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금융권 최고경영자(CEO) 연봉이 공개됐다. 전년도에 이어 삼성 금융 CEO들이 모두 고액 연봉 상위권에 자리했다.
하영구 전 씨티은행장과 리차드 힐 SC 전 은행장은 구조조정의 와중에 천문학적인 금액을 챙겨 도마에 올랐다. 조정호 메리츠금융 회장과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일가 역시 회사의 상황은 고려하지 않고 고액의 배당을 챙겨 눈총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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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금융 CEO 상위권 포진
삼성그룹 금융 CEO 연봉은 올해도 상위권에 포진했다. 다만 계열사 내에서 순위 변동이 있었다. 올해 삼성 금융 계열사 가운데 연봉 킹은 김석 삼성증권 대표로 22억 4900만 원을 받았다. 2013년과 비교하면 6억 원 이상 더 챙겼다.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이 15억 3500만 원, 안민수 삼성화재 사장이 14억 2900만 원의 보수를 받았다.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이 11억 8400만 원으로 가장 낮았다. 삼성 금융 CEO 연봉은 주요 금융그룹 회장과 비슷한 수준이다.
전년도 삼성 금융 CEO 연봉 킹은 최치훈 전 삼성카드 사장이었다. 무려 28억 원을 보수를 받으면서 전 금융권에서 세 손가락 안에 꼽혔다. 최 전 사장은 삼성물산 사장으로 이동해 지난해 20억 원이 넘는 연봉을 받으면서 건설업계 연봉 킹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 오너 연봉은 천차만별
오너 CEO의 연봉은 천차만별이었다. 오너 CEO들은 연봉은 물론 많게는 수백억 원대의 배당금을 함께 챙긴다는 점에서 함께 연봉 수준은 크게 의미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정호 메리츠금융 회장의 지난해 보수는 6억 4300만 원에 그쳤다. 반면 배당금 수익은 87억 원에 달했다. 조 회장은 2012년 89억 원의 연봉과 47억 원의 배당금까지 챙기면서 도마에 오른 바 있다. 그러면서 연봉은 확 줄었지만 대신 배당금을 훨씬 많이 챙겼다.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은 15억 4900만 원의 보수를 받았다. 함께 사장직을 맡은 현대커머셜 연봉 7억 9200만 원까지 합하면 23억 4100만 원에 달했다. 현대캐피탈 사장 연봉은 5억 원을 밑돌아 공개하지 않았다.
이밖에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은 지난해 연봉으로 14억 3500만 원, 배당으로 146억 원을 받았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일가는 동부화재와 동부증권 등 금융 계열사에서 배당만으로 270억 원을 챙겼다.
◇ 하영구 회장, 2년 만에 100억 챙겨
은행권에선 하영구 전 씨티은행장이 압도적이었다. 지난해 씨티은행장으로 물러나면서 퇴직금 46억 원을 포함해 모두 71억 6300만 원을 챙겼다. 2013년 연봉 28억 원을 합하면 2년 만에 100억 원을 번 셈이다.
리처드 힐 전 SC은행장도 지난해 27억 원 넘게 벌었다. 씨티은행과 SC은행은 최근 몇 년간 실적 부진과 함께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도 고액 배당은 물론 CEO 연봉은 금융권 최고 수준으로 챙겼다.
5대 금융그룹 가운데선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17억 3700만 원으로 가장 많았다.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 12억 3300만 원, 이순우 전 우리은행장은 퇴직금을 포함해 10억 9500만 원을 받았다. 임영록 KB금융 전 회장은 퇴직금을 빼고 7억 6600만 원을 받았다.
◇ 서진원 전 신한은행장도 33억 수령
은행장 가운데선 서진원 전 신한은행장이 퇴직금을 포함해 33억 1100만 원을 받았다. 김종준 전 하나은행장이 9억 3200만 원, 김한조 외환은행장이 5억 400만 원,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이 5억 6600만 원을 받았다.
지방은행 가운에선 김한 JB금융 회장이 16억 2800만 원으로 가장 많았다. 외국계를 빼면 전체 은행권에서도 김정태 회장에 이어 2위권이다. 성세환 부산은행장의 지난해 보수 총액은 5억 3800만 원이었다.
보험권에서는 김우진 LIG손해보험 부회장이 퇴직금 34억 원을 포함해 37억2500만 원을 챙겨 가장 많이 벌었다. 구한서 동양생명 사장이 16억 5400만 원, 송진규 전 메리츠화재 사장이 15억 6000만 원, 차남규 한화생명 사장은 9억 8000만 원, 이철영 현대해상 사장이 6억 5200만 원을 받았다.
카드사 CEO 중에선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이 6억 2900만 원, 정해붕 하나카드 사장이 6억 1800만 원, 채정병 롯데카드 사장이 5억 3000만 원을 기록했다. 국민카드와 우리카드, 농협카드는 CEO 연봉이 5억 원을 밑돌아 보수 총액이 공개되지 않았다.