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 여성 직원 330여 명의 개인정보가 텔레그램 채널에 무단으로 게시되면서 피해자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당초 이름과 연락처 등만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가족사진 등 개인적인 사진까지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딥페이크 등 2차 범죄 우려가 큰 상황에서 CJ그룹의 대응마저 미흡해 피해자들의 불안과 분노가 커지고 있다.
사진까지 무단 게시
CJ그룹은 지난 19일 서울시경찰청에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장을 제출했다. 한 텔레그램 채널에 CJ그룹 여성 직원 330여 명의 이름과 휴대전화 번호, 직급과 소속 계열사 등의 정보가 무단으로 게시됐기 때문이다.
해당 채널은 3년 전부터 운영됐으며 2800여 명이 참여하고 있었으나 지난 21일 폐쇄됐다. 유출된 정보에는 회사 내부 시스템에서만 볼 수 있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 내부자 소행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유출된 정보의 범위가 당초 알려진 것보다 훨씬 심각했다는 점이다. 이름과 연락처뿐 아니라 개인적인 사진까지 유출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CJ그룹은 개별 피해자들에게 사진 유출 가능성을 제대로 안내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8일 공지된 허민회 CJ㈜ 대표이사 명의 사과문에는 "일부 임직원의 개인 SNS에 공개된 사진을 무단 게시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그 다음날인 19일 CJ그룹이 피해자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개별적으로 피해 사실을 알릴 때 일부 계열사는 사진 유출 가능성을 제대로 전달하지 않았다. 일부 피해자들은 본인의 어떤 사진이 유출됐는지 구체적으로 알지 못했다.
이렇게 유출된 사진들은 사원증 사진만이 아니었다. 피해자들이 해당 텔레그램 채널을 직접 확인한 결과 결혼 사진, 자녀와 함께 찍은 사진 등 까지 올라가 있었다. 바디프로필처럼 신체가 노출된 사진들도 게시돼 있었다. 유출자가 CJ그룹 인트라넷에서 빼낸 전화번호를 카카오톡에 저장해 프로필 사진까지 수집한 것으로 추정된다.
피해자들은 사진 유출로 더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최근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딥페이크 성범죄 등 2차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해당 채널에는 유료 구독을 유도하는 링크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채널이 일종의 '쇼룸' 역할을 하고 실제 범죄는 다른 곳에서 이뤄지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게다가 피해자들을 향한 2차 가해도 이어지고 있다.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피해자들이 텔레그램 채널 확인 사실을 게시하자 일부 이용자들이 피해자로 위장해 채널 주소를 요구하는 일도 있었다. 유출된 사진을 보려는 의도로 추정된다.
체계 없는 대응
피해자들은 CJ그룹의 대응도 미흡하다고 입을 모은다. 먼저 사진 유출 사실을 제대로 안내하지 않은 점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 피해자에 따르면 CJ그룹 측은 사진 유출에 대해 문의하자 "개인의 영역이라 회사가 안내할 사항이 아니다"라는 취지로 답변했다고 밝혔다.
이름과 전화번호는 회사 인트라넷에서 유출된 정보이기에 회사 책임이지만, 사진은 해당 정보를 바탕으로 개인 SNS를 수집한 것이어서 회사 책임이 아니라는 의미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이런 설명을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회사 내부자가 인트라넷에서 빼낸 정보를 바탕으로 개인 SNS까지 뒤져 사진을 모았다면 그 역시 회사 보안 시스템 실패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이다.
CJ그룹의 대응 방식이 체계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CJ그룹은 현재 지주사 차원의 통합 가이드라인 없이 각 계열사가 개별적으로 피해자들과 소통하도록 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계열사별로 안내 내용이 다르고 피해자들이 파악한 각자의 피해 범위도 다른 상황이다. 일부 계열사는 유출된 사진이 무엇인지조차 알려주지 않았다는 증언까지 나온다.
피해자들이 요구한 소통 창구 마련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CJ그룹은 피해자들과의 소통을 위한 창구를 만들겠다고 했다가 이를 번복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외에 민사소송 지원 등의 요청에 대해서도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 피해자는 "그룹이 구성원 편에서 보호해주려는 조치가 전혀 없고 사건 축소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 같다"며 답답함을 표했다.
한편, 보도가 잇따르자 CJ그룹은 23일 오전 10시 피해자들에게 2차 피해 발생 시 법률 지원과 심리 상담, 유심 변경 등을 지원하겠다고 공지했다. CJ그룹 측은 "2차 피해 예방을 위해 모든 온라인 채널 모니터링 중이며 피해자 개인에게 정보 유출 상황과 지원 대책 등에 대해 안내하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