높이는 전략인 만큼 신규 유입 동력은 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9년 만에 독자 멤버십으로 돌아온 G마켓이 단순함과 락인 전략으로 단골 고객을 붙잡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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